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 없는 정치좀비”...이언주 한 사람뿐인가

고하승 / 기사승인 : 2020-01-07 11: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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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자신을 '상식적 지식인'이라 칭찬한 이언주 의원을 향해 "영혼 없는 정치좀비", "참 나쁜 정치인"이라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7일 자신의 페이스북 댓글란에 이 의원이 자신을 칭찬한 글을 갈무리한 사진이 올라오자 "칭찬 감사하다. 제가 진영을 떠나서 옳은 이야기를 하려 한 점을 높이 사주신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곧장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외람된 말씀이지만 진영을 떠난 객관적 시각에서 말씀드리자면 이언주 의원님은 참 나쁜 정치인"이라며 "민주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을 거쳐 자유한국당 가시려다 못 가신 것 같은데"라고 꼬집었다.


이어 "영혼 없는 정치좀비는 정계를 떠나야 한다"며 "그것이 이 나라 정치발전의 길이자, 좀비님이 조국에 바칠 수 있는 유일한 애국이라 생각한다"고 일갈했다. 


이언주 의원의 정치행적을 보면 그런 말을 들어도 싸다.


그런데 "영혼 없는 정치좀비", "참 나쁜 정치인"이라는 말을 들어야 할 정치인들은 이 의원 한사람만 있는 게 아니다. 


진중권의 표현 방식을 빌리자면,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바른정당-바른미래당을 거쳐 한국당 가시려다 못 가신 것 같은’ 유승민 의원을 비롯한 새로운보수당 사람들 역시 그런 부류의 정치인들이다.


진중권은 그런 사람들을 향해 “영혼 없는 정치좀비는 정계를 떠나야 한다. 그것이 이 나라 정치발전의 길이자, 좀비님이 조국에 바칠 수 있는 유일한 애국”이라고 조언했다. 


그런 조언을 들어야할 정치집단은 또 있다.


바로 제3지대에 있는 이른바 호남파, 그 가운데서도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는 호남파 의원들이다. 그들이야말로 진중권의 말마따나 "참 나쁜 정치인들"이다.


이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만나 ‘제3의 중도 통합정당의 재건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제3의 중도 통합정당’ 재건은 당연히 해야 할 일로 그것을 나무랄 수는 없다. 오히려 힘을 북돋아 줄 일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일부가 ‘손학규 퇴진’을 들고 나왔다는 게 문제다.


유승민 일파의 당권찬탈 음모에 맞서 당을 지키는 과정에서 리더십에 손상을 입었다는 게 원인이라고 한다. 


참 가관이다. 유승민 일파가 왜 쿠데타를 일으켰는가. 당권을 장악한 후에 자신들의 몸값을 올려 한국당에 들어가기 위한 것 아니었는가. 그런 사실은 박주선 등 호남파 의원들도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호남파는 당을 지키려는 손학규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기보다는 뒷짐 지고 방관자적인 자세로 일관했다. 손 대표가 나 홀로 오롯이 당을 지켜 낸 것이다. 그 과정에서 일부 리더십에 손상을 입었다고 해서, 그걸 기회로 당 대표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당권을 장악하겠다는 발상은 정치 도의적으로나 인간의 도리에 비춰 볼 때에 옳지 못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미국에 체류하면서 정계 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의원이 돌아올 때까지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것으로 모든 문제가 매듭지어지는 것은 아니다.


호남파는 손학규 대표에게 진정어린 사과를 해야 한다. 아울러 온갖 조롱과 수모를 당하면서도 다당제 시대를 위해 당당하게 당을 지켜온 노고에 충심어린 감사를 할 줄 알아야 한다.


그게 인간의 도리이자 정치인의 도리인 것이다.


지금 제3지대에 있는 호남파는 왜 자신들이 국민으로부터 버림을 받았는지 냉철하게 되돌아 볼 필요가 있다.


무등일보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 광주MBC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해 12월 16일부터 27일까지 광주·전남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남녀 9144명을 대상으로 정치인식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는 매우 충격적이다.


정당 지지율을 보면, 더불어민주당 65.4%, 정의당 7.9%, 자유한국당 2.1%, 바른미래당 1.8%, 민주평화당 1.6%, 가칭 대안신당 0.9%, 민중당 0.8%, 새로운 보수당 0.3%, 우리공화당 0.1% 순이다. 무당층(없음·모름·응답거절)은 19.2%다. 


특히 이른바 ‘제3지대 통합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묻는 질문에서 ‘필요하다’가 27.9%인 반면, ‘필요하지 않다’가 50.9%에 달했다. ‘모름이나 무응답’은 21.2%다.(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1.0%p. 응답률 18.1%.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는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이 통합하는 ‘호남통합’만으로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없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한마디로 호남파가 호남주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제3의 중도 통합정당’은 손학규 대표가 구상하는 ‘선(先) 중도확장 후(後) 호남통합’으로 가는 게 맞다. 그동안 유승민 일파와 싸우느라 당 대표로서 이 같은 구상을 실천에 옮기지 못했지만, 이제야 비로소 실천을 할 수 있게 됐다. 당을 지켜온 진정성에 감사한 마음이 있다면, 그리고 힘이 되어 주지 못한 미안함이 있다면 손학규에게 기회를 주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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