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정권, ‘언론통제’ 꿈도 꾸지 마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9-09 12: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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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문재인 정권은 정말 권력의 힘으로 뉴스를 통제해 왔을까?

 

아니길 바라지만 뭔가 찜찜하다. 


대형포털 네이버 부사장 출신으로 문재인 정부 청와대에서 초대 국민소통수석을 역임한 윤영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포털사이트의 메인뉴스 배치를 문제 삼아 책임자를 국회로 불러 추궁하겠다는 취지의 문자를 보낸 사실이 각 언론의 카메라에 포착된 까닭이다.


포털을 장악해 뉴스를 통제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민주당 이낙연 대표도 9일 "부적절한 문자를 보낸 것이 포착됐다”며 "엄중하게 주의를 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앞서 윤 의원은 전날 국회 본회의장에서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는 와중에 보좌관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았고, 그 장면이 다수 매체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문자메시지의 내용은 무엇이었을까?


충격적이다. 


윤 의원실 보좌관이 포털사이트 화면을 캡처한 이미지와 함께 “주호영(국민의힘 원내대표) 연설은 바로 메인에 반영되네요”라고 전하자, 윤 의원은 곧바로 “카카오 너무하군요. 들어오라고 하세요”라고 답장을 보낸 것이다.


포털서비스 업체 사장단이었던 인물이 직접 뉴스편집 방향에 개입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라고 지시를 내림 셈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윤 의원은 "이 사안을 정치적인 사안으로 끌고 가는 건 대단히 유감"이라며 "제가 느낀 부분에 대해 충분히 제 의견을 전달할 자유가 있다"고 항변했다.


과연 그런가.


현재 윤영찬 의원은 포털 관련 규제를 다루는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위원이다. 

 

따라서 그가 포털 관계자를 불러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은 단순한 의견 개진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편집권을 위축시키고 언론의 자율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 이런 행태는 사실상 언론통제를 위해 노골적으로 외압을 가한 행위로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실제로 윤 의원은 형평성 차원에서 포털에 항의하려고 했다지만, 보통 사람들은 포털에 항의하기 어렵다. 엄두조차 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그렇지 않아도 세간에선 청와대와 여당이 포털을 장악하고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소문이 무성했었다. 혹시 윤 의원이 청와대에 있을 때, 그런 식으로 언론통제를 해온 것은 아닌지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게 됐다.


어떤 측면에서 이는 박근혜정부 당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에 전화로 항의한 것보다도 더 심각한 사안일지 모른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닷새 뒤인 2014년 4월 21일,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었던 이 전 의원은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해경이 적극 퇴선 명령을 내리지 않았다’는 기사에 대해 항의했다. 그 한 통의 전화로 이 전 의원은 올해 1월 ‘세월호 보도 개입’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으로부터 벌금 1000만 원을 확정 받았다.


이런 행태는 옳지 않다. 법도 이런 행위에 대해선 엄하게 다스리고 있다.


실제 방송법상 방송 편성에 대해서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고, 이를 어기면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권력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일이 발생해서는 결코 안 된다. 


언론의 자유는 권력의 견제와 비판기능의 상징과도 같은 것으로,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것은 곧 독재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인 탓이다.


그런데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지금 문재인 정권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참담하기 그지없다.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경고한다. 역대 모든 정권이 어떤 식으로든 언론을 통제하려는 꿈을 꾸었고, 시도하려는 정권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그 어떤 정권도 언론을 완전하게 통제하지는 못했다. 국민 의식이 성숙한 지금은 더욱 어렵다. 그러니 뉴스를 통제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 당장 내려놓아라. 언론인들이 살아 있는 한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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