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혁‘ 안철수 계 7인, “바보들의 합창”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0-30 11:4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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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내에서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에 가담한 안철수계 의원들이 29일 돌연 국민의당 출신 의원 모임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그 과정도 우스꽝스럽지만, 그들이 내세운 불참사유라는 게 너무 황당해 가히 “바보들의 합창”이라 할만하다.


먼저 그들은 성명서에서 손학규 대표의 ‘신당 창당 계획’을 불참사유로 꼽았다.


황당하고 어이없다. 손 대표는 지금까지 유 의원 측의 지속적인 사퇴요구를 일축하면서 “당을 끝까지 지키겠다”고 밝혀왔다. 그런 손 대표가 탈당하고 신당을 만든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결국 그들은 ‘발생하지도 않을 일’을 불참사유로 꼽은 셈이다. 그러니 ‘바보들의 합창’이라 할만하다.


더욱 가관인 것은 그러면서도 정작 ‘탈당’과 ‘신당’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유승민 의원에 대해선 입도 벙긋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오히려 국민의당 모임에는 불참하면서 유승민 의원이 대표를 맡고 있는 변혁에는 참여하고 있다. 물론 변혁은 신당창당을 위한 모임이다.


실제로 변혁은 ‘신당 창당 추진위원회’를 출범하기로 했다.


유승민 의원은 전날 '변혁 의원 및 원외 지역위원장 연석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대다수가 신당 창당 추진위원회(가칭)를 빨리 구성하고 창당 로드맵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며 "(변혁) 현역 의원 15명이 다 모인 회의를 소집해 추진위 문제를 빨리 매듭짓겠다"고 밝혔다.


정작 자신들은 이처럼 신당창당 준비를 하면서 신당창당에 대해선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는 손학규 대표를 향해 “신당창당 준비를 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자가당착’에 빠진 것이다. 그러니 ‘바보들의 합창’이란 소리가 나오는 것이다.


그 과정도 스스로 ‘똘마니 정치인’임을 시인하는 것 같아 여간 우스꽝스러운 게 아니다.


이들은 불참성명서를 발표한 당일 오전만 해도 국민의당 모임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당 출신 김관영·김동철·신용현·임재훈·주승용·채이배·최도자 의원 외에도 변혁에 가담한 권은희·김중로·이동섭·신용현 의원도 함께 했다. 회동은 약 80분 간 진행됐다.


그 자리에서 더 이상의 분열 없이 대동단결해 ‘중도개혁정당’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중도개혁정당은 손학규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지향하는 정당이다.


실제로 김동철 의원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여러 이야기가 있었지만 결론적으로 '국가적으로나 우리 당에서도 중차대한 시기인데 더 이상 우리가 분열해선 안 된다', '단합하고 중도개혁정당을 성사시키는 데 국민들이 바라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야 한다'고 이구동성으로 그 말들을 나눴다"고 전했다.


그래서 각 언론은 “변혁에 동참한 국민의당 출신 의원도 '중도개혁' 정체성에 합의하면서 바른정당계와의 정치적 결별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관측 된다”는 보도를 일제히 쏟아냈다.


그런데 바로 그날 오후, 불과 몇 시간 만에 합의를 뒤집고 국민의당 모임 불참 성명서를 발표한 것이다. 그것도 ‘이유 같지 않은 이유’를 불참사유로 꼽으면서.


그러니 그 뒤에는 유승민 의원이나 유 의원 측의 ‘꼬마 책사’로 불리는 이준석 씨가 있을 것이란 의구심이 드는 것은 당연하고도 합리적인 의심일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스스로 누구누구의 ‘똘마니 정치인’임을 시인한 꼴이 되고 말았다. 그러니 ‘바보들의 합창’이란 말을 들어도 싸다.


어쩌면 그들의 속셈은 처음부터 다른데 있었을지도 모른다.


입으로는 ‘안철수 전 대표를 위하는 척 하고, 마치 자신들은 ‘중도개혁정당’을 원하는 것처럼 하지만, 실제로는 ‘보수정당’을 추진하는 유승민 의원의 휘하에 들어간 사람들이다. 따라서 그들이 거론하는 ‘안철수를 위하여’는 사실상 ‘유승민을 위하여’일 뿐이고, ‘중도개혁을 위하여’는 실제로는 ‘개혁보수를 위하여’일 뿐이다.


그들은 그걸 위해 ‘변혁’에 가담한 사람들 아닌가.


그럼에도 그들이 국민의당 모임에 참여했던 것은, 그 모임에서 비례대표 6명을 출당시켜 주기바라는 마음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단 두 번의 회동에서 그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깨달았고, 결국 말도 안 되는 불참사유, 누워서 침 뱉는 격인 ‘신당창당’을 이유로 불참성명서를 발표했으니 세상에 이런 ‘바보들의 합창’이 또 어디 있겠는가.


정치는 그렇게 얄팍하게 하는 게 아니다. 진정성이 없는 정치는 결코 국민의 사랑을 받을 수 없다. 진정성 없이 상황에 따라 자꾸 말을 바꾸다보면 거짓말을 늘어놓게 되고 결국 ‘바보들의 합창’이 되고 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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