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신당, 보수통합 막차 탈까?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1-29 14:0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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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9일 결국 바른미래당 탈당을 선언했다. 하지만 언론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미 예견됐던 일로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또 창당하나’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기자들도 있었다.


사실 안철수는 귀국하기 이전부터 이미 서울 신촌 인근에 신당창당 준비를 위한 사무실을 별도로 마련해 놓고 있었다. 바른미래당에 남아 있을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이다. 


그는 당내에서 소위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 


실제로 그는 귀국 전부터 기성 정치 타파를 내세우며, 중도 독자 세력화를 통해 대통령에 당선된 프랑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을 언급해 왔다. 마크롱은 현역 의원 1명 없이 대선에 승리했고 연이든 총선에서 승리했다. 안철수는 ‘한국의 마크롱’이 되고 싶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는 기성 정치권과 정당을 모두 ‘악(惡)’으로 규정하고, 자신은 비정치권 원외 세력을 모아 ‘선(善)’으로 포장해 선악 대결구도로 몰아가겠다는 구상을 했을 것이다.


그러자면 자신을 추종하는 무능한 의원들을 떨쳐내야만 한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남아에 있으면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탈당을 했던 것이다.


그러면, 왜 지난 27일 손학규 대표에게 비상대책위원장 자리를 요구했던 것일까?


그것은 손 대표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황당한 요구를 제시하고, 손 대표가 그걸 거부한 것을 명분으로 탈당하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런 전망은 안철수가 귀국하기 전부터 이미 필자가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 했고, 일부 언론에서는 이런 전망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다.


안철수가 그냥 곧바로 신당창당을 선언하지 않고 그런 ‘쇼’를 연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 차례 탈당과 창당을 반복했던 그에게는 탈당명분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냥 탈당하고 신당을 창당해버리면 “또 철수”라는 비아냥거림이 쏟아질 것이고,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탈당하는 모양새를 취하기 위한 방편으로 형식적으로나마 손 대표와 회동하는 연출이 필요했을 것이다. 손 대표에게 의도적으로 무례한 태도를 보여 그를 자극한 것 역시 탈당을 염두에 둔 포석일 것이다.


물론 그렇게 해서라도 안철수가 한국의 마크롱이 될 수만 있다면 그걸 나무랄 수는 없다. 대권주자가 그런 꿈을 꾸고, 그런 계략을 꾸미는 것은 대한민국 정치사에서 비일비재한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 가능성이 너무 희박한 판에 도박을 걸었다는 게 문제다.


최근 한 여론조사 기관이 대권주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비호감도 조사에서 안철수가 1위에 오르는 등 국민의당 창당 시절의 파괴력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 불 보듯 빤하다.


결국 그는 신당창당을 중도포기하고 보수통합 열차에 탑승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물론 안철수는 이에 대해 공식적으로 선을 긋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보수통합논의에 대해 그는 “관심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언론은 그의 부인에도 결국은 안철수가 보수통합 열차에 탑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소위 안철수계라는 인사들은 이미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과 이날 서울 여의도 한 호텔에서 만나는 등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한 상태다.


이에 대해서도 안철수는 자신과는 무관하다고 일축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안철수 식 화법’으로 결국은 그들을 등에 업고 통합열차에 탑승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게 큰 문제다. 그렇게 되면 준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으로 모처럼 다당제가 안착될 수 있는 기회를 잃게 되고, 결국 양당제로 회귀하려는 원심력이 더욱 커질 것이기 때문이다.


안철수의 신당창당은 어디까지 개인의 소신으로 그것까지 나무랄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그 신당이 유승민 일파의 새로운보수당처럼 보수통합 협상용 창구로 전락하는 것만큼은 용납하기 어려울 것이다. 기왕 탈당하고 독자행보를 결정한 만큼 부디 잘 되기를 바란다. 안철수 신당이 성공을 거두면 그것 역시 제3세력이 확대되는 것으로 양당을 심판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당을 이용해 자신의 대권욕을 충족시키기 위해 보수통합논의에 합류한다면 다당제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의 가혹한 심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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