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양당 비례용 위장정당은 위헌 아닌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4-13 11: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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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거대 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유례없는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을 창당하면서, 선거판을 오히려 양자택일 구도로 만들어 놓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생당이 13일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대한 위헌 헌법소원과 함께 정당등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법원에 제출했다.


선거가 한창 진행 중인 상황에서 법원이 정당등록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이긴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헌재에선 위헌판결이 나올 가능성을 배제 할 수 없다. 그럴 경우 더시민이나 한국당에 투표한 유권자들의 소중한 표가 그대로 사표(死票)가 되는 불행한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비례위성정당은 정당의 개념적 표지를 결여한 위헌적 단체"라며 "민생당과 비례대표 후보 16인의 명의로 거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에 대한 위헌 헌법소원과 함께 정당등록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오늘 법원에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국민의 정치적 의사형성이 아니라 오로지 거대 양당의 의석 확보를 목적으로 모당의 완전한 통제에 의해 설립된 사조직에 불과하다"며 "표의 가치를 왜곡해 청구인들의 비례투표가치를 감소시켜 청구인들의 공무담임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성정당들은 의석수를 탈취해 민주적 기본질서와 대의제 민주주의의 원리를 심각하게 훼손하고 있다"면서 "헌법재판소가 위성정당의 위헌성을 인정한다면 더시민과 한국당은 정당해산 심판을 피할 수 없다. 위성정당에 투표한 국민 여러분의 표가 일순간에 사표가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시민단체인 참여연대도 지난 7일 양대 정당의 위성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의 제21대 총선 비례대표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을 취소해 달라는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참여연대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한국당과 시민당의 비례대표 후보 등록을 받아준 것은 원천 무효이자 선거권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인 처분"이라고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각 정당은 민주적 심사와 투표를 거쳐 비례의원 후보자를 결정해야 하는데, 한국당과 시민당은 당 대표 등 간부에게 후보자 추천 등을 일임해 민주적 절차를 위반했다는 것이다.


특히 참여연대는 "심지어 한국당의 경우 미래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요구에 따라 명부가 번복되기도 했다"며 "시민당도 최소한 11번 이하에 자리한 후보자 명부는 별개 정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실질적으로 결정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헌법재판소가 조속히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봄 국회는 의회의 다양성을 제도로 담보하기 위해 '4+1 합의'로 겨우 패스트트랙에 태워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통과시켰다. 그러나 총선 막판에 벌어진 거대 양당의 위성정당 창당으로 제도의 취지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 유권자들의 다양하고 폭넓은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한 제도가 결과적으로 거대 양당 중 '양자택일'을 강요받는 상황을 만들어낸 것이다.


사태가 이런 지경에 이른 데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책임이 크다.


후보가 민주적으로 선정됐는지 판단해야 할 선관위가 형식적인 심사로 직무를 유기한 탓에 이런 지경에 이른 것이다.


굳이 현미경으로 들여다 볼 것도 없이 한국당은 일종의 위장정당으로서 정당의 실체를 전혀 갖추지 못한 상태라는 건 삼척동자라도 알만한 일이었다. 미래한국당의 시도당 사무실 주소지가 한국당 사무실과 주소가 같거나 논밭에 위치한 외딴 창고였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등 제대로 된 요건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선관위는 “창당 요건을 충족했다”는 황당한 결정을 내리고 말았다. 더불어시민당 행태 또한 이와 크게 다를 바 없다. 


그럼에도 힘 있는 거대정당인 민주당과 통합당의 눈치를 보느라 비례정당을 등록해 준 선관위는 반성하고, 특히 온갖 ‘꼼수’를 동원해 이러한 구도를 만든 거대 양당은 부끄러움을 느껴야한다. 이런 식으로 위성 정당이 정당화된다면 한국의 정당민주주의는 무덤에 묻히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헌재는 선거법 개정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 거대양당의 위장정당인 비례용 위성정당에 대한 위헌판결로 정의를 바로 세워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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