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윤미향 의혹이 ‘사사로운 일’인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5-27 11:5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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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윤미향 당선인을 감싸고 도는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태도가 갈수록 가관이다.윤 당선인과 정의기억연대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확산되는 가운데서도 이 문제에 대해 사실상 ‘함구령’을 내렸던 그는 27일엔 아예 한걸음 더 나아가 윤 당선인을 적극 옹호하는 태도를 취했다.


실제로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양재동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워크숍 전 최고위원회의 발언을 통해 윤 당선인에 대해 제기되는 잇단 의혹들을 ‘사사로운 일’로 규정하며, “신상 털기 식 의혹제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식으로는 성숙한 민주주의로 발전할 수 없다. 다시 한 번 한 단계 더 성숙한 민주사회로 도약할 수 있는 모든 부문에 대해 자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해찬 대표의 현실인식과 정치적 감수성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는 지난 25일 2차 기자회견을 통해 “위안부 할머니를 속이고 이용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를 용서할 수 없다”며 “재주는 곰(할머니)이 부리고 돈은 딴 사람(정대협)이 먹었다”고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성금 횡령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그런데 이런 의혹 제기는 이미 여러 차례 있었다.


실제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모임인 '무궁화회'는 지난 2004년 정의연의 정대협의 성금 횡령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을 팔아서 자신들의 잇속만 채운 사람들의 집단"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신들은 언제 죽을지 모르는 위안부 할머니들을 역사의 무대에 앵벌이로 팔아 배를 불려온 악당들"이라며 "정대협 관계자들이 위안부 문제를 빌미로 자신들의 부귀영화를 누리고 있다"고 분노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도 윤미향이 국회의원이 되어선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실제로 윤미향 당선자에 대해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은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고 응답한 여론조사 결과가 27일 발표됐다.


<오마이뉴스>가 이용수 할머니의 2차 기자회견 다음날인 26일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0명(총 통화 9157명, 응답률 5.5%)을 대상으로 윤 당선자 거취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응답이 70.4%로 압도적이었다. 반면 "사퇴할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20.4%에 그쳤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9.2%다.


어민주당 지지층에서도 사퇴 응답이 51.2%로 과반을 넘었고, 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라에서도 사퇴 의견이 55.8%로 높게 나왔다. 심지어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 층에서도 사퇴의견이 54.1%로 과반을 훌쩍 넘어섰다.(이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4.4%p이며 자세한 조사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당내에서도 윤 당선인의 해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김해영 최고위원은 이날 이해찬 대표 면전에서 윤 당선자 의혹에 대해 말을 아끼고 있는 당 지도부를 향해 진상조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강창일 의원도 검찰 수사와는 별개로 윤미향 당선인이 사과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4일 윤 당선인을 지지하는 성명서에 이름을 올렸던 남인순 의원도 자신의 SNS에 "제기된 의혹을 소명하라"고 적었다.


이게 민심이고 당심이다.


그런데도 이해찬 대표가 윤 당선인을 감싸고 도는 이유가 무엇일까?


양정숙 당선자에 대해선 의혹제기 즉시 제명했던 이 대표 아닌가. 그런데 그보다 더 많은 의혹을 안고 있는 윤 당선자를 특별히 보호해야할 어떤 이유가 있는 것인가.


있다면 그게 무엇인지 밝혀라. 아니면 정말 윤 당선인을 둘러싼 모든 의혹들이 그저 ‘사사로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시민단체를 운영하면서 그런 식으로 운영하는 게 통상적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그건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177석의 거대 집권당이 됐다면, 그에 걸 맞는 도덕의식을 지닌 정당이 되어야 한다. 이해찬 대표는 좌고우면하지 말고 즉각 윤 당선자의 의원직 사퇴를 권고하고, 응하지 않을 경우 신속히 제명해 집권당다운 면모를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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