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의 미국통신 31] 트럼프의 이중성, 아니면 미국의 고민인가?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22 12: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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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전염병 사태 이후 연일 언론 브리핑을 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2월21일 토요일 언론과의 회견에서 중국과의 문제에 대하여 질문을 받고 애매모호한 태도를 보여 주었다. 다른 회견시에는 이번 사태를 초래한 나라가 중국임을 거듭 확인하고서 중국바이러스(China virus)라는 용어는 사실에 입각한 중립적인 것이지 인종차별적 용어가 아니라고 하며 단호한 모습을 보이던 그답지 않게 오늘 질문에서 나온 중국의 공산당이 보여준 비밀주의적 태도에 대해서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들의 처신이 극심한 문제를 일으킨 원흉임에도 나는 중국을 존경한다. 시진핑과는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이번 사태에서 보다 일찍 사태 초기에 정보를 공개하고 알렸어야 한다’고 하였다. 계속되는 질문에도 ‘중국이 현 사태의 희생자이기도 한데 고의로 그랬겠느냐’는 식의 변명을 하며 최근 미국내에서 제기되는 중국 공산당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서는 편을 들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마치 북한의 김정은을 대하는 것과 비슷한 태도이다. 왜 이런 애매모호한(아님 비굴한) 모습을 보여야 하는가? 중국이 잘못했으면 잘못했고 이를 규탄하여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하는데 말이다. 미국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서도 그렇다. 중국의 사실은폐가 세상을 이렇게 어렵게 만들었는데 말이다.

이런 트럼프의 애매한 태도는 잠시 생각해 보면 미국이 처한 상황의 어려움을 말해 주는 것 같다. 트럼프를 옹호하는 폭스뉴스의 보도 등을 볼 때 현 미국 행정부는 중국과 은밀한 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 같다. 그의 측근 참모였던 스티브 배넌의 이야기 등을 보면 트럼프는 당선 전부터도 중국의 미국에 대한 영향력이나 국제적인 움직임 등을 볼 때 중국의 힘을 누르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것이다. 그럼에도 겉으로는 절대 직설적으로 중국 정부를 공격하는 말은 하지 않는다. 여러 외교 정책이나 그의 참모들이 하는 언행을 보면 중국에 대해 점차 공격수위를 높이고 있다. 마치 북핵 협상을 하며 겉으로는 북한에 대해 유화 몸짓은 하면서도 실제적인 내용에서는 가혹한 제재를 유지하며 압박하는 것과 같다.

한마디로 트럼프 외교의 모습이란 앞에서는 웃으며 뒤로 칼을 들이대는 협박을 하는 것이다. 이게 어디 트럼프만의 방법인가? 대부분의 외교관이나 정치인들이 하는 수법이다. 어쩌면 그래야 하는 지도 모른다. 그러나 필자의 견해로는 이런 트럼프의 태도에는 그 이유가 다른데 있다는 생각이 든다.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대로 미국의 힘이 일방적으로 강해 중국이나 북한이 상대가 되지 않을 거라는 일반적 관측과는 달리 미국의 처한 상황이 엄중하고 문제가 있으며 정작 중국이나 북한과 막나가는 식으로 갈 때 생기는 문제를 감당하는 것이 쉽지 않을 거라는 계산을 하는 것 같다. 어떻게든 달래며 시간을 벌어 미국이 준비가 되어야 할 상황을 만들고 싶은 것처럼 보인다. 특히 선거가 끝날 때 까지 만이라도.

한 예로 미국의 제약회사들이 생산하는 항생제 제조의 90%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의존도는 지난 20년 동안 조금씩 이루어져 이 지경에 이르고 있다는 것이다. 다른 제조 산업도 마찬가지다. 세계의 공장이 된 중국 덕분(?)에 미국은 싼 가격으로 소비하는 풍요를 누렸으나 그동안 미국의 제조업은 위축되고 말았다. 이러니 중국의 협박이 허풍만은 아니다. 적어도 미국이 대체 수단을 마련할 때까지는 말이다. 북한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여러 차례 북한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하고 문제를 풀 기회가 있었음에도 미국은 문제의 심각성을 간과하고 지금에 이르러 사실상 북한을 핵보유 국가로 인정해 준 꼴이 되었다. 왜냐하면 북한이 핵을 가진들 이게 미국을 위협하지는 못할 것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도 북한이 정작 실제 공격의 대상으로 삼는 곳은 남한이다. 아무리 북한이 미쳤어도 미국을 상대로 공격을 한 알카에다와 같이 행동하지 못할 거라고 본다. 다만 그들의 오랜 협상 원칙인 대미봉남을 이루기 위해 미국을 위협하는 듯 행동한 것이다. 알카에다와 북한은 다르다. 알카에다처럼 종교적 신념에 차 목숨을 걸고 미국을 악의 세력으로 보는 것이 아니고 미국을 골치 아프게 해서 결국 미군 철수를 통해 남한을 먹으려는 것이기 때문이다. 사실 북한은 미국과 대결보다는 협상을 하려는 나라다. 이를 잘 아는 미국이 한국처럼 절실하게 북핵 문제에 관심이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북한의 핵을 용인하면 전세계가 어려워지고 미국도 위험해 질 수 있다는 생각을 이제 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이 난리에 북한과 전쟁을 할 여유가 있을까 보인다.

트럼프의 이중적인 태도는 미국이 겉으로는 막강한 나라이지만 디테일에 있어서는 고민이 많은 나라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전염병 사태를 봐도 알 수 있다. 누구나 공인하듯이 미국은 세계 최고의 의료 선진국이고 최강의 경제대국이다. 그런 나라가 마스크가 부족하고 병원 시설이 부족하며 호흡기가 부족해 자동차 회사가 이를 급조하겠다고 나서는 등 난리이다. 미국이 돈이 없어 마스크가 부족한 나라인가? 인공호흡기가 얼마나 한다고 부족한 상황이 되는가? 돈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영적 시나리오 부족의 문제이다. 마치 우리나라에서 가장 부자들이 산다는 강남의 강남역에서 홍수가 난 일이 수년전 있었다. 이건 돈의 부족의 문제가 아니라 그렇게 비가 많이 올 줄을 예상치 못했기 때문이다. 그 일 이후로 이 지역에 저수용량을 늘려 저수시설을 지었고 지금은 엄청난 폭우가 쏟아져도 홍수가 나 상가들이 침수당하는 일은 없을 것 같다. 이처럼 지금 미국이 겪고 있는 현상은 돈이 없어서가 아니라 이처럼 파급효과가 큰 재앙 시나리오를 대비하지 않은 데 원인이 있다. 물론 이런 큰 재앙 시나리오를 말한 사람이 없어서가 아니다. The eyes of the darkness라는 D. Koontz의 소설 등에서도 이런 재앙의 위험을 경고 한 적이 있다. 다만 국가 지도자나 일반 국민들이 이와 같은 재난에 대비 할 생각을 하지 않은 것이다. 생각이 딴 데 쏠려 있으니 그런 소리들이 들릴 틈이 없는 것이다. 911 테러도 마찬가지였다. 이제부터 미국은 다른 나라가 될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좀 걸린다. 그래서 중국이나 북한에 강경하게 나가지 못하는 것 같다. 이 틈을 노리고 있는 중국과 북한이다.

이와 같이 미국은 전반적으로는 세계 최강의 나라지만 세부적인 면에서는 많은 약점과 문제를 가지고 있는 나라인거 같다. 그러니 트럼프의 고민이 깊은 거 아닌가 한다. 펠로시 의장과 연두교서시 악수를 거절한 그였다. 속된말로 한성격하는 그가 중국 시진핑이나 북한의 김정은에게 우린 좋은 친구다 하며 그들과 척지는 일은 피하는 저자세를 보이는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미국이 온통 전염병 사태 수습에 쏠려있는 상황을 틈타 김정은은 뭔가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느라 무슨 짓을 할지 모른다. 혹자는 북한이 잔뜩 화가 난 미국을 잘못 건드려 폭삭 망할지 모르는 무모한 짓을 하지 않을 거라고 예견한다. 그렇다면 왜 미국의 엄청난 군사력이 한반도 주변과 중국 주변으로 이동하여 준비하는 것일까. 단지 위협용만이 아니라 실제로 엉뚱한 도발 행위를 할 지도 모른다는 시나리오를 대비하는 것 일수도 있다고 본다. 그런데 문제는 북한이 전면전이 아닌 국지적 도발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북한이 국지적인 도발을 일으킨다고 한 들 미국이 이 와중에 전면전을 일으키고 중국과도 마찰을 일으킬 여유가 있을지 하는 생각이 든다. 미국 사회의 여론이 자기 나라 문제도 위중한데 한반도의 조그마한(?) 영토 분쟁에 개입해야 된다고 볼 여론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반도를 침공한 경우가 비슷하지 않을까 한다. 그러니 미국의 입장에선 북한이 좀 조용히 있어주길 바라며 뒤로는 협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애매한 규모의 도발로 북한 내부용 및 미국과의 협상 지렛대로 삼으려 할 것이다. 현 정부는 지금까지 한 것처럼 질질 끌려가며 미국과 북한의 협상을 지켜보기만 할 것 같다. 참으로 웃기는 상황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태도를 보며 한반도의 임박한 위기 시나리오에 대한 대비가 절실해 보인다. 현 정부는 친북적 성향을 가져 더욱 그렇다. 만약 서해도서지역 일부를 침공하여 점령하는데 성공한다면 미국은 이를 두고 국가 간 국경 분쟁으로 치고 외교 채널로 문제를 해결하지 군사적으로 평양을 공격하는 일을 감행할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그게 미국의 현재 분위기로 보인다. 우리의 문제는 우리가 스스로 대처해야 하는데 도무지 한국의 상황은 위태로워 보인다. 하늘도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데 우리가 전력 대처하지 않는데 미국이 이에 개입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북한 김정은에 의한 위기는 전염병만큼이나 큰데 이를 걱정하는 대한민국 국민은 많지 않으니 상황이 심각하다. 이러한 위기 시나리오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집요하게 추궁하는 언론이나 시민단체도 없으니 큰일이다. 그래도 대한민국 군대에 희망을 걸어본다. 아무리 정치가 잘못된 길을 가더라도 역사 앞에 부끄러움이 없어야 할 진짜 군인의 모습을 기대해 본다.

미국이 힘없이 북한의 만행을 방관할 것이란 이야기를 하고자 함이 아니다. 이번 전염병 사태를 보듯 대한민국이 취해야 할 자세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포함한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유비무환의 자세가 우리에게 절실한 요즘이다. 그래야 피해가 그만큼 적어진다. 우리에게 그 피해는 엄청난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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