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의 ‘제2 바른정당’은 성공할까?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9-29 12: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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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추석 전까지 손학규 대표 퇴진을 이끌어내려고 했지만, 결국 안 됐다. (탈당 후 신당 창당 말고는) 다른 대안이 없다. 늦어도 11월까지는 제3신당 창당을 마무리지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다. 이를 기준으로 창당 작업에 필요한 시간을 역산하면 10월10일 전후 행동에 나서야 한다.“


바른미래당 내 유승민 계로 분류되는 한 측근 인사는 29일 <조선일보> 기자와 통화에서 이른바 ‘유승민 신당’을 만들기 위해 다음 달 10일 전후에 탈당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줄곧 손학규 대표의 퇴진만 요구해왔던 유승민 의원도 전날 공개강연에서 "바른미래당이 창당 후 보여드린 게 없다"며 "결심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유 의원은 구체적으로 ‘탈당’이나 ‘신당 창당’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유 의원의 '결심'과 '행동'은 탈당과 ‘유승민 신당’ 창당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상 ‘제2의 바른정당’을 만들겠다는 뜻인데 그 성공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 유승민 신당, 즉 ‘제2의 바른정당’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원 수는 바른정당 출신 8명과 국민의당 출신 권은희 의원 등 고작 9명에 불과하다. 일단 규모 면에서 언론의 주목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칫하면 민주평화당을 탈당한 ‘대안정치연대’처럼 존재감을 상실할 위험이 있는 것이다.


그나마 현재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 사이에서도 의견 통일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부 바른정당계 의원들은 ‘제2의 바른정당 창당’이 보수 분열로 이어질 수 있다며 유보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한국당 등과의 보수통합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좀 더 시간을 갖고 방법을 찾아보자는 입장이다. 설사 ‘제2의 바른정당’을 창당하더라도 과거 바른정당이 실패했듯, 유승민을 간판으로 내세워서는 승산이 없다는 판단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정말로 이들이 10월 10일을 전후해 탈당을 결행하고 ‘유승민 신당’을 창당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설사 신당창당을 하더라도 그것은 사실상 ‘제2의 바른정당’에 불과한 것이어서 정치권에 주요변수가 될 가능성은 사실상 0%에 가깝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유승민 의원과 오신환 원내대표 등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추석 이후 본격적으로 탈당 후 신당 창당 문제를 논의해왔음에도 아직까지 결단을 내리지 못한 것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것을 스스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유 의원이 이날 "지금은 결론을 내린 것이 없다"며 미적거리는 모습을 보인 것 역시 신당에 대한 자신감 결여 탓일 게다.


아마도 지금쯤은 아무런 대안 없이 ‘손학규 퇴진’만을 외쳐온 자신들의 행동을 후회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미 돌이키기에는 너무 늦었다. 이제 와서 백기 들고 ‘투항’한다고 해도 바른미래당 당원들이 그들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절망적인 상황에서 마지막으로 기대할 수 있는 카드는 안철수 전 대표의 합류다.


그러나 안 전 대표는 이미 자유한국당에 가거나 그들과 연대하는 일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 상태여서 그가 ‘유승민 신당’에 합류해 불쏘시개가 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당시 유승민 일파의 횡포 탓에 서울시장 선거에서 참패한 뼈아픈 기억을 간직하고 있는 당사자다. 그런 그가 유승민 일파를 돕기 위해 ‘제2의 바른정당’에 합류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따라서 유승민 신당을 ‘안철수-유승민 공동 신당’으로 멋지게(?) 포장하려던 그들의 음모는 수포로 돌아갈 공산이 크다. 결국 이미 실패한 바른정당이 재탄생하는 것일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들은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6명을 출당시켜 달라며 ‘합의이혼’을 요구하고 있지만 손학규 대표의 입장이 워낙 완강해 그마저도 포기해야할 상황이다.


비례대표는 국회의원 개개인의 능력으로 당선된 것이 아니라 당의 이름으로 당선된 것이니만큼, 당을 떠나려면 금배지를 떼고 가는 게 원칙인 탓이다. 잘못된 판단으로 잘못된 정치의 길을 걸어온 유승민 일파의 최후가 얼마 남지 않은 것 같다. 


장담하거니와 당권에 눈이 먼 유승민 의원의 선택, ‘제2의 바른정당’에 불과한 ‘유승민 신당’은 설사 창당되더라도 내년 총선 이후 소멸의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그 또한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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