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정(업)의 ‘성인가출인 찾기’, ‘이렇게’ 하면 뺨 맞을 일 없다

시민일보 / siminilbo@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8-30 14: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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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가출인’ 소재를 알리는 일은 ‘본인 동의’ 필요, ‘생사 여부’는 누구나 알릴 수 있어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

‘가출인’이란 일반적으로 스스로 가정을 버리고 집을 나간 사람을 말하며, ‘성인가출인’이란 18세이상의 가출인을 말한다(경찰청 ‘실종아동 등 가출인 업무처리 규칙). 학술적으로 가출의 유형은 시위성가출, 도피성가출, 유희성가출, 추방형가출, 생존형가출. 반항성가출 등으로 대별되나 어떤 연유로 가출했건 그 소재나 생사를 확인하기 까지는 일단 범죄의 주체 내지는 객체로 전락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가정적으로나 사회적 ’먹구름‘으로 대두된지 오래다.

이와 관련 미국·영국·호주·일본 등 대다수 선진국에서는 ‘성인가출은 일반적으로 사적(私的) 이유에서 발생한 자의적 문제’라는 측면에서 그들을 찾는 일에 공권(公權)을 앞장세우지 않는다. 즉, ‘성인가출인 찾기에는 가족이나 보호자가 1차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얘기다. 이로 사람찾기에 전문성이나 시간적 여유가 없는 가족이나 보호자는 탐정(업)을 적극 활용하고 있는 바, 이는 탐정업이 치안에 협력하는 대표적 케이스(case)로 평가 받기도 한다(‘사람찾기’를 탐정업의 포괄적 업무로 긍정).

이렇듯 선진국에서는 탐정(업)에 의한 ‘성인가츨인 찾기’는 ‘용인(容認)’의 차원을 넘어 적극 ‘권장(勸獎)’하는 탐정업 제1의 업무로 등극해 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럼 여기서 우리나라에서의 ‘가출인 찾기’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국형 ‘탐정업’이 ‘성인가출인 찾기’에 기여할 근거와 방도는 없는지 살펴보기로 한다. 특히 최근 탐정(업)의 직업화 진행 및 법제화 논의와 때를 같이하여 일부 언론에서 탐정(업)의 ‘성인가출인 찾기 불가’, ’집나간 아내도 못찾는다’는 등 이를 어기면 모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여기게 하는 ‘출처와 근거가 불명한’ 단정적 기사를 거침없이 쏟아내고 있음은 탐정업에 찬물을 끼얹는 신중치 못한 일임을 지적해 두고자 한다.

우리나라는 ‘사람 찾기’와 관련하여 2005년 제정된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을 통해 ‘실종아동 등(실종 당시 18세 미만 아동과 장애인 복지법의 장애인 중 지적장애인, 자폐성 장애인 또는 정신장애인과 치매관리법의 치매환자)’에 대해서는 누구나 추적 등 소재 파악이 가능하도록 허용하고 있으나, ‘성인(18세 이상) 가출인’에 대해서는 누구든(탐정 등 민간인은 물론 경찰도) 그들을 찾아 나설 근거가 희박함이 사실이다. 그렇다하여 성인가출인의 소재를 파악한다하여 처벌할 법규도 사실 뚜렷하지 않다.

2020년 8월5일 이전에는 성인가출인이나 잠적자의 소재를 알아 내면 신용정보법 제40조(‘특정인의 소재나 연락처를 알아 내는 행위’ 금지)를 적용하여 처벌의 대상으로 삼았으나, 지난 2월4일 법개정으로 탐정 등 자연인에게는 이 금지조항을 적용하지 않게 됐기 때문에 탐정 등 민간의 ‘사람 찾기’에 대한 처벌 근거가 사라진 셈이다. 그러자 일부에서는 가출인이나 잠적자의 소재를 무단으로 파악하면 이제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으로 처벌된다고 말하고 있으나 이 역시 천편일률적으로 판단(의율)할 일이 아니다(탐문을 수단으로 한 ‘가출인 찾기’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라고 고소했거나 입건 또는 그렇게 선고한 판례는 현재 존재하지 않음).

여기서 세 가지 주목할 법리와 사례를 통해 탐정(업)의 ‘성인가출인 찾기’의 가능성 여부와 절차 등을 살펴본다.

첫째, 성인가출인이나 잠적자의 소재를 파악하였더라도 ‘그 소재를 알리는 일’이 아닌 그들의 ‘생사(生死) 여부’만을 알리는 일은 일반적으로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이다(통설). 그들의 권리·이익 등 법익(法益)에 직접 침해를 주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경찰청 예규(제533호) ‘실종아동 등 및 가출인 업무처리규칙’ 제16조④도 ‘가출인(18세 이상)이 거부하는 때에는 보호자에게 가출인의 소재를 알 수 있는 사항을 통보하여서는 아니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바, 이는 가출인의 ‘생사 여부’를 알리는 일은 불가능하지 않음을 우회적으로 시사한 규정이라 하겠으며 실무상으로도 실제 그렇게 운용되고 있다. 가출인의 생사 여부를 파악하여 알리는 일은 누구나 언제든 불가능하지 않다는 얘기다.

둘째, 성인가출인의 ‘소재’를 본인의 동의 없이 보호자에게 알리는 일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법적시비를 야기할 소지가 있음은 부정할 순 없다. 실제 성인가출인 중에는 ‘나 돈 좀 벌어 자수성가 해보려고 집을 나왔는데 왜 나를 귀찮게 찾아 다니느냐’고 항의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를 감안하여 성인가출인을 발견한 경우에는 ①‘가족으로부터 가출인의 생사 여부와 소재, 귀가 의사 등을 알아봐 달라는 의뢰를 받았다’는 점을 고지하고, ②‘가족에게 알려도 좋은지 묻는 동의 절차(소재 정보 활용 동의 절차)’를 갖추는 일이 긴요하며, ③이때 귀가 의사가 분명하면 보호자에게 알림이 문제될 것이 없다하겠으나, 귀가불원(歸家不願)의 명시적 의사가 있는 경우 그 가출인의 소재를 보호자에게 알리는 일은 위법성이 있음이 분명해 보인다.

셋째, ‘집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있듯 가출 후 위험과 곤경·궁핍 등 열악한 환경에 처해 있던 대부분의 성인가출인은 보호자 또는 가족이 자신의 소재에 대해 누군가에게 탐문을 의뢰하여 찾아 왔을 때 원망이나 반감보다는 감사와 회한의 눈물을 흘리고 있다는 현실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는 본인이 수긍하니(또는 가출인이 위태한 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니 본인 의사를 묻는 절차없이 일방적으로 가출인의 소재를 보호자에게 알리는 등) 실정법을 무시해도 된다는 논리가 아니다. 탐정(업)은 본래 실정법을 집행하는 관리(官吏)와 달리 무엇이 정의이고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사회상규에 더 부합하는 것인지 조리법(條理法, 사회통념)에 비추어 판단하고 행동하는 존재 아닌가!.

‘조리(條理, Natur Der Sache)’야 말로 모든 법률의 원천이자 사법 선언의 토대임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조리에 비추어 가출인의 소재를 파악하여 가족에게 알려 한 가정의 화평을 뒷받침 했다면 누가 그를 지탄하겠는가. 이는 향후 ‘탐정업 업무 관리법(등록제 탐정법)’이 제정되건 ‘공인탐정법(공인탐정, 소수인원 선발 면허제 법률)’이 제정되건 공히 적용(응용) 될 법리이자 학술이라 하겠다. 이러한 조리의 정신에 비추어 볼 때 탐정(업)은 ‘성인가출인 찾기 불가’라는 단언은 너무나 졸속스러워 보인다.

여기서 우리나라에서의 ‘성인가출인 찾기의 중요성과 그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를 시사하는 통계 하나를 소개해 본다. 2015년~2019년 2월까지 실종 신고된 후 사망에 이르러 발견된 사람 중에는 ‘성인가출인(18세이상)’이 4737명으로 가장 많았고 뒤이어 치매환자 345명, 지적장애인 138명, 실종아동 72명 순이였다. 또한 같은 기간에 실종 신고가 됐지만 아직 발견되지 않은 사람(4614명) 가운데에도 ‘성인가출인’이 4380명으로 지적장애인 116명, 실종아동 94명, 치매환자 24명 등에 비해 월등히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2019, 경찰청 자료). 이를 보면 우리 사회와 탐정업(민간조사업)이 ‘성인가출인 찾기’에 어떤 시각(時角)을 지녀야 할지 어렵지 않게 답을 얻을 수 있으리라 본다.

 

*필자/김종식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장,한국범죄정보학회탐정학술위원장,前경찰청치안정책평가위원,前중앙선관위정당정책토론회평가위원,한북신문논설위원,치안정보업무20년,경찰학강의10년/저서:탐정학술요론,탐정학술편람,민간조사학·탐정학,경찰학개론,정보론,경호학外/탐정제도·치안·국민안전 등 450여편의 칼럼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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