손학규 선대위 출범...꿈틀거리는 민생당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4-02 10:4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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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4.15 총선을 앞두고 패색이 완연했던 민생당이 요즘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다.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민생당은 창당 이후 정당 지지율은 물론 비례대표 정당투표율까지 모두 1%대에 머물렀다.


비례대표의 경우 정당 득표율이 3%를 넘어서야만 의석을 확보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상태라면 민생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단 한 석도 얻을 수 없다. 당내 분위기는 매우 침통했다.


그런데 이른바 ‘김정화의 반란’으로 인해 비례대표 2번에서 14번으로 밀려나는 치욕스런 수모를 당한 손학규 전 대표가 지난 달 31일 기자회견을 열고 솔직하게 “다당제의 완성, 7공화국 개헌을 이루기 위해 욕심을 냈었다”고 고백하며, 상임중앙선대위원장 수락의사를 밝히자 기적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손 위원장은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하루 앞둔 1일 중앙선거대책위원회를 공식 출범하고 총선 승리를 다짐하기도 했다.


그는 중앙선대위 발대식에서 "이번 총선에서 1번도 2번도 아닌 3번, 중도개혁 정당 민생당에 한 표를 주셔야 한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이념에 매몰된 기득권 거대양당은 국가적 위기 속에서 진행되는 중요한 선거 속에서도 서로 헐뜯기 바쁘다"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을 싸잡아 비판하기도 했다.


이어 "민생당은 낡은 정치구조를 타파하고자 탄생한 정당"이라며 "국민이 살려준 다당제의 불꽃, 실용주의 중도개혁 정당에 힘을 모아주는 것이 지난 4년간 목도한 한심한 정치를 영원히 보지 않는 유일한 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자신을 대신해 기호 2번으로 배정된 이내훈 후보를 안아주기도 했다. 


그런 모습들이 국민의 감정을 움직이기 시작한 모양이다.


실제로 리얼미터는 TBS의뢰로 실시한 4월1주차(3월30일~4월1일) 주간집계 결과, 민생당 정당 지지율은 1.8%에서 0.7%포인트 오른 2.5%를 기록했다. 가까스로 1%대의 늪을 탈출한 것이다.


특히 21대 총선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민생당에 투표하겠다는 응답이 지난주보다 0.7%포인트 오른 2.9%로 3% 돌파를 목전에 두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3%대를 돌파하고 5%대를 돌파하면 이후 지지율은 급격하게 상승세를 타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이 조사는 무선 전화면접 10% 및 무선 70%·유선 20% 자동응답 혼용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만6763명에게 통화를 시도한 결과 최종 1514명이 응답을 완료해 5.7%의 응답률을 보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실 김정화 대표의 반란은 자칫 민생당을 나락으로 떨어뜨릴 수 있는 매우 위험한 행위였다. 민생당 지지율이 통합 전 바른미래당 정당 지지율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 것은 ‘호남당’ 이미지가 너무 강한 탓이었다. 그런 이미지를 완화하기 위해선 ‘손학규 카드’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었다. 공천관리위원들 사이에 그런 공감대를 형성하고 손 위원장에게 간곡히 비례신청을 요청한 것은 그런 연유다. 


손학규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준다면, 민생당은 국민들에게 중도정당으로 각인 될 것이고, 1%대 늪에서 탈출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손 위원장은 공관위원들의 요청을 받고도 자칫 ‘노욕’으로 비춰질까봐 쉽게 결단하지 못했다. 안병원 공천관리 위원장이 여러 차례 독촉 전화를 했고, 결국 손 위원장은 비례신청서를 접수했으며 다른 비례신청자들과 똑같이 면접심사까지 받았다. 그렇게 해서 어렵게 주어진 ‘비례2번’이 김정화의 반란으로 일순간에 날아가 버렸다. 통상의 정치인 같으면 그런 수모를 당하면서까지 중앙선대위원장을 수락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손학규는 달랐다. 그는 그런 상황에서도 기꺼이 선대위원장을 수락했고, 결국 그의 희생이 민생당 지지율을 꿈틀거리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비례대표를 단 한 석도 얻기 어려울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이제는 몇 석까지 얻을지 기대하는 분위기로 점차 바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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