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안철수 때리기는 윤석열 죽이기?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2-13 11: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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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청와대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마치 약속이나 한 듯, 유승민 전 의원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콕’ 짚어서 공격하는 등 과민한 반응을 보였다.


참으로 기이한 반응이 아닐 수 없다.


사실 야권에서 그들의 존재감은 극히 미미하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도 고작 1~2%가 나올까 말까 하는 정도다. 따라서 그들이 무슨 발언을 했는지 국민은 별로 관심이 없다.


그런데도 조국 전 장관과 청와대가 유독 두 사람만을 ‘콕’ 짚어서 공격한 이유가 무엇일까?


아마도 윤석열 검찰총장에 쏠린 시선을 분산시키기 위한 전략일 것이다.


윤 총장은 현재 강력한 야권 대선주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최근에 실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이낙연-이재명 등 여권 주자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오는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유승민 안철수 등 다른 야권 주자들은 ‘도토리 주자’로 전락하고 말았다. 야권 지지자들의 시선도 그들을 떠나 자연스럽게 윤 총장에게 집중되는 양상이다.


여권 지지자들의 경우 이낙연-이재명 두 사람에게 지지가 분산되는 것과는 비교되는 대목이다. 따라서 여권은 윤 총장에게 쏠린 시선을 다른 사람들에게도 분산되도록 할 필요성을 느꼈을 것이다.


어쩌면 조국과 청와대가 약속이나 한 듯 별것도 아닌 걸 가지고, 유승민과 안철수를 공격한 것은 그런 전략의 일환일지도 모른다.


실제로 조 전 장관은 오늘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승민의 ‘퇴임 후 대통령 경호동 짓는 데만 62억원의 세금 투입’, 안철수의 ‘대통령 퇴임 후 795평 사저’ 발언을 들으니 노무현 아방궁 운운하면서 공격했던 자들이 생각난다”며 “사람만 바뀌었지 언동은 그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반드시 ‘문재인 조지기’의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어제는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안철수-유승민을 언급하면서 “정치지도자를 꿈꾸는 분들이라면 대통령과 국민을 이간시켜서 정치 이익을 보려고 하지 말고 당당하게 자신의 비전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처럼 조국과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유 전 의원과 안 대표를 콕 짚어서 각을 세우는 것은 ‘윤석열 힘 빼기’의 일환일 것이다. 즉 그들에게 시선을 분산시켜 윤 총장의 지지율을 떨어뜨리긴 위한 전략일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특히 여권이 ‘윤석열 죽이기’에 혈안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런 의구심은 더욱 커진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이른바 ‘윤석열 출마금지법’(검찰청법·법원조직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하며 기자회견을 연 것 역시 ‘윤석열 죽이기’의 일환일 것이다.


최 대표의 개정안은 검사·판사가 퇴직 후 1년간 공직후보자로 출마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법이 통과되면 윤 총장이 2022년 3월 9일에 치러질 차기대선에 나가기 위해선 내년 3월 9일까지 총장직을 관둬야 한다. 현행법상으론 90일 이전에만 그만두면 된다. 이 법안엔 윤 총장 퇴진을 주장해온 친문 성향 김종민·신동근 최고위원과 친조국 성향 의원모임인 ‘처럼회’ 소속 김남국·김용민·김승원 등 민주당 의원 등 11명이 공동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여권 주류가 윤 총장이 공수처의 첫 수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노골적으로 언급하는 것 또한 ‘윤석열 찍어내기’를 위한 압박용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으며, 특히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무리하게 징계를 추진하는 것은 스스로 물러날 가능성이 작은 윤 총장을 힘으로 밀어내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와 조국의 유승민-안철수 공격은 윤석열 총장에 쏠린 시선을 분산시켜 사실상 도토리 주자에 불과한 ‘유승민-안철수 띄우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들이 야권 지지자들로부터 지지를 받는 만큼, 윤 총장에 대한 지지율은 상대적으로 빠질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여권이 그만큼 ‘윤석열’이라는 존재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이런 정치판을 보는 국민의 마음은 아프다. 정책을 잘 펼쳐서 국민의 지지를 받을 생각은 않고, 야권 대선주자 가능성이 있는 ‘윤석열 찍어내기’로 장기집권을 도모하려는 여권도 한심하거니와 변변한 대선주자 하나 없는 야권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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