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단식은 당권과 기득권 지키기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1-24 11:5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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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24일로 단식 농성 5일 차를 맞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국민 속으로 더 가까이 다가가는 느낌”이라며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대체 황 대표는 무엇 때문에 단식을 하는 것인가?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 협상을 위해 미국을 방문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전날 귀국 후 곧바로 단식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나 원내대표가 황 대표의 손을 잡고 "대표님의 뜻을 잘 받들어 원내에서도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고 말하자 황 대표는 "사실 (단식의) 시작은 선거법 개정안 때문이었다"고 솔직한 속내를 드러냈다.


한마디로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제 개혁안을 저지하기 위해 단식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즉 현행 ‘승자독식’의 잘못된 선거제에서 누려온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기득권 지키기 단식’이라는 것이다. 정치지도자로 당연히 이런 사실을 매우 부끄럽게 생각해야할 텐데 그는 굳이 그런 사실을 숨기려 들지도 않았다. 아마도 그것이 자신의 당권을 지키는데 유용하다고 판단한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황 대표가 단식을 시작하자 당 안팎에서 봇물처럼 쏟아지던 ‘당 대표 용퇴론’이 수면 하에 가라앉았다. 그 누구도 황 대표 퇴진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켜주기 위해 단식하는 대표에게 누가 물러나라고 할 수 있겠는가.


결국 그가 가까이 다가서는 느낌을 받았다는 ‘국민’이란 어디까지나 한국당 ‘당원’에 불과한 것이고, 그가 말하는 ‘승리’란 단지 ‘기득권 지키기’일 뿐이다.


설사 단식을 통해 황 대표의 당권이 공고해지고, 한국당 기득권이 유지된다고 해도 그것은 황 대표와 한국당에만 이로운 일로 국민에게는 대단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전날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3개 야당 대표가 국회 앞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해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패스트트랙)돼 곧 국회 본회의에 부의될 공직선거법 개정안의 통과를 한목소리로 촉구한 것은 이 때문이다.


앞서 여야 4당 공조로 패스트트랙에 태운 선거법 개정안(심상정 의원 대표 발의)은 국회의원 정수를 지금처럼 300명으로 유지하되 지역구 의원 225명, 비례대표 의원 75명으로 구성하도록 하고 있다(현행 지역구 253석, 비례대표 47석). 또 국회의원 전체 의석을 각 정당의 득표율을 기준으로 배분하고, 정당별 열세 지역에서 근소한 차이로 낙선한 지역구 후보자를 비례대표 의원으로 선출하는 석패율제를 도입하도록 하고 있다.


그런데 한국당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실제로 한국당은 국회의원 수를 270명으로 축소하면서 모두 지역구 의원으로 하고 비례대표제를 폐지하는 안을 고수하고 있다. 여성,장애인,청년, 소상공인 등 소외계층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신진세력의 정계진입을 차단하고 지방 토호세력들이 마르고 닳도록 지역구에서 해먹겠다는 심보다, 물론 그렇게 하면 대를 이어 지역구를 물려주는 일도 가능해진다. 그런 썩은 정치를 하겠다는 게 한국당의 선거제 안이다. 최근 더불어민주당도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패스트트랙에 오른 선거제보다 비례대표를 줄이고 지역구를 늘리는 안을 만지작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건 안 된다. 


손학규 대표가 단식 농성 중인 황교안 대표를 언급하며 “지금 황교안 대표가 왜 단식하고 있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반대하는 것”이라면서 “3당과 4당이 나타나는 게 싫은 거다. 1당과 2당이 정치를 독점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한 것은 이 때문이다.


심상정 대표 역시 ”반개혁의 강력한 저항의 벽을 무너뜨려야 한다. 황교안 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국민의 표를 훔치는 것이라고 했다. 이게 말인가, 막걸리인가”라면서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러온 일등 공신인 한국당이 그 불신을 역이용해서 기득권을 지키려고 단식하고 앉아있는 것이다. 이번에 그 기득권을 확실하게 뺏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금 국회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패권양당이 매번 총선 때마다 이른바 ‘물갈이’를 통해 대대적인 인적쇄신을 단행하지만 정치가 달라졌다는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정치시스템이 잘못된 까닭이다. 따라서 정치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패권 양당제를 다당제로 바꾸면 국회가 달라지고 정치가 달라진다. ‘불신 국회’가 신뢰받는 국회로 변화할 것이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그 단초가 바로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이다. 이를 반대하는 그 모든 발언은 패권양당이 오로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궤변에 불과한 것이다. 거기에 속아서는 안 된다. 단언컨대 유권자의 현명한 판단과 지지만이 21대 국회를 ‘혁명적 국회로’ 바꿀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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