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손-안 연대’를 주장하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1-08 12: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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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미국 유학 중인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8일 바른미래당 당원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보내는 형식으로 친정인 바른미래당에서 다시 정치를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이는 새로운보수당 세력과 손을 잡았던 이태규 의원 등의 ‘독자세력’ 요구를 일축한 것이어서 사실상 안 전 대표가 자칭 안철수계 라는 사람들과는 선을 그은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실제로 안 전 대표는 이날 메시지를 통해 “국민들과 당원동지 여러분께서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주셨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그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는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영호남 화합과 국민 통합이 필요하다는 신념으로 추진했던 바른미래당의 현 상황도 제 책임”이라며 “호남에 기반을 둔 국민의당이 먼저 손을 내밀어 역사의 물줄기를 올바른 방향으로 바꾸려는 순수한 의도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설득이 부족했고 결과는 왜곡되고 말았다. 이 역시 모두 제가 부족했던 탓”이라고 거듭 사과했다.


안 전 대표는 “그동안 정치를 그만둘지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 “제가 정치의 부름에 응했던 이유는 삶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희망을 잃어버린 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기 때문이다. 부조리하고 불공정한 사회를 바꾸어야 우리가 함께 미래로 갈 수 있다고 믿었다. 그때의 진심과 선의 그리고 초심은 지금도 변치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진심과 선의로 호소하겠다”면서 “우리가 다시 희망을 가지려면 먼저 우리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국가 대개조를 위한 인식의 대전환에 대해서도 말씀드릴 기회를 갖겠다”고 덧붙였다.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에 대해선 비록 반대 의견이 과반을 넘었지만 찬성 의견도 30%대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8일 <데일리안>이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 복귀에 대해 반대한다는 응답이 55.0%였으며, 찬성한다는 응답은 31.6%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13.4%였다.


성향별로 보면, 스스로 자신의 정치성향을 진보라고 응답한 계층에서는 안 전 대표 정계 복귀 반대 응답률이 73.5%에 달했으며 보수층에서도 정계 복귀 반대가 56.2%로 평균치를 넘어섰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전남북에서는 안 전 대표 정계 복귀 반대가 64.8%에 달해, 복귀 찬성 19.2%를 압도했다. 호남을 제외한 전국 나머지 권역에서는 유의미한 차이가 없었다.(이 조사는 지난 6~7일 전국 성인남녀 1071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7.1%, 표본오차는 95%의 신뢰수준에 ±3.0%p.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는 두 가지 의미를 갖는다.


하나는 안 전 대표를 지지하는 층은 ‘진보’와 ‘보수’라는 이념을 넘어선 ‘중도’ 성향이라는 사실이 확인되었다는 것이고, 또 하나는 호남에선 안 전 대표의 정계복귀에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선(先)중도 확장, 후(後)호남통합’을 21대 총선전략으로 구상하고 있는 것은 이런 연유다. 


이제 바른미래당이 나아갈 길은 보다 명확해 졌다. 무엇보다도 안철수 전 대표가 마치 ‘반문연대’를 빌미로 자유한국당과 통합하거나 연대할 것처럼 행동했던 이태규, 이동섭 의원 등 자칭 안철수계 라는 사람들의 쿠데타가 안 전 대표와 무관하게 진행됐다는 사실이 입증된 것이 반갑다.


즉 안 전 대표가 이태규 의원 등이 주장했던 것처럼 ‘보수통합’에 합류할 가능성도 없고, ‘독자세력’ 가능성도 없다는 뜻이다. 한마디로 안 전 대표는 친정인 바른미래당에 ‘정치 2막’을 시작하겠다는 의지가 확인되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제 중도 층의 지지를 받는 안철수 전 대표와 호남에서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덜한 손학규 대표가 역할분담을 통해 중도를 확장하고, 나아가 호남통합까지 완성하는 방안을 모색해야만 한다. 당내에서 당원들이 ‘손-안 연대’를 주장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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