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패인은 위성정당 창당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4-23 12:56:20
  • 카카오톡 보내기
  • -
  • +
  • 인쇄

주필 고하승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과 그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의 의석은 모두 180석으로 압승을 거두었다.


반면 미래통합당은 그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의 의석을 모두 합해도 고작 103석에 불과하다. 개헌저지선인 100석을 가까스로 넘어서는 참패를 당한 것이다. 


대체 미래통합당은 왜 이렇듯 참혹하게 무너진 것일까?


당내에선 많은 사람들이 ‘공천 잘못’을 패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과연 그럴까?


아니다. 통합당이 폭망한 진짜 이유는 비례용 위성정당 창당이다.


‘승자독식’의 잘못된 선거제도를 뜯어고쳐 정당의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배분하는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국민의 공감대가 형성됨에 따라 비록 부족하나마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선거법개정안이 지난 봄 국회에서 힘겹게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로 인해 지역구에서 강세를 보이는 집권당과 제1야당 같은 패권양당은 비례대표 의석을 소수정당에게 내어주고 그 소수정당들이 소외된 소수의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 것이다. 당연히 그 어느 정당도 과반의석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고, 국회 내에서 일상처럼 자행되었던 제1당의 독선도 사라지게 될 것이라 믿었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은 소수정당에게 돌아갈 비례 몫을 찬탈하기 위해 꼭두각시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창당하고 말았다.


그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결국 미래통합당을 향해 회초리를 들게 만든 것이다.


당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미래통합당의 위성정당에 대한 반대 여론이 압도적이었다. 통합당은 그런 민심을 수용하고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꼼수’를 부리지 말았어야 했다. 그런데도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는 ‘꼼수’가 아니라 ‘묘수’라며 꼭두각시 정당을 창당하고 말았다.


당시 필자는 본란 칼럼을 통해 “비례전문 위성정당을 만든다는 것은 미친 짓”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장담하건데 꼭두각시 위성정당을 만든 황교안 대표는 준연비제 도입의 의의와 가치를 내팽개친 채 우선 당장 눈앞에 놓인 이익만 쫓은 정치인으로 기록될 것이고, 그로인해 대권의 꿈도 멀어지게 될 것”이라고 단언하기도 했다.


또한 “그럼에도 미래통합당이 수도권 지역구에서 궤멸하더라도 비례 몇 석을 더 건지는 꼭두각시 위성정당을 만들겠다고 하면 그렇게 하도록 놔둬라. 그들이 총선 이후 스스로 소멸되는 길을 택하겠다는 데 그걸 굳이 나서서 말릴 이유가 무엇이겠는가”라고 적었다.


아니나 다를까. 필자의 예상은 적중했다. 통합당 후보들은 수도권에서 궤멸했고, 황교안 전 대표는 대권에서 멀어졌다.


만일 위성정당을 창당하지 않았더라면 통합당 후보들이 수도권에서 이처럼 철저하게 무너지지는 않았을 것이고, 황교안 전 대표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 물론 나중에 민주당도 위성정당을 만들어 국민의 질타를 받기는 했지만, 이미 통합당이 위성정당을 만든 탓에 면피를 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로 통합당만 손해를 본 셈이다.


더구나 100% 연비제를 도입해야 할 당위성이 이번 총선 결과로 입증된 마당이다.


접전지역인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서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득표율은 각각 63%와 36%다. 


그런데 민주당은 수도권 121개 지역구 중 107곳에서 압승을 거둬 무려 88%를 싹쓸이했다.


반면 통합당이 승리한 곳은 12곳으로 10%도 안 된다. 이런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해 만들어진 연비제를 반대한 것이 통합당이고, 그나마 만들어진 준연비제를 무력화시키기 위해 위성정당을 창당한 것 역시 통합당이다. 그 결과 통합당은 4.15 총선에서 참패의 쓴잔을 마셔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도 이에 대한 반성 없이 ‘공천 잘못’을 패인으로 집는 통합당을 보면서 다음 선거에서도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란 생각이 든다. 정말 한심한 정당이다.


이제라도 통합당은 국민 앞에 머리를 조아리고 소수정당에게 돌아갈 몫을 빼앗기 위해 위성정당을 창당한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 그게 당 쇄신을 위한 첫걸음이 돼야 한다.

[저작권자ⓒ 시민일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주요기사

+

기획/시리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