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안철수의 힘겨루기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9-03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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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3일 “당 내부에서 대선 후보가 나올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날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통해 “당 외부에 계신 분도 흡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특히 일각에서 서울시장 후보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단일화 가능성을 점치고 있는 것에 대해선 확실하게 선을 그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 개인이 어떤 식으로 정치활동을 할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국민의힘에 들어가서 후보가 되는게 본인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분들이 계실 것"이라며 "(그런 분들은) 우리 당에 입당하거나 혹은 우리당이 보궐 관련 대책기구를 만들 계획이기 때문에 그때 가서 여러 상황을 참작해서 판단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안 대표와 관련한 질문이 거듭 나오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인데 왜 안철수 씨에 대한 질문을 많이 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 스스로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서울시장, 대통령 후보도 (우리당에서) 낼 것인데 계속 아닌 사람을 지적하면 구체적으로 말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고 불편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안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가 되려면 당 안으로 들어와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안철수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론에 대해 "2011년에 민주당이 어물어물하다가 외부인사(고(故) 박원순 전 시장)에게 시장 후보를 빼앗겼다"며 "외부인사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빼앗기는 우둔한 짓은 절대 안 한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반드시 국민의힘 간판을 단 서울시장 후보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반면 안철수 대표는 내년 4월 보궐선거에서 자신이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데 대해 "전혀 검토한 바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자신이 국민의힘 인사들과 만찬 회동한 것에 대해 국민의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최근에 우리 당에 있다가 그쪽으로 간 분들과 한 번 식사한 적 있다. 그것뿐이다. 전혀 정치 이야기 안했다"고 말했다. 


아마도 안 대표는 국민의힘에 지금 들어가는 것보다는 국민의당 간판을 달고 야권연대 후보로 서울시장 선거에 나가서 승리한 후에 양당 통합하는 것이 자신에게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모양이다.


하지만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있는 김종인 위원장이 그런 선택을 할 리 만무하다.


내년 4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승리할 경우 ‘김종인 대망론’에 힘이 실릴 것인데, 그 좋은 기회를 안철수 대표를 위해 허망하게 날려 버릴 이유가 없지 않은가.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도 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 “내년 보궐선거 결과에 따라서 김종인 체제가 더 연장되느냐 판가름 날 것”이라며 “연장된다면 김 위원장이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았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도 최근 한 방송에 출연 "지금은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대선 후보군으로 보지 않지만, 내년 서울시장 선거까지도 승리로 이끈다면 좀 달리 볼 가능성도 있다"며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까지 이기면 국민의 기대감이 질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단언했다.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감과논쟁 정책센터 소장도 “김 위원장이 당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이기면 결국 대안 부재론 때문에 김 위원장이 대선후보군으로 인정받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한마디로 내년 4월 서울시장선거에 국민의힘 간판을 단 후보가 승리할 경우, 김종인 위원장이 대선주자가 될 것이란 뜻이다.


따라서 안 대표가 승리 가능성 있는 서울시장 후보가 되려면 국민의힘에 입당하는 수밖에 없다. 원내 3석에 불과한 국민의당 간판으로는 어림도 없다. 문제는 국민의힘에 입당한다고 해도 서울시장 후보를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경선에서 승리해야 하는데, 그 당에서 잔뼈가 굵은 인사들을 상대로 싸우는 게 쉽지 않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이 만들어준 제3당을 자신의 정치적 욕심을 채우기 위해 망가뜨린 업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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