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이명박-박근혜 ‘반면교사’ 삼아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5-07 13:3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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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문재인 대통령의 임기가 반환점을 돌아서 오는 10일이면 취임 3주년을 맞는다.


역대 대통령들의 경우 통상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저조한 성과, 측근 비리, 당청 관계 악화에 따른 ‘레임덕’(임기말 권력 누수)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지만 문재인 정부는 예외다. 여전히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중간평가 성격의 4.15 총선에서 압승을 거두기도 했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4년차 1분기 평균 지지율은 문 대통령이 역대 대통령들 가운데서 최고점을 찍게 될 것 같다. ‘허니문 현상’이 드물게 대통령의 임기 중후반에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현 정권에 대한 고공지지율이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


5년 단임제 개헌 이후 역대 대통령의 3년차 4분기 지지율은 30~40%대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문 대통령 역시 45.9%로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그런데 지금 구속된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는 47.0%로 문 대통령보다도 1.1%포인트 더 높았었다. 심지어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3년차 4분기 지지율(43.0%)과 비교해도 고작 2.9%포인트가 더 높을 뿐, 별 차이가 없다.


물론 김영삼 전 대통령(32%)이나 김대중 전 대통령(30%)보다는 10%이상 차이가 나고, 특히 노태우 전 대통령(25%), 노무현 전 대통령(23%)보다는 20% 이상 높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하지만 40%대의 높은 지지율만 믿다가는 자칫 이명박, 박근혜처럼 퇴임 이후나 임기 말에 낭패를 당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경제위기를 극복하지 못하고, 21대 국회에서 180석 공룡 여당이 책임 있는 국정운영 실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민심은 언제든 돌아설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문 대통령과 민주당은 이번 총선결과를 믿고 결코 오만해서는 안 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공개되기도 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서치뷰>가 <미디어오늘>과 함께 지난 4월 28일부터 30일까지 사흘간 정기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보면, 제21대 총선에서 민주당과 통합당 승패를 가른 핵심 요인으로는 응답자의 57%가 ‘통합당이 잘못해서’라고 응답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잘해서’ 라는 응답(23%)보다도 무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민주당이 잘해서’(5%)라는 응답보다는 10배 이상이나 높다.


즉 민주당이나 문재인 대통령이 특별히 무엇을 잘해서라기보다는 제1야당인 통합당 실책이 민주당 압승의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뜻이다.(이 조사는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ARS 자동응답시스템으로 진행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응답률은 4.2%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는 향후 문 대통령이나 민주당이 높은 지지율만 믿고 독선적인 국정운영을 할 경우, 민심이 돌아설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와 여당은 민심을 경청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송영길 의원의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 발언은 매우 위험했다는 판단이다.


이른바 ‘승자 독식’의 잘못된 제도로 인해 탄생한 제왕적 대통령제는 이제 막을 내려할 때가 됐다. 그런데 대통령 임기를 ‘5년 단임’에서 ‘4년 연임’으로 사실상 3년을 더 늘릴 경우 대통령의 권한이 더욱 커져 ‘황제 대통령’이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그런 권한을 욕심냈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다.


앞서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에도 임기 3년차 4분기 당시에 분권형 개헌 요구가 곳곳에서 봇물처럼 분출된 바 있다. 하지만 권력에 취한 두 대통령은 40%대의 높은 지지율에 취한 나머지 야권과 시민단체에 터져 나오는 개헌요구를 일축하고 말았다. 


그 결과는 어떤가. 두 전직 대통령 모두 구속수감 되는 불행한 처지가 되고 말았다. 문 대통령과 여당은 이를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어쩌면 바로 지금, 즉 높은 지지율로 인해 대통령과 여당에 힘이 실린 이때가 한 사람에게 과도하게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대통령제의 적폐를 뜯어고칠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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