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민주당 의원들은 이성을 찾아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9-17 11:4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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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서 모씨의 군 복무 당시 특혜 휴가 의혹을 방어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발언이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서 씨를 안중근 의사에 빗댄 논평이 나오는 등 일반 국민 상식에 반하는 발언들이 여당 의원들의 입에서 마구잡이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마치 이성을 상실한 듯 보인다.


실제로 박성준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16일 현안 브리핑에서 “추 장관 아들은 ‘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爲國獻身軍人本分·위국헌신군인본분)’이라는 안중근 의사의 말을 몸소 실천한 것”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서씨가 무릎 수술을 받고도 군 복무를 마쳤다는 점을 강조하려다 보니 이처럼 어이없는 논평을 내게 되는 것이다. 


이에 분노한 민심이 들끓었고, 결국 박 원내대변인이 사과했지만, 논란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국민의힘 윤주경 의원은 “안중근 의사의 이름이 너무 소홀하게 가볍게 언급되는 것이 너무 마음이 아프다. 참담하다”며 “어떻게 감히 (추 장관 아들을) 안중근 의사와 비교하나”라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희대의 망언”이라며 “정신줄 놓았느냐”고 질책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서일병만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병사가 전화 한통만으로 안중근 정신을 실천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꼬집었다.


그런데 추미애 장관을 엄호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비상식적인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윤건영 의원은 추 장관 부부가 국방부 민원실에 아들의 휴가 연장을 문의했다는 주장에 대해 “가족이 민원실에 전화한 것이 청탁이라고 하면, 동사무소에 전화하는 것 모두가 청탁이 된다”는 억지 주장을 폈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김태년 원내대표는 “부득이한 사유가 있으면 (군 휴가 연장은) 전화나 메일, 카카오톡 등을 통해 신청이 가능하다”고 말했다가 군 내부의 반발을 샀다.


어디 그뿐인가. 우상호 의원은 추 장관 아들이 복무한 카투사를 ‘편한 군대’라고 말했다가 카투사 출신 예비역들의 항의를 받고 사과하는 일이 벌어졌고, 황희 의원은 서씨의 특혜 휴가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당직사병의 실명을 공개하고 ‘단독범’으로 지칭했다가 명예훼손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했다.


심지어 정청래 의원은 지난 8일 추 장관 측 보좌관이 군에 전화했다는 의혹에 대해 “식당 가서 김치찌개 시킨 것을 빨리 달라고 하면 이게 청탁이냐 민원이냐”는 궤변으로 추 장관 아들을 감싸다가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도저히 국민의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런 황당한 발언들이 국회의원들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이유가 뭘까?


사실 추 장관 아들 휴가 특혜 의혹은 보통의 부모들로서는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것이다. 따라서 그를 엄호하려면 상식이지 않은 논리를 동원할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니 궤변이 나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그보다 더 중요한 다른 요인이 있다.


어쩌면 민주당의 극성 지지층인 친문 성향의 지지자들 때문일지도 모른다.


추 장관 아들 의혹에 대해 소신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박용진 의원은 이른바 ‘문빠’(문재인 대통령을 맹목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을 빗댄 말)들로부터 집중포화를 맞고 있다.


박 의원이 전날 추 장관 아들 서 모 씨의 군복무 특혜 의혹에 대해 "군대 다녀온 평범한 청년들이 갖는 허탈함에 대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한 것에 대한 반발이다.


실제로 '친문'과 '문빠'들은 박 의원을 향해 '내부총질이다', '항상 혼자 튀면서 민주당 덕 보냐' ,'국민의힘으로 가라' 등의 격한 비판을 여과 없이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추 장관 아들 의혹에 소위 정치적 소신 발언을 했다는 이유로 '문빠'들에게 집단 비난을 받는 것은 박 의원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해당 의혹과 관련해 "그냥 묻고 넘어갈 단계는 넘어섰다"라고 말했다가 박 의원과 마찬가지로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으로 당을 바꾸라는 비난이 쇄도하고 있으며, 금태섭 전 의원 역시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국민의힘으로 가라”는 항의를 받고 있다.


혹시 그들의 눈치를 보느라 민주당 의원들이 경쟁적으로 궤변을 늘어놓게 되는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큰일이다. 야당이 극성지지 세력인 이른바 ‘태극기부대’에 끌려다니다가 지난 총선에서 참패했듯이 민주당 역시 ‘문빠’에 휘둘리면 내년 4월 재보궐선거는 물론 대선도 장담할 수 없다. 민주당 의원들이 이성을 찾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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