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한국, 야합 꿈도 꾸지 마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2-09 12: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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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선거법 개정안 협상에 임하는 더불어민주당의 태도가 수상하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각 정당은 이른바 4+1 협의체(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를 구성하고 지난 6일부터 본격적인 선거법 개정안 협상에 돌입했지만 민주당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아직까지도 단일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입만 열면 개혁을 주장하는 민주당이 왜 선거제 개혁안에 대해선 머뭇거리는 것일까?
 

지금으로부터 딱 1년 전인 2018년 12월, 그러니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이정미 당시 정의당 대표의 단식 열흘째 되던 날에 여야 5당 원내대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대해 극적으로 합의했다. 

 

그리고 올해 4월30일 우여곡절 끝에 지역구 225석에 비례대표 75명, 연동형 50%를 골자로 한 선거법 개정안이 패스트트랙(신속 처리 안건)으로 지정됐다. 물론 처음부터 여야5당 합의 자체를 전면 부인했던 한국당은 여기에 동참하지 않았다. 한국당은 앞으로도 선거법 개정 논의에 참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실제로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9일 "신임 원내대표단은 패스트트랙 2대 악법을 저지하고 친문 3대 농단과 관련해 강력한 대여 투쟁을 전개해야 한다"고 하명했다.
 

누가 원내대표로 선출되든 그의 임무는 협상이 아니라 현재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 개정안을 저지하는 것이라고 아예 못을 박은 것이다.
 

그런데도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과 성의 있는 대화를 통해 '4+1'공조를 넘어 전체 합의로 확장할 수 있는 길이 없는지 찾겠다"며 "자유한국당의 새 원내대표가 선출되면 최선을 다해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물론 집권당이 제1야당과 대화하겠다는 태도는 바람직한 것으로 그걸 나무랄 수는 없다.
 

하지만 민주당이 한국당을 협상장에 끌어들이기 위해서라는 허울 좋은 명분을 앞세워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제 개혁을 후퇴시키는 방안을 제시하는 건 옳지 못하다. 결과적으로 한국당을 핑계로 패권양당이 적대적 공생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야합을 하는 것에 불과한 까닭이다. 

 

사실 지금 패스트트랙에 올린 선거법 개정안도 독일처럼 온전한 연동형은 아니다. 민주당의 소극적인 태도로 인해 정당 득표율의 50%만 반영하는 준연동형, 즉 반쪽짜리 연동형이 만들어졌던 것이다. 그 때에도 민주당은 한국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이유로 들었었다.
 

그런데 요즈음 민주당은 이마저도 또 다시 후퇴하는 반개혁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역시 내세운 명분은 한국당과의 협상이다.
 

실제로 민주당은 협상을 시작하면서 한국당과 협상이 가능한 안을 만들어야 한다며 연동형 비율을 30%까지 낮추는 안, 준연동형 비례제를 적용할 의석수를 25석 또는 30석으로 정하는 안, 비례대표 의석으로 제시된 75석을 대선거구제 15곳에서 5명씩 뽑는 안 등 연동형을 약화시키는 안을 제시하고 있다.
 

한마디로 자신들이 승자독식 현행 선거제에서 누려온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덜 내려놓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는 셈이다. 그러면서도 그 핑계의 대상으로 한국당을 지목하고 있으니, 민주당과 한국당이 짬짜미를 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실제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는 이날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이 야합해 선거제 개혁이 무산되는 것을 강하게 우려했다. 그는 만약 여당이 한국당과 손잡고 짬짜미를 시도한다면 그것은 파국이라며 (한국당과 손을 잡으면)정부여당은 몰락의 길을 가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말 이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 된다.
 

국민의 선택을 있는 그대로 의석수에 반영하는 연동형 도입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다. 한국 정치는 그동안 소선거구제 하에서 지역할거주의와 승자독식구조가 고착됐고, 이로 인해 대한민국은 극단적인 갈등의 정치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이런 고질적 병폐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각 정당이 얻은 표에 비례해서 의석수를 배분하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게 연동형이다. 따라서 연동형 비율을 낮추자는 민주당의 태도는 온당치 못하다. 그것은 대화에 임하지도 않는 한국당을 핑계로 자신들의 기득권을 지키려는 꼼수에 불과하다. 

 

민주당은 이제라도 한국당과의 협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고 패스트트랙 협상에 임해야 한다. 경고하거니와 민주당이 한국당과의 협상을 이유로 연동률을 낮추려 한다면 그것은 패권양당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야합으로 범국민적 저항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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