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천은 수도권 출마 결단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03 13: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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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3당 합당으로 민생당이 새롭게 출범했지만, 4.15 출마예정자들 사이에선 좀처럼 활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벌써부터 패배감에 젖은 분위기가 역력하다. 이러다 총선 이후에 다당제를 추구했던 제3지대 정당이 소멸되지나 않을지 걱정이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만남, 즉 아무런 대안 없이 3당 통합을 할 때부터 이미 충분히 예견했던 일로 새삼스러운 건 아니다.


여론조사 결과가 그런 상황을 잘 보여주고 있다. 리얼미터가 YTN 의뢰를 받아 2월25일부터 2월28일까지 사흘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2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당 지지율 결과가 2일 공개됐다. (응답률은 5.2%,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0%p.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그런데 민생당 지지율은 4.1%로 통합 시너지효과를 보지 못했다. 


통합 전 세 정당의 지지도 합계 6.5%(바른미래 3.0%, 민주평화 2.2%, 대안신당 1.3%)보다도 2.4%p나 낮은 것이다. 


이대로라면 전국에서 지역구 당선자를 내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시너지 효과를 얻지 못한 호남 역시 위험하기는 마찬가지다.


따라서 특단의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 사실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니다. 지금 국민은 거대한 패권양당에 염증을 느끼고 있는 상태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대해 반성 없는 미래통합당이나 최근 탄핵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를 기세다. 이런 상황이라면 제3지대 정당인 민생당이 국민의 지지를 받아야 마땅할 것이다. 그런데도 국민이 민생당을 외면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국민이 민생당을 ‘제3정당’으로 보지 않고 ‘호남정당’으로 인식하고 있는 탓이다.


이 틀을 깨지 않으면 민생당은 회생하기 어렵다. 그러면 어찌해야 하는가.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같은 대권주자 급 중진 의원들이 호남에서 터줏대감처럼 자신의 텃밭이나 지키려는 안일한 태도를 버리고 선당후사 정신으로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지면 된다.


김정화 유성엽 박주현 등 민생당의 3인 공동대표 역시 그런 결단에 동참해야 한다. 당 대표라면 적어도 그런 희생정신이 따라야 하는 것이다.


그리고 자신들의 지역구를 2030 세대에게 물려주면 젊은 층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고, 그로인해 호남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민생당은 ‘태풍의 눈’이 될 수 있다.


장담하건데 대권주자급이나 당대표급 인사들의 그런 결단만 있다면, 민생당 지지율은 민주당과 맞먹는 수준까지 도달 할 수 있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문제는 과연 대상자들이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 혹은 향후 구성될 공천관리위원회가 독자적으로 그런 결정을 내릴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외부 인사 중심으로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지금처럼 옛 3당이 지분 나눠 먹기식으로 형식적인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면 혁신적인 공천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그런 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이미 비례대표 공관위와 지역구 공관위를 별도로 구성하기로 합의하는 등 노골적인 계파 나눠먹기 공천을 시도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파이를 키울 생각을 하지 않고, 작은 파이를 나누는 일에만 몰두하는 민생당이라면 결코 국민의 지지를 받기 어려울 것이다.


민생당은 이분화된 공관위를 단일화하고, 공관위가 독립성을 갖고 ‘이길 수 있는 개혁공천’을 할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은 이해찬을 공천 탈락시키면서 전국적으로 20석 이상 얻어내는 성과를 거두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생당에는 지금 그런 혁명적인 공천이 절실하다.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에게 제3지대 정당을 지지하는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호소한다. 민생당의 성공을 위해 자신의 지역구를 기꺼이 청년 세대들에게 물려주고, 수도권에 출사표를 던지는 선당후사 정신을 발휘해 주시라. 그게 자신도 살고 모두가 사는 공생의 길이다. 

 

수도권에서 바람이 불어야 그 바람이 호남에도 영향을 미치고 결국 전국적으로 민생당 바람이 ‘태풍의 눈’이 되지 않겠는가. 시간이 없다. 지금 즉시 박지원, 천정배, 정동영 의원은 사즉생의 각오로 수도권 출마를 결단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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