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례용 위성 정당 만든 정치인들 책임이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9-21 13:1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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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의 ‘비리특권 누리기’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그런데 양당은 그런 의원들에 대해 기껏해야 ‘제명’을 할 뿐, 그들이 의원직을 누리는 것에 대해선 아무런 조치가 없다.


그러니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실제로 민주당은 지난 18일 재산신고 누락 및 부동산 투기 의혹이 불거진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의원을 전격 제명했다.


하지만 그게 전부다. 그는 여전히 금배지를 달고 있다.


이에 대한 민심은 분노로 폭발 일보 직전이다.


김 의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21일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누리꾼들은 “선친의 명예에 누 끼치지 마라”, “이쯤 되면 자진해서 사퇴하는 게 어떠시냐”,  “의원직 사퇴를 정중히 요구한다”, “김대중 대통령님 얼굴에 먹칠하지 말아 달라. 더는 의원직에 연연하지 마시라”는 등의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올리고 있다.


단순히 ‘제명’하는 것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지금의 민심이다. 그의 의원직을 박탈해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당 이상직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 윤리감찰단이 김홍걸 의원을 전격 제명한 데 이어, 이스타항공 대량해고 논란에 휩싸인 이상직 의원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에 착수한 만큼 그 역시 중징계를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당내 일각에선 김 의원보다도 이 의원의 사안이 더 엄중하다는 지적이 있는 만큼 결국 ‘제명’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하다. 그 역시 제명되더라도 의원직은 그대로 누릴 것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과 박덕흠 의원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30억원 재산 형성과정에 의문이 제기된 조수진 의원은 4.15 총선 당시 재산신고 하면서 현금성 자산만 11억원을 누락 해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은 “조수진 의원부터 제명하라”고 압박하고 나섰다. 자신들은 재산을 누락 신고한 김홍걸 의원을 제명했는데, 왜 국민의힘은 조 의원을 가만히 두느냐는 거다. 여기에 대해선 야당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가족 명의로 건설사를 운영하면서 피감기관인 국토교통부·서울시 산하기관의 공사 400억원어치를 수주했다는 의혹으로 최근 경찰에 고발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 역시 마찬가지다.


민주당은 박 의원을 향해 "공직자윤리법, 부패방지법 위반 또는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할 수도 있는 사안"며 "국민의힘에서 정당한 조치를 발 빠르게 취해주셔야 한다. 박 의원을 단순히 국토위에서 환노위로 사보임한 것이야말로 눈가리고 아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국민의힘은 사안의 중대함을 알고 이날 긴급진상조사 특위를 꾸리기로 했다.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신속하게 진상을 밝혀내서 응분의 조치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응분의 조치’라는 게 기껏해야 ‘제명’일 것이다.


이래선 안 된다.


그동안 온갖 비리특권을 누려오던 의원들에게 제명 조치만으로 면죄부를 부여받게 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단순히 당적만 없어질 뿐, 국회의원직을 그대로 유지하도록 하는 건 민심에 반하는 일이다.


따라서 양당은 잘못된 공천에 대한 진심 어린 사과와 함께, 사익을 추구해온 의원들의 의원직 박탈을 위해 양당이 협력해야 한다. 당사자들이 사퇴하지 않을 경우, 양당이 교섭단체 간 합의를 통해 의원직 박탈을 국회 차원에서 의결하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특히 김홍걸 의원이나 조수진 의원은 양당의 비례위성정당 출신이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주도적으로 만든 ‘더불어시민당’ 공천을 받았고, 조 의원은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만든 ‘비례한국당’공천을 받았다. 이미 민주당으로부터 제명된 양정숙 의원도 그렇고 검찰 수사를 받는 윤미향 의원 역시 더불어시민당 공천을 받은 의원들이다.


이들 비례위성정당들은 연동형비례제 취지에 따라 소수정당에 돌아갈 비례 몫을 도적질하기 위해 급조된 탓에 공천검증이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따라서 양당 비례위성정당 창당에 개입한 후안무치한 정치인들은 이번 기회에 영원히 정치권에서 퇴출해야 한다. ‘제명’ 정치인에 대한 의원직 박탈 국회 의결과 함께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무력화시킨 정치인에 대해서도 국민의 심판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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