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체 ‘부엉이’, 다시 뭉친다…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1-05 13:5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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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내부 ‘친문 감별사’ 논란을 불렀던 ‘부엉이 모임’은 2년 전에 해체됐었다.


당시 ‘부엉이 모임’은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 문재인 대통령의 당 대표 시절 주요 당직자들과 영입 인사 등으로 구성된 친문 핵심 의원 모임으로 약 30명가량이 가입했으나, 계파 모임에 대한 비판여론에 직면, 결국 자진 해산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들이 ‘민주주의4.0 연구원’이라는 사단법인 형태로 다시 뭉쳤다. 현역 의원은 50여 명으로 ‘부엉이 모임’ 때보다 대폭 늘어났다.


연구원은 홍영표·전해철·김종민·황희·강병원 의원 등 친문 핵심의원들과 김영배·정태호 의원 등 청와대 출신 의원들이 중심이다. 물론 이들 대부분은 ‘부엉이 모임’ 출신들이다.


사실상 부엉이 모임의 재탄생인 셈이다. 


여기에 친문이지만 이낙연 대표 측에 선 박광온 사무총장과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의 측근 윤호중·정태호 의원도 참여한다. 86그룹이자 김근태계 수장 격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가까운 최종윤·허영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원조 친노 이광재 의원과 더좋은미래 소속 신동근·김영호 의원도 참여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외에도 많은 현역 의원들이 문을 두드리고 있으며, 연구원은 계속해서 참여자를 모으는 중이라고 하니 규모는 어마어마할 듯하다.


결과적으로 연구원은 부엉이 모임 출신들이 주도하고 있지만, 외연은 그보다 훨씬 넓어진 것이다. 


그러면, 이들은 왜 다시 모이는 것일까?


어쩌면 ‘친문 적자’ 대통령 후보 만들기라는 프로젝트를 가동하기 위한 모임일지도 모른다.


특히 친문 적자라는 평가를 받는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판결이 나올 즈음에 부엉이 세력이 다시 뭉쳤다는 점에서 이런 의구심은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지사의 '드루킹 댓글 조작 공모 혐의' 항소심 판결은 6일 나온다. 만일 1심 재판 결과를 뒤집는 무죄판결이 나올 경우, 친문조직은 그를 대선주자로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


당내에선 이미 김 지사의 무죄판결을 전제로 그를 사실상 ‘유력 대권 주자’로 인정하는 분위기다. 친문 좌장 격인 이해찬 전 대표도 “재판에서 살아 돌아온다면 지켜봐야 할 대선주자”라고 평가한 바 있다. 심지어 친문 진영의 어느 의원은 “김경수 재판 이전의 여권 대선주자 지지율은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김 지사는 '친노'와 '친문'으로 이어지는 대표적 정치인이라는 점에서 민주당 내에서 가장 강력한 화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온다.


야권에서 김 지사의 판결에 촉각을 세우며 견제 발언이 나오는 것은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 판사 출신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내일 문재인 정권의 '법원장악 결정판'이 나올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면서 "법원이 면죄부를 주지 않을까 예견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문 적자 대선후보 만들기 프로젝트에 따라 '답정판'이 될 것이라는 예감을 떨칠 수 없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의 우려처럼 정말로 부엉이 세력에 의해 ‘친문 적자 대선후보 만들기 프로젝트’가 가동된다면, 그것은 국민은 물론 민주당 당원들을 우롱하는 행태로 용납할 수 없다.


지금 이낙연 민주당 대표나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지지하는 민주당 당원들의 수가 적지 않다. 물론 그 지지는 자발적인 지지다. 그런데 특정 계파가 자신들이 원하는 대선후보를 만들기 위해 인위적으로 어떤 프로젝트를 가동한다면, 이 대표나 이 지사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가만히 있겠는가.


경고하거니와 박근혜정부 당시 친박 감별사인 이른바 ‘진박’ 세력의 득세로 보수정당이 쪼개졌듯이 문재인정부에서 ‘부엉이’ 세력이 득세할 경우 민주당도 쪼개질 수 있다.


따라서 ‘민주주의4.0 연구원’은 과거 부엉이 모임이 자진 해산했듯, 사단법인 추진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해체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을 돕는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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