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의 물귀신 작전 통할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2-01 12: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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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물귀신 작전이 어느 정도 통하는 모양새다.

정세균 국무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정 운영 부담을 줄이기 위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 총장의 동반 사퇴가 필요하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는 소식을 두고 하는 말이다.
 

이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정확한 입장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저도 고민이 많다"며 사실상 동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세균 총리가 오늘 오전 추미애 장관과 국무회의를 앞두고 10여 분간 독대한 것도 추 장관의 동반 사퇴 필요성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까지 나오는 마당이다.
 

만일 추 장관이 윤 총장과 동반 퇴진하게 된다면, 추 장관의 물귀신 작전은 완벽하게 성공을 거두게 되는 셈이다.
 

언론에서는 추 장관과 윤 총장의 갈등이라며 마치 쌍방 폭행이나 되는 것처럼 보도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다. 실제로는 추 장관의 일방적인 공격에 대해 윤 총장은 힘겹게 자신을 방어하고 있을 뿐이다. 즉 추 장관의 일방적인 폭행이 자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실제로 추 장관은 연일 직무배제ㆍ징계 청구라는 초강수로 윤 총장을 두들겨 패고 있다.
 

따라서 두 사람의 갈등을 핑계로 동반 퇴진시킨다는 건 국민이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것은 폭행의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별하지 않고 쌍방 폭행으로 몰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윤 총장을 향한 추 장관의 공세 속에는 처음부터 그런 노림수가 숨어있었을지 모른다.
그런 전략이 성공하면 추 장관은 친문 지지자들로부터 논개라는 칭호를 받게 될 것이고,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기회를 얻게 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국민은 논개전략이 아니라 그저 혼자 죽기 싫은 추 장관의 물귀신 작전으로 볼 뿐이다. 따라서 설사 윤 총장과 동반퇴진하는 전략이 성공을 거두더라도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더구나 그런 전략은 성공을 거두기도 어렵다.
 

지금 여의도 정가에선 이런 시나리오가 나돌고 있다. 추 장관은 자신이 임명한 법무부 징계위원회를 내일 열어서, 윤 총장을 해임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하고, 그걸 근거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해임을 건의하면, 문 대통령이 기다렸다는 듯이 서명하고,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윤 총장의 옷을 벗기게 될 것이란 시나리오다. 그 과정에서 민심의 동요를 의식해 추 장관도 동반사퇴시킨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시나리오가 성공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법무부가 중징계를 의결하고, 대통령이 재가하더라도 아무런 얘기 없이 서명만 한다면 그걸 대통령의 의사 표시로 볼 수 없기에 끝까지 법적 대응으로 응수하겠다는 게 윤 총장의 입장인 까닭이다.
 

윤 총장은 어제 법원의 집행정지 심문에서도 추 장관의 조치에 대해 정부 의사에 반하는 수사를 했다는 이유로 불편해진 검찰 총장을 쫓아내기 위해 위법하고 부당한 처분을 했다며 사실상 '검찰 총장 찍어내기'로 규정했다. 한마디로 정권의 비리에 맞서 수사하는 검찰총장에게 누명을 씌워 쫓아내려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윤 총장은 설사 문 대통령이 법무부의 해임건의 안에 서명하더라도, 그에 따른 합당한 해명이 없다면, 수용하지 않고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 불 보듯 빤하다.
 

결과적으로 추 장관이 윤 총장을 찍어내기 위해 물귀신 전략을 세웠지만, 동반 퇴진은커녕 추 장관 나 홀로 옷을 벗게 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논개가 되려 했던 추 장관은 자신의 그릇된 영웅심으로 인해 물귀신이라는 오명만 남기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도 모른다. 자업자득이다.
 

정세균 총리도 추 장관의 도우미 역할을 자처해서는 안 된다. 쌍방 폭행이라면 동반 퇴진이 맞지만, 이건 누가 봐도 일방폭행으로 가해자만 옷을 벗게 하면 되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두들겨 맞은 피해자까지 갈등을 핑계로 옷을 벗기는 것은 옳지 않다. 

 

검찰개혁은 필요한 것이고 누군가는 반드시 해야겠지만 추미애 방식은 아니다. 온 나라를 들쑤셔 놓은 법무부 장관을 교체하고 추진해도 늦지 않다. 민주주의는 결과나 속도보다도 절차가 더 중요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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