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일 통합당이 비례 위성정당 포기한다면...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10 14: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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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 경남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김두관 의원은 현재 여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비례 연합정당에 대해 "당이 어려울수록 원칙을 지키는 게 정답"이라며 반대 의견을 피력했다.


김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비례대표에서 우리가 얻지 못하는 의석을 지역구에서 얻는 게 더 중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중도의 표심이 참 중요하다"며 "우리들이 원칙을 좀 어겼을 때 중도 표심이 날아갈 것 같은 위기감이 든다"고 우려했다.


이에 진행자가 '중도 표심이 날아가 수도권 선거에 치명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느냐'고 묻자, 김 의원은 "비례 연합정당 참여를 반대하는 우리 당원들이나 또 일반 국민들께서 그렇게 걱정하고 있다"고 답했다.


민주당 소속 이재명 경기지사도 민주당의 비례연합당 참여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 지사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학적으로 볼 때 이 방법이 비례의석 획득에 도움이 된다"면서 "그런데 이것이 민주당에 최종적으로 이익이 되려면 지역구에서 그 이상의 손실이 없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국민이 심판하는 경기에서 꼼수를 비난하다가 그 꼼수에 대응하는 같은 꼼수를 쓴다면 과연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지 불분명하다"면서 “민주당은 촛불혁명의 주체인 국민을 믿고 또 존중해야 한다, 단기적으로 작은 이해를 떠나 옳은 방향으로 담담하게 정도를 걸어야 국민들은 안도하고 믿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부천 원미을이 지역구인 설훈 최고위원도 중도 표심 이탈을 이유로 비례연합정당 합류를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그는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수도권 선거는 1,000~2,000표 차이로 승부가 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중도층을 안는 쪽이 총선에서 승리하는 법”이라며 “그동안 애써 잡아 놓은 중도층 표심을 흔들리게 만드는 것은 전략상 옳지 않다”고 밝혔다.


앞서 조응천 의원도 지난 6일 비공개 의원총회에서 “국민들이 우리에게 골이 나있는데 좋건 싫건 원칙을 어기고 비례연합정당에 합류하면 지역구 민심 이반이 있을 수 있다”고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상식이 있는 국민이라면 당연히 미래통합당의 ‘꼼수’에 맞서 민주당이 ‘꼼수’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는 이들의 주장에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도 이해찬 대표는 "미래통합당에 제1당을 내줄 수 없다"며 비례용 연합정당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이낙연 공동 상임선대위원장은 "비난은 잠시지만 책임은 4년 동안 이어질 것"이라고 힘을 실었다.


참 가관이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재인 정권에 실망한 국민이 증가하고 있는데도 접전지역인 수도권 지역에서는 여전히 민주당 지지율이 통합당보다 높게 나타나고 있다.


거기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겠지만 통합당이 ‘미래한국당’이라는 비례 위성정당을 만들어 소수정당에게 돌아갈 비례 몫을 독식하려는 ‘놀부 심보’가 한몫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민주당이 그런 통합당의 놀부 심보를 그대로 따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수도권 지역에서 많은 의석이 날아갈 것이고, 어쩌면 비례로 얻는 의석에 비해 손실이 더 클지도 모른다.


특히 민주당이 연합정당에 참여했는데 통합당이 느닷없이 위성정당 포기를 선언한다면, 그 후폭풍은 감당하기 어렵게 될 것이다. 그런데 그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


지금 미래한국당의 총선 비례대표 후보 공천을 놓고 황교안 통합당 대표와 한선교 한국당 대표 간에 갈등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설사 위성정당을 통해 비례로 많은 의석을 얻더라도 총선 이후 양당이 갈등을 빚을 개연성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황 대표는 한국당과의 단절을 선언하고, 그 대신 수도권 지역구에서 많은 의석을 확보하는 방안을 선택할 수도 있다.


그 때 만일 황 대표가 “민주당은 비열한 ‘꼼수’로 비례의석을 도둑질하려고 하지만, 우리는 민심을 받아들여 비례용 정당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하면, 수도권 지역의 선거판을 일시에 뒤집히고 말 것이다. 


이런 판국에 민주당의 위선정당에 참여해야 한다는 민생당의 정동영 의원과 박지원 의원은 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다. 호남에선 ‘친여정당’을 표방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기에 그런 발언을 하겠지만, 그 외 다른 지역에 출마한 무수히 많은 출마예비자들은 어찌하란 말인가. 문재인 정권 심판을 요구하는 국민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선거는 필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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