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3당, ‘선거법 합의’ 아쉽지만 환영한다.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2-18 13: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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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민당과 자한당이란 공룡정당은 어디까지 먹어치워야 배를 채울 수 있을까? 대한민국을 모두 먹어치워도 그 허기는 채울 수 없을 것 같다. 나중엔 제 자신들까지 먹어치우려나.”


이는 선거법개정안 논의 과정을 지켜보던 이부영 전 국회부의장이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으려 발버둥치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을 향해 던진 쓴 소리다.


이 전 부의장은 제16대 국회의원 선거 당시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후보로 서울 강동구갑에 출마해 당선되었으나, 나중에는 열린우리당(현 더불어민주당) 의장까지 지낸 인사로, 패권양당과는 인연이 깊다. 그런 그가 자신이 몸담고 있던 민주당과 한국당을 ‘허기진 공룡 정당’에 비유하면서 “제 자신들까지 먹어치우려나”하고 질책한 것이다.


선거법개정안을 대하는 양당의 태도를 보면 그런 야단을 맞아도 싸다.


한국당은 아예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자체를 반대하고 있다. 현행 승자독식의 잘못된 선거제도에서 누리고 있는 기득권을 하나도 내려놓지 않겠다는 놀부 심보다. 


민주당은 국민 눈총이 따가운 탓에 대놓고 반대하지는 않지만, 어떻게든 연동률을 낮춰 자신들의 기득권을 조금이라도 더 챙겨가려고 혈안이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과의 선거법 협상을 앞두고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등 소수 야당 3당대표가 18일 '연동형캡(cap) 수용·석패율제 도입'을 골자로 하는 단일안을 마련했다.


‘반쪽 연동률’을 또 다시 반쪽으로 쪼개는 민주당의 ‘연동형캡’을 수용한 것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서 아쉽지만, 그래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환영한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를 비롯해 정의당 심상정·평화당 정동영 대표와 대안신당 유성엽 창당준비위원장 등 민주당을 제외한 '4+1' 협의체 참여 정당·정치그룹 대표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회동해 연동형 캡 30석 한시적 적용, 석패율제 도입 등 선거법 합의 사항을 발표했다. 


손학규 대표는 회동 후 "우리 4당 대표는 확고한 공조로 선거제 개혁·검찰개혁이라는 시대적 사명을 완수해나갈 것"이라며 "이에 따라 선거제 개혁 논의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원래 지역구 225석, 비례대표 75석으로 여야 4당 대표가 합의했던 내용을 지켜야 하지만 당내 지역구도 형편상 어쩔 수 없다고 하니 지역구 250석, 비례대표 50석을 하기로 한 것"이라며 "그 안에서 캡 씌우는 것은 맞지는 않지만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확보하기 위해 양보키로 했다. 다만 이번 총선에 한해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100%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손 대표는 석패율제에 대해선 "석패율제는 최근 민주당에서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 정치의 아주 큰 병폐인 지역 구도를 철폐하고 완화하기 위해 최소한이라도 도입해야 한다"며 "이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렇게 절실히 원하던 바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이른바 봉쇄조항(비례대표 배분 정당득표율 최소 기준 3%)과 관련, 민주당이 5%로 상향하는 것을 제안한 것에 대해 정동영 대표는 “이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추진한 원동력인 시민사회 요구를 정면으로 훼손하는 거고 원래 약속을 뒤집는 거라 받아들일 수 없다”며 "(3%를) 그냥 유지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제 공은 민주당으로 넘어갔다.


손학규 대표도 "공은 (민주당에) 넘어갔다"고 말했다. 이 합의 내용을 민주당이 받아들일지 말지만 결정하면 된다는 것이다. 


민주당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만일 이마저도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또 다른 것을 요구한다면, 그건 애초부터 민주당은 ‘선거법 개혁’에 대해 생각이 없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손학규 대표가 수차에 걸쳐 언급했듯,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대한민국 정치 구조 개혁의 첫 걸음이다. 민주당은 손 대표의 요청처럼 당파적인 계산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정치 역사를 바꾼다는 대의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그래야 민주당이 추진하려는 공수처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과 같은 검찰 개혁 법안도 탄력을 받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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