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후폭풍에 민주-정의당 ‘휘청’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9-24 12: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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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연일 새로운 의혹이 불거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장관 지키기의 최전선에 섰던 더불어민주당과 조 장관을 고위공직자 부적격 리스트인 ‘데스노트’에 올리지 않은 정의당이 후폭풍으로 ‘휘청’거리는 모양새다.


민주당 물밑에선 “이제라도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심상치 않은 민심의 변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물론 당 지도부는 여전히 ‘조국 지키기’라는 기존의 스탠스를 유지하고 있다.


실제로 검찰이 23일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에도 이해찬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대규모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데 현재까지 확실하게 진실이 밝혀진 건 별로 없는 듯하다”며 대수롭지 않은 듯 말했다. 


검찰의 압수수색이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부인인 동양대 정경심 교수를 겨냥한 것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주 의원들과의 오찬 자리에서도 “조 장관이 기소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조 장관이 기소되지 않는 한 설사 그의 부인 정 교수가 기소되더라도 당의 입장에는 변화가 없을 것이란 의미로 해석된다.


하지만 민심은 날로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게 안일하게 대응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지금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는 물론이고 수도권 지역까지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탓이다. 특히 교수들의 시국선언과 대학생들의 잇단 조국사퇴 촉구 시위 등 지식인층과 청년층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게 뼈아픈 대목이다.


이로 인해 내년 총선에서 적어도 20석은 날아갈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이해찬 대표의 생각과는 달리 민주당 내부에서 조국 장관의 거취문제를 들고 나오는 의원들이 나타날 것이고, 나아가 당 대표 인책론까지 불거질 수도 있다.


따라서 당 지도부가 출구전략을 진하게 고민하고 청와대에 이런 여론을 적극적으로 전달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제왕적대통령제하에서 여당이 대통령의 뜻을 거스르는 진언을 한다는 게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결국 당 지도부는 대통령 ‘눈치 보기’로 일관할 것이고, 그로 인해 민주당은 내년 총선에서 낭패를 보게 될지도 모른다.


조국 후폭풍은 민주당뿐만 아니라 정의당에게도 치명상을 남겼다.


최근 정의당에 실망한 당원들의 탈당행렬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특히 당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진 진중권 동양대 교수마저 최근 탈당계를 제출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정당 지지율도 지속인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급기야 당 지지율이 5% 대로 떨어졌다는 충격적인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도기도 했다. 


뒤늦게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지난 21일 “이번 정의당 결정이 국민적 기대에 못 미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우리 사회의 특권과 차별에 좌절하고 상처받은 청년들과 또 당의 일관성 결여를 지적하는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스럽다”고 사과에 나섰지만 돌아선 민심을 붙잡기엔 역부족이었다. 이로 인해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으로 가장 많은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되던 정의당은 그 자리를 바른미래당에 내어주게 생겼다.


그런 의미에서 제3의 길을 가고 있는 바른미래당에게는 ‘기회의 문’이 열린 셈이다.


집권여당에 실망한 표가 바로 자유한국당으로 옮겨가지 않는 것은 한국당 역시 ‘조국 사태’와 비슷한 ‘최순실 사태’로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세력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무당층에 남아서 정의당과 바른미래당 가운데 어느 정당을 선택할지 고심하고 있는 판국에 정의당이 데스노트에서 ‘조국 제외’라는 악수를 두고 만 것이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바른미래당이 무당층과 중도층의 관심정당으로 떠올랐다. 특히 연비제 도입으로 인해 모든 정당 가운데 가장 많은 수혜를 보는 정당이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내에서 양당제 회귀를 갈망하는 구태세력, 한국당과의 연대로 자신들의 정치생명을 이어가려는 극우세력들이 ‘제3의 길’을 걸어가는 손학규 대표를 흔들어 대고 있는 게 문제다. 만일 손 대표가 그런 세력들을 털어내고 당당하게 나아간다면 내년 총선에서 바른미래당은 지난 총선에서 국민의당이 거두었던 성적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의석 수에서 패권양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실상부한 제3정당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국민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다당제의 안착여부는 결국 손학규 대표의 손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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