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정치입문 9년 만에 5번 창당?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1-12 14:0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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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2일 야권재편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하고 나섰지만, 제1야당인 국민의힘 반응은 여전히 냉소적이다.


안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야권을 혁신적으로 재편하고 혁신된 야권이 정권을 교체하는 수밖에 없다”며 신당 창당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안 대표가 제안한 신당 창당에 대해선 무관심으로 일관하는 모양새다.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9일 “우리 당은 어느 한 정치인이 밖에서 무슨 소리를 한다고 거기에 휩쓸리거나 할 정당이 아니다”라고 일축했으며,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전날 KBS 라디오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라고 잘라 말했다.


특히 권영세 의원은 안 대표의 제안을 “구식”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권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안철수 대표가 지금 정치를 시작한 지 10년 가까이 됐는데, 그 사이에 당을 5번쯤 만든 거로 알고 있다”며 “과거의 양김시대 때는 그게 새로운 방식일지 모르겠지만, 지금 걸핏하면 새롭게 당 만들어서 ‘제3지대’에서 만나자는 것은 구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 있지 않다가 정치권에 들어와서 그런 식으로 옛날의 모습을 반복하면서 얘기를 하는 건 그렇게 좋아 보이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지상욱 여의도연구원장도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정치입문 9년 만에 5번 창당?"이라고 황당함을 표했다.


비록 한때나마 유력한 대권 주자로 주목받던 안철수가 지금은 어쩌다 이렇게 조롱거리로 전락한 것일까?


안철수는 자신이 이런 지경에 처한 것에 대해 그 누구를 탓하거나 원망해서는 안 된다. 모든 건 자업자득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안철수는 자신이 만든 당이 위기에 처했을 때, 단 한 번도 그 당을 지키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다. 그럴 때마다 탈출구로 ‘신당’을 창당했고, 그 결과가 ‘정치입문 9년 만에 5번 창당’이라는 어이없는 진기록을 남기게 된 것이다.


이번에 그의 주장이 받아들여져 신당을 만들 경우, ‘정치입문 10년 만에 6번 창당’이라는 황당한 기록을 다시 쓰게 되는 셈이다. 그러니 안철수의 신당 창당 주장이 우습게 받아들여지는 것 아니겠는가.


안철수는 2013년 11월 '국민과 함께하는 새정치추진위원회'라는 명칭의 신당 추진위를 출범한 뒤 2014년 2월 17일 새정치연합을 창당했다. 그러나 그 당으로는 지방선거에서 당선자를 내기 어렵게 되자 민주당과 합당해버렸다. 그렇게 만들어진 당이 바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이다. 

 

그런데 그 당에선 도저히 대선주자가 될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지난 20대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그리고 총선에서 38석을 얻는 놀라운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하지만 안철수는 국민의당 간판을 달고 나선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였던 홍준표에게조차 뒤져 3위로 밀려나고 말았다. 위기의식을 느낀 안철수는 당시 ‘초미니 정당’에 불과한 유승민의 바른정당과 통합해 신당을 만드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당시 박지원, 정동영 등 호남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그는 통합을 강하게 밀어붙였고, 호남이 떨어져 나간 상태에서 국민의당 일부와 바른정당이 합친 ‘바른미래당’을 창당했다.


하지만 무리한 통합의 후유증은 너무도 컸다. 유승민계는 안철수계의 지원을 받아 전당대회에서 승리한 손학규 대표체제를 끊임없이 흔들어 댔고, 바른미래당의 입지는 급격히 축소되고 말았다. 바른미래당 간판으로는 희망이 없다고 판단한 안철수는 그 당을 버리고 새로운 국민의당을 창당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았다. 그렇게 만들어진 당이 3석 ‘초미니 정당’인 지금의 국민의당이다.


그런데 국민의당 간판으로는 내년 4월 서울시장 보궐선거는 물론 차기 대선은 꿈도 꿀 수 없다는 생각에 또 국민의힘과 통합해 신당을 만들겠다면, 그런 꼼수 정치에 박수를 보낼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안 대표는 단 한 번만이라도 자신이 만든 당에 대해 끝까지 책임지는 자세를 보일 필요가 있다. 바른미래당을 버리고 국민의당을 창당한 만큼 국민의당은 그에게 다섯 번째 정당이 아니라 마지막 당이어야 한다. 그게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다. 그렇지 않고 또 위기 탈출구로 신당 창당을 생각한다면, 그건 당원과 국민을 우롱하는 행위로 결코 자신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낙후된 대한민국의 정치발전을 위해서라도 창당은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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