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개헌 공론화’ 깃발 들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1-12 12: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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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여야 5당 대표 초청 만찬에서 개헌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피력했다고 한다.


사실 낡은 ‘87년 헌법’을 바꿔야 한다는 공감대는 이미 폭넓게 형성돼 있는 마당이다. 여야 모두 이 점에 대해선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문 대통령 역시 개헌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개헌안이 좌절된 뒤 페이스북을 통해 “언젠가 국민께서 개헌의 동력을 다시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 87년 체제는 어떤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일까?


가장 큰 문제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즉 통제받지 않는 권력, 이른바 ‘제왕적대통령제’라는 게 문제라는 거다.


역대 대한민국의 모든 대통령이 불행한 임기 말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다.


실제로 전두환, 노태우,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처럼 자신이 감옥에 가거나 김영삼, 김대중 전 대통령처럼 자식들이 감옥에 가는 불행한 역사가 되풀이 되고 있다. 심지어 박정희,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비극적인 죽음을 맞이한 경우도 있다. 보수정당이 집권하든 진보정당이 집권하든 단 한 사람도 예외가 없었다. 어쩌면 문재인 대통령 역시 이런 비극적인 역사의 주인공으로 기록될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이건 ‘사람’이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문제인 것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정계복귀 일성으로 “제7공화국”을 화두로 꺼내든 것은 이런 연유다. 


그러면 손 대표가 주창하는 ‘제7공화국’은 어떤 모습일까?


그는 최근 "다당제 연합정치를 만들어 정치 안정을 이루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와 안보를 튼튼히 하는 정치를 하겠다"며 "이것이 제가 주창하는 7공화국의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즉 ‘승자독식’의 패권양당제를 무너뜨리고 민심이 그대로 선거결과에 반영되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해 다당제를 안착시켜, 이를 바탕으로 대통령의 독선 정치가 아닌 협치가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물론 그것은 ‘제왕적대통령제’를 ‘분권형대통령제’로 바꾸는 것으로 완성되는 것이다.


이처럼 여야 정치권이 공감하고 역대 대통령들도 모두 개헌의 필요성을 인정하는데도 개헌이 이루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대 대통령들이 권력의 단맛에 취한 탓이다. 이른바 ‘제왕적대통령제’의 달콤한 맛에 빠진 현직 대통령은 그가 누구든 자신의 임기 초반에는 그런 제왕적 권한을 내려놓고 싶지 않아 한다. 그러다보니 분권형 개헌 문제를 외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다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고 개헌논의를 시작하려 하지만 그 때는 이미 늦었다. 차기 대선을 앞두고 각 당에서 대통령 후보들이 등장하게 되고, 그들 역시 ‘제왕적대통령’이라는 달콤한 유혹을 떨쳐 내지 못하고 개헌문제를 외면하게 되는 것이다. 특히 유력 대권주자들이라면 더더욱 그럴 것이다.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전 대통령이 뒤늦게 개헌을 추진하려했지만, 실패한 것은 바로 이런 연유다.


특히 국회의원들이 이기심도 개헌을 가로막는 장애요인이다.


총선을 앞두고 국회의원들의 최대관심사는 자신의 당선여부다. 그 밖의 것은 모두 곁다리다. 그러다보니 여야 지도부가 개헌 문제를 이슈로 들고 나서기도 어렵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제 입장도 그렇고, 우리 당의 대체적 견해는 총선 전 개헌은 힘들 것으로 판단한다"며 "개헌한다면 총선 이후에 결과를 보면서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지금 개헌 이야기를 하는 저의가 매우 의심스럽다"며 "총선을 앞에 두고 개헌 문제를 꺼낸다는 것은 내년 총선을 정권 심판 선거(가 아닌) 개헌 논의의 선거로 이끌려는 저의가 있는 것 아닌가. 그래서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패권양당의 이런 태도는 옳지 않다. 87년 낡은 체제를 바꾸는데 동의한다면, 그 논의 시점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이런 저전 핑계로 논의를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패권양당이 이처럼 미지근한 태도를 보이면, ‘제7공화국’을 화두로 꺼낸 손학규 대표가 이를 총선이슈로 내세워서라도 바른미래당의 총선전략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나라가 어지러운 바로 지금이야말로 손학규 대표가 앞장서서 개헌을 공론화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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