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3당 통합, 무엇을 위한 통합인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2-09 12: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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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호남을 지지 기반으로 하는 옛 국민의당 계열 3개 정당이 4·15 총선을 앞두고 통합 논의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지만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오는 10일 각 당 협상 대표들이 참여하는 통합추진기구를 공식 출범하고 첫 회동을 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르면 이번 주 통합을 공식 선언하고 '원내 3당'으로서 존재감을 키워 총선에서 보다 유리한 위치를 확보하겠다는 야무진 꿈을 꾸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그 꿈은 아무래도 ‘한여름 밤의 꿈’으로 막을 내릴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다.


물론 이들 정당이 한데 뭉치면 28석(바른미래당 17석, 대안신당 7석, 평화당 4석)의 거대한 통합 정당이 만들어질 수 있다. 설사 안철수계 의원 7명 가운데 권은희 의원이 탈당하더라도 27석으로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에 이은 '원내 3당'으로, 총선에서 '기호 3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미래한국당이 한국당 의원들의 당적을 대거 이동시켜 ‘기호3번’을 차지하려고 하지만, 27석 이상을 이동시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런 점에선 기대가 되지만 그게 전부라면 아무 희망이 없다.


제3지대 통합정당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줄곧 주장해 왔던 것처럼 반드시 ‘호남+알파’가되어야만 비로소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당으로 주목받을 수 있는 것이다. 


손 대표가 말하는 ‘+알파’란 바로 ‘미래세대’와의 결합이다. 


실제로 손 대표는 MBC를 통해 방송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 정강·정책 방송 연설'에서 "미래세대가 중심이 되고, 그들을 정치 주역으로 세우기 위한 정치구조 개혁을 적극 주도하겠다"며 "현재 논의되고 있는 제3지대 통합론에 있어서 미래세대가 중심이 돼 정계개편을 이끌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즉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등 단순히 호남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 간의 지역 소통합 논의를 넘어서서 203040세대까지 함께하는 제3지대 대통합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손 대표가 최근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에 전격통합을 제안한 것은 이들 ‘미래세대’와의 통합을 위한 전 단계에 불과한 셈이다. 


그런데 문제는 손학규 대표의 의중과 다른 방향으로 3당 통합이 이뤄질 경우, 즉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이 바른미래당에 조건 없이 들어오는 게 아니라 지저분하게 통합지분을 요구하고, 그런 협상이 이뤄질 경우, 손 대표가 구상하는 ‘미래세대’와의 통합은 사실상 물 건너가게 될 것이란 점이다. 그들에게 내어줄 공간이 그만큼 좁아지는 까닭이다.


실제로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쪽에선 지도부 체제 문제를 들고 나오는 등 노골적으로 지분싸움을 걸어오는 모양새다.


이미 손 대표는 ‘미래세대’와의 통합이 완성되고, 호남 3당 통합까지 완성되면 평당원으로 돌아가겠다고 선언한 마당이다. 이는 역설적으로 ‘호남통합’과 ‘미래세대통합’을 사명으로 알고, 그것이 완성되지 전 까지는 어떠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당을 지키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보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필자는 그런 손 대표의 의지에 박수를 보낸다.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은 왜 ‘호남3당 통합’을 하려는 것인지 명확하게 할 필요가 있다.


단순히 호남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와의 1대1구도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면 그건 안 된다. 바른미래당은 물론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에서는 호남 지역 이외에도 여러 예비후보들이 이미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갈이에 나선 마당이다.


그들에게 희망을 주는 ‘+(플러스) 통합이 아니라 오히려 절망감만 안겨주는 ’-(마이너스) 통합‘이 된다면 손학규 대표는 그런 통합을 단호히 거부해야 한다.


그동안 차별화된 콘텐츠로 눈길을 끌어 왔던 2040주축의 브랜드뉴파티(약칭 뉴파티)가 오늘 국회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연다고 한다. 부패한 진보와 뻔뻔한 보수에 환멸 느낀 2040모임으로 출발한 뉴파티가 드디어 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3040세대 정치네트워크 '시대전환'도 이달 23일 창당대회 개최를 목표로 당원 모집과 주요 시.도당 설립 등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세력들에게 문을 활짝 열어주고 그들이 원내정당에서 마음껏 재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해줘야 비로소 ‘플러스 통합’이 완성되는 것이다. 손대표의 이런 구상에 동의한다면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은 지저분하게 지분을 요구하거나 손학규 체제를 흔들어서는 안 된다.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다면 대안신당과 평화당은 즉각 조건 없는 통합을 선언하고 이행하라. 사실 대안신당과 평화당이 갈라선 것은 지분다툼 탓 아닌가. 그런 다툼이 이번에도 재연된다면 호남3당 통합은 차라리 하지 않는 게 백번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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