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김해영이 옳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8-03 13:2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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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지속적인 하락세를 면치 못했던 문재인 대통령 국정 지지도가 10주 만에 드디어 하락세를 마감하고 소폭 반등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3일 나왔다. 하지만 지난 4·15 총선에서 많은 여당 지지표가 쏟아졌던 서울 지역에서는 부정평가가 무려 56.0%에 달했다. 중도층이 무서운 속도로 이탈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실시한 7월 5주차(27일~31일) 주간 집계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46.4%가 문 대통령이 국정 수행을 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전주 대비 2%포인트 오른 수치로 5월 3주차(62.3%) 이후 연속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국정수행을 잘못하고 있다'라는 부정평가는 2.8%포인트 내린 49.4%로 집계됐다. '모름·무응답'은 1%포인트 증가한 4.3%였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차이는 오차범위(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포인트.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내인 3%포인트로 좁혀졌다.


하지만 중도 표심을 가늠할 수 있는 서울 지역에서는 부정평가가 56.0%로 긍정평가 39.8%보다 무려 16.2%포인트나 더 높다. 서울 지역의 부정평가는 미래통합당 전통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의 부정 평가(55.8%)보다 0.2%포인트가 더 높은 것으로 집권 세력에겐 뼈아픈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176석의 거대한 더불어민주당이 지난주 임대차보호법을 상임위부터 본회의까지 전광석화처럼 통과시킨 데 이어 고위공직자수사처 후속 법안 등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단독 처리한 다른 법안들도 3일 법사위, 4일 본회의에 상정돼 '의회 독재'를 재연할 것으로 예상 되는 탓이다.


당내에서도 이 같은 민주당의 일방적인 입법 독주를 작심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김해영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협치는 상대방 주장을 통해 우리가 놓칠 수 있는 부분을 보고 수정·보완하는 기회를 얻게 한다"며 "오랜 기간 당연하다고 여겨진 의제일수록 그런 의제가 실제로 국가적으로 바람직한 결과를 만들어 낼 수 있는지에 대해 백지상태에서 검토할 용기가 정치인에게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의회 민주주의 구성요소인 다수결 원칙은 토론과 설득을 전제로 하고 향후 의회민주주의 정신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여야 간 충분 설득과 토론, 양보가 있어야 한다"며 "다수결은 최후의 수단이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국회 상임위원회와 본회의 법안 처리 과정에서 미래통합당과의 합의처리보다는 표결 처리를 통해 법안을 강행하는 민주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셈이다.


김해영 최고위원의 이런 지적은 옳다. 민주당이 ‘협치’를 외면하고 힘으로 밀어붙이면 붙일수록 중도층의 이탈은 가속될 것이고, 결국 거대 의석이 ‘독(毒)’으로 작용하게 될 뿐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정당지지율을 보면 여전히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이 집권여당인 민주당을 따라잡지 못하는 데 있다.


실제로 민주당 지지율은 38.3%이고, 미래통합당은 31.7%였다. 


대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일까?


제1야당이 ‘툭’하면 이념 공세를 이어가는 탓이다.


실제로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정부·여당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칼 마르크스가 던진 과감한 사회개혁 방안, 공산주의"라고 다소 뜬금없는 이념 공세를 펼쳤다.


정말 황당하기 그지없다. 오죽하면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희숙이 벌어놓은 돈, 결국 주호영이 다 까먹네"라며 "저 당(통합당)은 답이 없다"고 지적했겠는가.


국민에게 지금 필요한 대책은 ‘경제’이고 ‘부동산’이다. 과거 군부독재 시절에나 어울릴법한 이념 문제는 관심이 없다. 이미 지난 총선에서 이른바 ‘아스팔트 우파’에 대해선 국민이 심판을 내린 상황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야당 수뇌부가 ‘이념 타령’이나 하고 있으니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문재인 정권이 살아남으려면 김해영 최고위원의 쓴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고, 통합당이 힘을 얻으려면 진중권 교수의 지적을 귀담아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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