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의 미국통신 29] 불확실성 시대를 살아가는 지혜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15 12:5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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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글로벌 판데믹이 공식 선언됐다. 진작 선언 되어야 했을 것이 늦게나마 선언 됐다고 하는 평가가 많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얼마나 정치적인가 하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그럴 리 없을 것이란 기대 섞인 전망이 무참하게 틀리고 말았다. 이렇게 사람의 전망이란 얼마나 어리석은 것인가 하는 초라함을 느낀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 하루하루 살아 요” 하는 복음성가의 가사처럼 누가 내일을 예측할 수 있는지 그동안 헛된 자신감으로 살아온 시간이 부끄러워진다. 


우리의 미래에 있을 불확실성의 요소는 수없이 많다. 경제적, 군사적, 사회적 곳곳에서 우리의 예측을 벗어나는 일들이 벌어질 가능성이 아주 많다. 가능성만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에 대하여도 예전에 비하여 그 위험성의 폭이 엄청난 규모의 결과를 가져 올 지도 모른다. 발전된 교통수단의 영향으로 지금과 같은 전염병이 예전에 비해 엄청난 규모와 속도로 전파되는 걸 보면 과연 더 빠르게, 더 크게 라는 구호처럼 확대 지향적 세계경제 경쟁이 과연 무엇인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군사적으로도 핵전쟁보다도 더 무서운 생물학전의 가능성 등 지금의 세계는 어느 때 보다도 막대한 위험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사회적으로도 가족의 해체 하나만을 보더라도 세계는 엄청난 위기를 향해 가고 있다. 과학 기술이 우리를 조종하는 지경에 까지 이를 인공지능 만능의 미래도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 발 전염병이 세계적으로 가장 우수한 위생과 의료기관등을 가진 미국에서 엄청난 위력으로 확대되고 있다. 미국의 보건관련 전문가들은 회복 전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는 이야길 한다. 아침이 오기 전 어둠이 가장 심한 상황을 빗대어 곧 아침이 오지 않을 까 하는 기대 섞인 전망(물론 과학적 통계에 기반 한 예측이긴 하지만)일 것이다. 초기 대응에 있어 자신감을 가졌던 트럼프 행정부도 이제는 심각성을 인식하고 매일 매일 회의를 열고 대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하고 있다. 신속하게 중국에서의 출입을 봉쇄하여 효과를 본 미국은 급기야 유럽에서의 입국을 금지하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첫 번째 기자 회견 시 트럼프는 공중보건 전문가의 예측을 반박하며 미국에서 이 전염병이 전파되는 것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지적에 대하여 동의하지 않는다고 한 일이 기억된다. 이게 바로 전문가의 과학적 지식에 대하여 정치적 동기로 과학적 사실을 왜곡하는 잘못을 저지르고 말았다. 무슨 근거로 트럼프가 전문가의 지적에 대하여 반박 한단 말인가? 국가지도자는 최악의 상황을 늘 대비하는 모습이어야 하는데 정 반대로 행동하고 이제 그 행동을 속으로는 후회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이란 미국에서 전염병 진단시약이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은 허점이 노출되고 있다. 2009년 허리케인 캐트리나의 경우에도 재난 구호체제가 허술한 것(구호물품 전달이 안 되던 일 등)이 나타나 얼마나 망신을 당했는지 기억이 생생한데 이번 진단 검사체제가 형편없이 부족한 것을 보며 과연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미국의 의료가 지나치게 경제적인 측면에서 관리되다 보니 돈이 안 되는 분야에 대해서는 허술해 지는 약점을 노출하는 것이 문제라는 생각이 든다. 작년 Home Depot의 회장이 뉴욕 대학교 의대생들에게 전액 장학금을 전달하면서 그 이유가 의학을 돈이 많이 벌리는 분야로 쏠리는 왜곡현상을 교정하려고 한다는 희망을 전한 일이 보도 된 바 있다. 마찬가지로 미국정부 내에서도 의료가 보다 공중보건, 예방, 재활 등의 분야에 더욱 많이 보강되는 일이 필요하다. 이는 시장에 맡기기 보다는 정부의 개입이 필요한 공공재 분야이다. 이러한 분야에 공공자금을 투여하는 일은 낭비처럼 보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 닥쳐 올 때 그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다. 마치 보험을 드는 것과 같다.


불확실한 미래를 살아야 하는 우리는 보험을 드는 것과 같이 삶의 일정 부분을 위기관리에 배당해야 하겠다. 그럼 그 보험이란 무엇인가? 단순히 재난재해비로 예산배정을 하는 것보다도 더욱 중요한 것이 성장 일변도의 경쟁에서 과연 잘 사는 것이 무엇인가 하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이제는 속도만큼이나 균형을 생각해야 할 것이다. 우리가 가는 방향이 바른 것인지에 대한 물음을 하며 속도가 좀 느려진다 하더라도 마땅히 지불해야 할 비용으로 여기는 지혜가 바람직하다. 기후변화에 대한 우리의 대응도 이에 해당 된다. 또한 규모의 크기보다 질이 더 중요한 목표가 되어야 하는 것을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미국의 경우도 이제 세계를 책임지는 나라역할에서 미국이 내실 있는 나라, 미 국민들을 더욱 강조하는 국가정책인 신고립주의가 심화되고 있는 지금 많은 미국인들은 미국자체의 건강성을 더욱 심각히 따져보고 있으며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를 대변하는 것이 트럼프이다. 트럼프주의가 힘을 얻고 있는 것은 그가 포지션을 정한 MAGA (Make America Great Again)이라는 슬로건에 미 국민이 공감하기 때문이다. 이번 사태로 미 국민들의 마음에는 이제 더욱 미국우선(America First)주의가 강해지리라 보인다. 중국 우한에서 촉발된 현 사태에 대해 공산독재 시진핑 치하의 중국은 중국공장에서 생산되는 미국 제약 회사의 의약품 공급 위협 등으로 오히려 방귀 낀 놈이 성내는 지경에 까지 이르고 있다. 이제 미국의 중국에 대한 견제와 보복은 트럼프 공화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국사회 전체가 중국혐오증(China Phobia) 현상으로 발전 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뉴욕시 등 중국인 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는 아시아인에 대한 증오범죄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미국의 대중국 정책이 더욱 강경한 방향으로 갈 확률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이 대만을 앞세워 중국의 자유화를 추구 할 정황들이 속속 목격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에 대한 미국경제 의존도는 낮아 질 것이 예상된다. 미국은 중국을 가상 적에서 실제적인 적으로 대해가는 느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미국과는 멀어져 가고 망해가는 중국에 매달리고 있으니 참으로 한심하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사는 것이 새로운 정상(New normal)이 되고 있다. 불필요한 두려움을 피하기 위 하여는 사실에 귀를 기울이고 전문적인 지식을 일반인들이 이해 할 수 있도록 쉽게 전달하는 기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Facts not Fear! 안개 낀 도로를 주행할 때 필요한 수칙인 감속이 국가경영이나 개인의 영역에서도 불가피 해 지는 요즘이다. 그동안 잊고 살았던 소중한 것들을 찾아보는 전화위복의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오랜만에 주어진 여유(?)의 시간을 지나친 두려움으로 낭비하지 말아야 하겠다. 


훌륭한 정원사는 담배를 피울 줄 알아야 한다고 한다. 열심히 일만 하기보다는 담배를 피우며 전체를 보며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이번의 전염병사태로 인한 자발적 격리를 통해 우리의 인생 여행이 바른 곳으로 가는지 각자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곧 트럼프대통령이 미국 국가비상사태를 선포 할 것이라고 한다. 911 사태를 잘 극복해낸 미국이 이번 중국 전염병 사태로 촉발된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낼 것이란 믿음이 든다. 911 이후 달라진 미국처럼 이번 사태로 달라진 미국의 모습이 그려진다. 지금의 고난이 유익 이었다 고백할 시간이 빨리 오기를 기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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