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칼끝에 ‘부들부들’ 떠는 여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9-01 11:3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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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의혹을 조준하며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펼치는 등 강도 높은 수사를 전개하고 있다.


실제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고형곤 부장검사)는 지난달 27일, 조 후보자에게 불거진 여러 의혹들을 조사하기 위해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웅동학원 재단·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 등 무려 2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이는 ‘살아 있는 권력도 엄정한 수사를 해 달라’는 문재인 대통령의 당부와 ‘법은 만인에게 공정해야 한다’는 국민의 여망이 반영된 것으로 충분히 박수 받을 만하다는 판단이다.


그런데 어찌된 노릇인지 운석열 총장의 칼끝을 바라보는 정치권이 시선이 곱지 않다.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물론이고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마저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에선 검찰이 조 후보자에 이어 또 다른 '살아있는 권력'을 겨눌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한국당에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피소된 소속 의원들이 다음 타깃이 되진 않을지 전전긍긍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는 것이다.


먼저 민주당의 내부 분위기를 살펴보자.


참으로 가관이다. 윤석열 총장이 '적폐 청산 의지'로 상징되는 인물이기 때문에 오히려 여당을 먼저 손볼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한 징후라며 호들갑이다.


이해찬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가 조국 후보자와 검찰의 갈등을 '개혁 대 반 개혁'으로 프레임을 짜고 대치전선을 구축한 것은 아마도 이런 우려가 반영된 탓일 게다. 실제로 국회 법사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느닷없는 압수수색이 검찰개혁의 발목잡기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날을 세웠다. 심지어 이해찬 대표는 "가장 나쁜 검찰의 적폐가 다시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라며 윤석열 총장을 ‘적폐’로 규정하기도 했다.


정말 검찰이 여권의 또 다른 인물로 타깃을 옮길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이라면, 민주당은 더 이상 검찰 개혁을 입에 올릴 자격이 없다. 검찰이 ‘살아 있는 권력’에 관대하지 않았더라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탄핵시킨 ‘최순실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지 못했기 때문에 국정농단 사건을 방지하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검찰 개혁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것 아닌가.


그런데 또 다른 ‘살아 있는 권력’이 다음 타깃이 될 것을 우려해 ‘검찰 때리기’에 나선다면 그것은 정의가 아니다.


그러면 한국당의 내부 분위기는 어떤가.


한술 더 뜬다. 실제로 최근 조국 후보자에 대한 대대적인 검찰 압수수색에 의미를 부여했던 한국당의 표정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검찰이 이른바 '패스트트랙 수사'에 대해 강도 높게 진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부터다. 이미 경찰은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에게 다음 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한 마당이다. 선거법 개정안 등을 패스트트랙에 지정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충돌에 직접 개입하거나, 관련 지시를 내렸다는 혐의 때문이다.


현재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고발된 국회의원 109명 가운데 한국당 의원은 59명에 달한다.


이른바 '국회선진화법'으로도 불리는 국회법은 국회 회의를 방해할 목적의 폭행 등을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해 벌금 5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피선거권이 박탈되는 아주 중대한 범죄다. 피소된 한국당 의원들은 내년 총선 출마 자체가 불가능해지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딱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그런데 지금까지 경찰 소환에 응한 한국당 의원은 단 1명도 없다. 물론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도 출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국 후보자에 대해 강도 높은 수사를 단행한 검찰이 이 사건에 대한 수사 역시 강도 높게 진행할 경우, 지금처럼 ‘버티기’로 일관하기는 매우 어려운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홍준표 전 한국당 대표가 앞서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은 패스트트랙 관련 수사다"라며 "그때 가서 야당이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할 명분이 있는가"라고 반문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든 죄를 지었으면 죄의 대가를 치르는 게 맞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특히 국회법은 법을 만드는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것인 만큼 더욱 엄하게 법의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따라서 패스트트랙 사건에 불똥이 튈 것을 우려해 검찰에 족쇄를 채우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윤석열 총장의 칼끝이 자신들을 향할 것을 우려하며 ‘부들부들’ 떠는 민주당과 한국당 의원들의 모습이 추하기 그지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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