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바른미래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나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9-18 12: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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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바른미래당 내 옛 새누리당 출신 시.도당 위원장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사태를 계기로 자유한국당과 연대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제동이 걸렸다.


손학규 대표가 18일 "조국 사태를 기회로 보수연합을 꾀하는 것은 한국 정치를 왜곡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양당 체제, 극한 대결을 거부한다. 다당제 연합 정치로 가야 한다. 이 시기에 당을 분열시키고 기강을 문란 시키는 행위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장을 보냈기 때문이다.


앞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 10일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반조국’을 명분으로 ‘연대’ 결성을 제안하고, 손학규 대표를 찾아갔으나 손 대표는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세력이 문재인 정권을 단죄한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며 황 대표의 제안을 거절했다. 


반면 새누리당 출신인 유승민 의원은 “딱히 협력을 안 할 이유가 없다”며 황 대표의 제안을 적극 반겼고, 이를 신호탄으로 한국당 시.도당 위원장들은 바른미래당 유승민계 시.도당 위원장들을 집중 공략했다.


한국당의 이런 손짓에 가장 먼저 화답하고 나선 사람은 바른미래당 부산시당위원장인 하태경 의원이다.


하 의원은 지난 16일 유재중 한국당 부산시당위원장과 함께 부산시의회에서 ‘조국파면과 자유민주 회복 위한 부산시민연대’ 결성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내 유승민 계인 하 의원이 가장 발 빠르게 사실상의 ‘보수연대’를 결성하고 나선 것이다.


이런 움직임은 수도권에서도 나타났다.


서울에선 한국당 시당 위원장인 이은재 의원이 바른미래당 시당 위원장인 이혜훈 의원에게 연대를 제의했고, 경기도에선 한국당 도당위원장인 송석준 의원이 바른미래당 도당위원장인 정병국 의원에게 손을 내밀었다. 이혜훈 의원과 정병국 의원은 이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으나, 더 이상의 진전은 보지 못했다.


손 대표가 이날 보수연합을 추진하는 이들의 행위를 ‘당을 분열시키고 기강을 문란 시키는 행위’로 규정하고,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탓이다.


실제로 이은재 의원과 물밑접촉을 해왔던 이혜훈 의원은 손 대표의 반대로 서울시당 운영위에서 ‘보수연대’가 통과되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 따라 더 이상의 논의를 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정병국 의원도 이날 “연대하지 않겠다”며 한발 물러섰다.


그럼에도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반조국’을 고리로 앞으로 보수통합론이 더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도 전날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보수통합과 관련해 “조국 법무부 장관 문제는 통합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씨앗”이라며 "선거법 부분이 정리되면 통합 논의가 마무리될 것"이라고 말했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반조국 연대’를 제안하고, 손 대표를 방문한 것 역시 한국당을 중심으로 한 ‘보수통합’의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국당이 바른미래당을 통째로 흡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세력과 함께 할 수 없다는 손학규 대표의 의지가 워낙 강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손 대표는 "거대 양당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확산되고 다수의 여론조사에서 무당층이 40%에 육박한다. 중간지대가 크게 열리고 있는 것이다. 제3의 길, 새정치를 준비해야 한다"며 "바른미래당이 나서야 할 때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른미래당이 제3지대 새정치 세력 확립의 중심 정당으로 앞장 설 것이라는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는 친정인 자유한국당에 복귀하려는 당내 유승민계, 즉 양당제로 회귀하려는 당내 구태세력에 대한 선전포고나 다를 바 없다.


그러면 국민은 조국사태를 계기로 보수연합을 도모하려는 유승민 일파와 제3정당의 길을 걷겠다는 손학규 대표 가운데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아직은 관망 중인 것 같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조국 사태를 계기로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는 상황임에도 자유한국당이 반사이익을 얻지 못하고 있다. 민주당이 싫지만 그렇다고 한국당을 지지할 수 없다는 민심이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바른미래당 지지율은 좀처럼 오르지 않고, 무당층만 증가하고 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당내 분열상황으로 인해 ‘조만간 한국당에 흡수되고, 소멸될 정당’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탓이다. 제3당인 바른미래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으려면 이런 불확실성을 깨뜨리고, 독자노선을 걷겠다는 확실한 의지를 국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어쩌면 하태경 의원을 징계하는 것이 그 시발점이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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