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는 왜 분권형 개헌을 말하나

전용혁 기자 / 기사승인 : 2019-12-05 1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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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지난해 지방선거 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측 비위 의혹을 처음 제보한 인물이 송철호 현 울산시장 측근인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청와대 '하명수사' 논란이 급기야 '선거 공작' 의혹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대체, 그동안 울산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일단 5일 현재까지 확인된 상황을 간단히 정리하면 이렇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리 의혹을 최초로 청와대에 제보한 인물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주 가까운 사이인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측근인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다.


그리고 청와대 근무 중 이 제보를 받고 '보고하기 좋게 정리만 했다'는 사람은 국무총리실 소속 문모 행정관이다. 검찰수사관 출신인 문 모 행정관은 김경수 경남지사의 고교 동문이라고 한다.


즉 문재인 대통령과 가까운 송 시장의 측근이 대통령 측근인 김 지사의 고교동문에게 ‘김기현 측 비위첩보’를 넘겼고, 이를 '보기 좋게 다듬은' 고교 동문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에 넘겼으며, 이 첩보가 경찰로 넘어가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최초 제보자인 송 부시장은 2017년9~10월쯤 문 행정관이 '울산 지역 특이 동향이 있느냐'고 물어 자신이 김기현 전 사정 건을 문자로 보내줬다고 밝힌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이는 '청와대의 적극적인 비위 첩보 수집'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실상의 ‘선거공작’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까닭이다.


청와대의 거짓해명도 문제다. 


청와대는 전날 김 전 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과 관련한 자체 조사 결과라며 첩보 입수 경위를 밝혔다. 민정비서관실 파견 공무원이 캠핑장에서 우연히 만나 알게 된 '다른 공무원'에게 제보를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청와대의 해명은 거짓이었다. 송 부시장은 당시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으로 자리를 옮긴 후 3개월가량 연구원에서 근무하다 사직서를 제출함에 따라 ‘민간인’ 신분이었다. ‘다른 공무원’이라는 해명은 사실과 다른 것이다. 


또한 청와대는 제보자와 행정관이 “캠핑장서 우연히 만났다”며 상대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한 건 아니란 취지의 해명을 했지만 송 부시장은 "2016년12월쯤 사업하는 친구를 통해 문 행정관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과 배치는 것이다.


이쯤 되면 청와대가 의도적으로 제보자의 신분을 감추려했다는 의심은 합리적이라 할 것이다.


물론 이런 모든 과정을 문재인 대통령이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대통령 측근들에 의해 정말 이런 식의 ‘선거공작’이 이루어진 것이라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과거 박근혜 정부 사례에서 비추어볼 때. 이런 사건의 발생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었다. 통제받지 않는 권력, 즉 ‘제왕적대통령제’에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폐단인 것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물론 역대 모든 대통령들의 임기 말년은 불행했다. 특히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는 극단적인 선택으로 국민의 가슴에 멍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예외가 아닐 가능성이 커졌다. 과연 이런 국가시스템이 제대로 된 시스템인가. 


아니다. 이제는 낡은 87년 체제를 과감하게 손질해야 한다. 당시 헌법은 직선제에 집착한 나머지 ‘독재’에 가까운 제왕적 대통령의 권한에 대해선 미처 손을 대지 못했다. 그 결과가 이런 식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연일 ‘제7공화국’을 주장하는 이유다.


손 대표는 대통령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나누어 역대 대통령들이 불행한 임기를 맞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가 단식을 통해 연동형비례대표제 합의를 이끌어낸 것은 ‘분권형 개헌’을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인 것이다.


오늘날 그처럼 대한민국의 정치의 문제점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올바른 해법을 제시한 사람은 없다. 특히 그처럼 신념을 가지고 실천에 옮긴 정치인은 찾아보기 어렵다. 이제 정치권은 손학규 대표의 ‘7공화국’에 관심을 가지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국민은 그런 손 대표에게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 그것이 국민의 의무이기도 하다. 지금 손 대표가 당내 쿠데타 세력의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당을 지키는 이유는 자신에게 주어진 마지막 사명인 ‘분권형 개헌’을 완수하기 위함이다. 그 전에 그가 무책임하게 당 대표직을 내려놓거나 정치현장을 떠나는 일은 결단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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