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승리 비결은 ‘숨은 보석 찾기’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2-23 13:5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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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를 선언한 후 발표된 첫 여론조사에서 17.4%의 지지를 받아 야권 지지율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여권에서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3%로 1위를 기록했다.


여론조사 전문회사인 한길리서치가 22일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다.(쿠키뉴스 의뢰, 19~20일 서울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여 800명 대상, 표본 오차는 95% 신뢰 수준에 오차범위 ±3.5%P.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이를 두고 야권에선 안철수 대표가 여권에선 박영선 장관이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그런가. 아니다. 아니다. 오히려 이들은 ‘필패 후보’에 가깝다.


이들이 얻은 지지율보다도 ‘적임자가 없다’는 응답이 훨씬 더 높게 나온 탓이다.


실제로 야권에선 ‘적임자가 없다’는 응답이 무려 28.2%에 달했다.


즉 안 대표를 지지하는 사람이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데, 그를 적임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10명 중 3명이나 되는 것이다. 


여권은 더욱 심각하다. ‘적임자가 없다’는 응답이 32.1%로 박 장관 지지율보다도 거의 두 배 가까이 높다. 이는 박 장관을 지지하는 사람보다도 그가 적임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비율이 두 배 정도 높다는 의미다.


따라서 현재의 여론조사는 단순히 ‘인지도’에 불과한 것으로 인지도가 높다고 해서 반드시 경쟁력 있는 후보가 되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려다 보니, 비호감도마저 높아진 것인지 모른다. 선거에서의 경쟁력은 인지도가 아니라 비호감도가 좌우한다. 지지율보다도 비호감도가 높은 정치인은 표의 확장성이 없는 ‘필패 후보’다. 


따라서 여야 모두 ‘필승 후보’를 고르려면,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아니라 ‘숨은 보석’을 찾기에 매진해야 한다.


비록 지금은 유권자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이지만, 비호감도가 낮고, 정책 면에서 능력 있는 자라면, 그가 경쟁력 있는 ‘필승 후보’인 것이다.


낮은 인지도는 그가 누구든, 그가 정당의 후보로 선출되는 순간 단숨에 극복할 수 있는 탓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현재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보다 비록 인지도가 낮아서 지지율이 높게 나오지 않지만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후보들이 더 경쟁력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한마디로 ‘미스터트롯’의 임영웅 같은 ‘숨은 보석’을 찾으라는 것이다.


특히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안철수 대표 등 다른 정당 인물을 기웃거릴 필요가 없다. 그러면 그럴수록 정치권에서의 입지가 축소되고, 초라해질 뿐이다. 


현재 당내 인사들 가운데서도 무려 5명이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실제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이 지난달 11일 첫 출마 의지를 드러낸 이후 두 달간 출마 선언이 이어지면서 이혜훈, 이종구, 김선동 전 의원과 조은희 서초구청장 등이 출사표를 던졌다.


여러 당을 돌고 돌다가 다시 국민의힘에 복당하는 과정에서 인지도가 높아진 이혜훈 전 의원을 제외하면 사실 모두 큰 정치판에선 무명 인사에 가깝다고 할 것이다. 그들이 ‘미스터트롯’과 같은 오디션 방식을 통해 자신의 진가를 서울시민에게 알리고. 자질을 인정받게 된다면, 임영웅과 같은 후보가 탄생 되는 것이다. 그게 바람직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후보라면, 설사 나중에 안철수 대표와 단일후보를 놓고 경선을 하더라도 승리할 수 있다.


경선 방식은 김선동 전 사무총장이 제안한 3단계 방식이 좋을 듯싶다.


당원들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1차 예비경선은 ‘미스터트롯’과 같은 방식으로 진행하되 100% 당원 투표로 치르고, 본 경선은 당헌-당규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당심 50%, 민심 50%를 적용하는 것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외부 인사들과 후보를 단일화할 때에는 100% 일반 국민을 대상으로 경선하는 것이다. 지금부터 미리 안철수 대표와 금태섭 전 의원을 의식해 ‘원샷 경선’이니 ‘100% 여론조사 경선’이니 하면서 호들갑 떨 필요는 없다. 인지도 높은 후보를 내보내는 것은 ‘무난한 패배’를 예고할 뿐이다. 다시 말하지만, 선거에서 승리하는 비결은 ‘숨은 보석 찾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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