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는 ‘또 철수’하나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2-02 14: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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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안철수 전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탈당한 지 나흘 만인 2일 신당 창당 추진계획을 발표하는 등 창당 작업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양상이다.


귀국하기 이전부터 신촌에 별도의 사무실을 마련하고 실무진을 배치하는 등 신당창당 작업을 추진해 왔기에 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다. 실제로 지난 12월 19일 귀국이후 안철수의 모든 행보는 신당창당을 위한 행보였다.


그가 손학규 대표와 귀국 후 첫 만남을 공개적으로 갖고 탈당까지 걸린 시간이 고작 이틀에 불과했다. 그 과정에서 단 한 차례도 협상하려는 노력을 보이지 않았고 일방적으로 ‘대표퇴진’을 통보했다. 이미 신당창당 결정을 내려놓고 협상하는 모양새만 취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렇게 해서라도 신당창당이 성공하기만 하면, 자신은 손해 볼 게 없다고 판단한 모양이다.


하지만 정치권의 반응은 싸늘하다. 또 '철수 정치'라는 오명(汚名)을 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실제로 정치권에서는 안철수가 독자 신당 수순에 돌입하면서 그의 짧지 않은 ‘또 철수’의 정치사가 새삼 화제로 떠올랐다. 


안철수는 2일 오전 11시 국회 의원회관에서 '안철수 신당(가칭)' 창당 비전 발표 및 언론인 간담회를 열고 신당 창당을 공식 선언했다. 


이번에 창당하면 정치 입문 이후 두 번째로 탈당해 네 번째로 창당하게 되는 것이다. 


앞서 2012년 정계에 입문한 안철수는 ▲새정치민주연합(2014년) ▲국민의당(2016년) ▲바른미래당(2018년)을 창당해 그 정당에서 2번 탈당했다. 


그 기간까지 걸린 시간은 고작 6년이다. 결과적으로 평균 1년 6개월 만에 한 번씩 당을 만든 셈이다.


이번에 만드는 당 역시 그 수명은 오래갈 것 같지 않다. 어쩌면 4.15 총선 직후 저조한 성적으로 인해 소멸될지도 모른다. 심지어 총선도 치루기 전에 보수통합에 합류할 것이란 관측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 정당사에서 가장 짧은 시간에 사라진 정당’이라는 부끄러운 기록을 남기게 되는 것이다.


물론 안철수는 “이번에 만들려는 정당은 다른 정당과 같은, 또 다른 정당이 절대 아니다"라며 "대한민국이 이대로 안 된다는 소명의식으로 다른 정당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독자신당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철수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국민의당 창당 당시에는 '안철수 현상'이라는 바람도 있었고, 호남권을 중심으로 하는 지지 세력이라도 있었지만 지금은 그 어느 것도 갖춰진 것이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와 함께 할 것으로 예상됐던 젊은 정치세력들도 모두 그에게 등을 돌린 상태다. 


현재 젊은 정치세력은 이미 청년정당으로 자리 잡은 ‘우리미래’와 지난 달 20일 창당준비위원회를 중앙선관위에 등록한 ‘시대전환’ 및 21일 등록한 ‘브랜드뉴파티’(이하 뉴파티)가 3대산맥을 형성하고 있다.


우리미래의 오태양 공동대표는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 팬클럽 해피’s의 사무국장이었다. 시대전환의 이원재 공동대표는 2012년 대선당시 안철수의 진심캠프에서 정책팀을 지냈으며, 뉴파티 조성은 위원장은 국민의당 비상대책위 위원을 지냈다. 모두 안철수와 깊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모두 ‘안철수와는 정치 안 한다’고 손사래를 치고 있는 것이다.


안철수가 지금은 '실용적 중도 정치'를 외치며 보수 통합에 선을 긋고 있지만, 결국 국민들의 관심도 및 자금과 세력 등 극복해야 할 정치적 현실이 한계선에 이르면서 막판에 범(汎)보수 통합 논의에 합류하지 않겠냐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국민의당 출신으로 안 전 의원과 가까운 문병호·김영환 전 의원이 보수야권의 통합협의체인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와 접촉면을 늘려가는 점도 이런 전망에 힘을 싣는다. 이미 국민의당 출신으로 안철수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근식 경남대 교수는 혁통위 위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마당이다. 


유승민 신당은 이미 보수통합열차에 탑승했고, 이제 조만간 안철수 신당마저 그 열차에 올라탈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러면 다당제와 중도정당은 실패한 것인가. 그렇지 않다. 여전히 바른미래당이 제3지대를 지키고 있다. 결과적으로 바른미래당의 성패가 다당제의 안착, 중도정당의 성공여부를 가늠하게 될 것이다. 손학규 대표의 향후 행보에 중도 층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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