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은 '비례대표 연합정당' 유혹 뿌리쳐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04 11:1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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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다양한 민심을 반영하고 다당제와 협치를 이루려면 준연동형 비례제 도입이 불가피하다.“


이는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해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에 태우면서 했던 말이다. 맞다.


‘승자독식’의 잘못된 선거제도로 인해 그동안 집권당과 제1야당은 상당한 기득권을 누려왔다. 그로 인해 유권자의 소중한 표가 절반가량이나 쓰레기통에 버려진 휴지조각처럼 사표(死票)처리 되고 말았다.


이런 왜곡된 민심을 바로잡기 위해 도입한 것이 바로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이제 와서 비례대표 의석을 몇개 더 얻겠다고 선거제개혁의 약속을 뒤집고 얄팍한 꼼수를 부리고 있으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실제로 민주당은 친여 성향 외곽 시민단체들의 '비례대표 연합정당'을 기웃거리는 모양새다.


민주당은 정치권 안팎의 부정적 여론을 의식한 듯, "정봉주 전 의원이나 무소속 손혜원 의원이 주도했던 위성정당과 진보세력의 연합정당은 전혀 다르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국민 눈에는 그게 그거다. 위성정당 창당이나 연합정당 참여 모두 불리한 선거 판세를 만회하려는 여당의 얄팍한 '꼼수'로 최소한의 정치적 도의마저 외면한 파렴치한 행위 아니겠는가.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가짜정당을 만들어 표심을 왜곡시킨다고 비판했던 민주당이 똑 같은 방식으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려 든다면 국민이 과연 그런 태도를 용납하겠는가.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은 “원칙 있는 승리가 가장 좋다. 가장 나쁜 것이 원칙을 지키지 못하면서 패배하는 것이다. 원칙을 지키면서 패배하면 다시 일어설 수 있다. 그러나 원칙을 잃고 패배하면 다시 일어서기 어렵다.”고 했다.


민주당은 비록 상대가 반칙을 하더라도 원칙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상대가 개처럼 물어뜯는다고 해서 나도 개가 되겠다는 발상이야 말로 하책 중의 하책이다.


민주당이 비례용 연합정당을 아무리 좋게 포장해도 그것은 ‘청부정당’에 불과하다.


통합당의 ‘미래한국당’과 본질적인 면에서 아무런 차이가 없다는 말이다.


오죽하면 문정선 민생당 대변인 이날 논평을 통해 “민주당의 또 다른 꼼수”라며 “미래한국당이 태극기부대라면 비례연합당은 조국기부대”라고 질책했겠는가.


문 대변인은 “위성정당은 국민을 기만하는 반칙이다. 미래한국당의 반칙에 맞선다고 똑같은 반칙을 쓰겠다는 행태가 무슨 진보인가”라며 “제 아무리 명망가의 이름을 팔고 시민사회를 들러리 세운들 국민을 기만하는 가짜정당의 시도가 반칙의 명분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 역시 "비례민주당이든 연합정당이든 꼼수 정당"이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심지어 선거연합정당 추진 세력의 핵심이었던 녹색당마저 이날 “정치전략적 목적의 명분 없는 선거연합은 참여하지 않겠다”면서 사실상 선거연합정당 불참을 선언했다. 


민주당의 ‘꼼수’에 민생당과 정의당, 녹색당이 정면으로 반기를 들고 나선 것이다. 비록 상대가 반칙을 하더라도 원칙을 지키면서 정도로 가자는 것이다.


물론 미래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가짜 위성정당을 만들면 비례 몇석을 더 얻는 효과가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로 인해 접전지역이 수도권에서 지역구 의석을 상실한다면 그 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 더구나 ‘반칙’으로 얻은 승리에 국민이 박수를 보낼 리 만무하다. 결과적으로 총선에서 승리하고도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이 이번 선거에서 당당하게 원칙을 지킨다면, 설사 총선에서 원내 1당 자리를 내어주더라도 노 전 대통령의 말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생기는 것이다.


따라서 민주당은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이든 변형된 '비례대표 연합정당'에 대해 단호하게 선을 긋고 정도로 나아가기 바란다.


경고하거니와 반드시 지켜야 할 정치적 원칙을 내팽개치고 총선승리가 담보되는 것도 아닌 '비례대표 연합정당'에 매달리는 것은 소탐대실이다.


반칙과 요행으로 기득권을 지켜보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우리 국민의 수준 높은 정치의식을 무시하는 오만한 발상으로 결코 국민적 지지를 받을 수 없다. 손쉬운 ‘반칙’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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