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김선동?…아. 김선동!”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2-10 12: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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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최근 필자는 ‘안철수도 금태섭도 아니고 김선동이다’라는 제목의 칼럼을 썼다.


4.7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일각에서 당 밖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금태섭 전 의원을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하는 것은 잘못되었다는 지극히 원칙론적인 글이었다. 당시 국민의힘에선 서울시장 출마를 위해 사무총장직을 내던진 김선동 전 의원이 있었기에 그렇다면 당 지도부와 당원들은 당연히 그를 주목해야 한다는 취지의 글이었다. 사실 그때만 해도 국민의힘 내부에서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직간접으로 밝힌 사람은 김 전 의원이 유일했다. 


한마디로 제1야당이 출마 의지를 밝힌 당내 인사를 외면하고, 당 밖에 있는 인사들을 기웃거리는 것은 옳지 않다는 것이 칼럼 내용의 골자다. 김선동 전 의원에 대한 지지는 아니었다.


그런데도 이후, 독자들로부터 ‘김선동을 잘 아느냐’는 질문을 수차례 받았다. 


물론 일간지 편집국장을 거쳐 주필이라는 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이 재선 국회의원에 서울시당 위원장까지 역임한 그를 왜 모르겠는가.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그에 대해선 깊이 있게 잘 몰랐던 게 사실이다. 이후 글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라도 그가 어떤 인물인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고, 그가 내세운 공약 등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게 됐다.


그 결과는 ‘어, 김선동? 아, 김선동!’이었다.


즉 처음에는 ‘어, 김선동?’이라고 하면서 그가 누구인지, 고개를 갸웃거리며 살펴보다가 그를 어느 정도 알고 나서는 ‘아, 김선동!’하고 감탄을 하게 됐다는 말이다.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는 여야 서울시장 후보군 가운데 그의 인지도가 다른 후보군에 비해 낮은 건 사실이다. 따라서 필자가 그랬듯 서울시민들도 ‘어. 김선동?’하고 고개를 갸웃거리게 될 것이다. 하지만 낮은 인지도는 그가 정당 후보로 확정되는 순간, 곧바로 극복할 수 있다.


문제는 본선 경쟁력이다. 과연 그가 경쟁력을 갖추었는가.


이에 대한 대답은 그의 ‘3대 공약’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2021년 서울의 최저임금을 9000원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제가 서울시장이 되면, 오는 2022년 최저임금 1만원 목표를 현 문재인 정권보다 서울시에서 앞당겨서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처음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문재인 대통령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이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에게 엄청난 부담을 줘 오히려 일자리를 줄어들게 만드는 등 후유증을 유발함에 따라 야당이 비판하고 있는 상황에서 야당 인사가 그 보다 앞당겨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을 약속한 까닭이다.


무리한 약속이 아닐까 우려하는 마음으로 그 내용을 살펴보다가 무릎을 ‘탁’ 쳤다.


문 대통령처럼 아무 생각 없이 내던진 공약이 아니라 그에겐 치밀한 계획이 있었다.


서울 임금지원 프로그램을 도입해 고용주의 인건비 부담은 낮추면서 하겠다는 것이다.


즉 서울시가 최저임금 중에 1000원을 부담하고, 임금지원 프로그램을 통해서 민간업주 부담은 8000원으로 축소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고용주는 2021년 정부안 8720원보다도 무려 8.3%나 경감된다. 소요재원 마련 계획에도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이런 약속이 성공을 거둘 경우, 사실상 높은 수준의 ‘서울형 최저임금제’가 만들어진다는 점에서 마치 ‘보물’을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또 서울의 극심한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소득양극화개선 기금’을 설립하겠다고 약속했다.


기금조성 방안도 눈길을 끈다. 여러 방안을 제시했지만, 특히 필자의 시선을 사로잡은 건 ‘빌딩보유제산세’ 강화다. 사실 문재인 정부가 주택공시지가 현실화율을 90%까지 인상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빌딩에 대한 공시지가 현실화율은 아직 40% 수준에 불과하다. 이를 곧바로 80%까지 끌어 올린다는 것이다.


주택 소유자에 대해선 기름 짜듯이 세금을 올리면서 이른바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건물주에 대해선 관대한 정책은 잘못됐다는 것이 김선동 전 의원의 지적이다. 이를 바로 잡기만 해도 3조원 가량의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마련된 재원으로 서울시민이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막고, 중산층으로 올라서는 디딤돌을 만들겠다는 그의 발상에 절로 박수가 나온다.


그는 만 65세 이상 1가구 1주택자에 대해선 종부세를 면제하겠다는 약속도 했다.


세금폭탄으로 은퇴세대의 정주 환경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의 약속은 노령층에 큰 힘이 될 것이다. 그러니 ‘아, 김선동!’하고 감탄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높은 인지도에도 지지율은 정체 상태에 놓인, 한마디로 연예인 같은 다른 후보군보다도 그의 본선 경쟁력을 높이 평가하는 이유다.


제1야당은 묵살하고 정의당과 같은 소수 야당에 대해선 협박하는 여당의 도 넘은 ‘갑질’을 보면서 서울시민들에게 김선동 전 의원이나 금태섭 전 의원 등 야권 서울시장 후보들의 경쟁력을 잘 살펴봐달라고 읍소하고픈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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