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김세연의 ‘이중성’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11-19 14:14: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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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일보 = 고하승] 대한민국 정치인 가운데 가장 웃기는 국회의원을 꼽으라면 주저 없이 오신환 의원과 김세연 의원을 꼽겠다.

 

오신환 의원은 신당창당을 추진하는 ‘변혁’의 대표를 맡으면서도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 직을 내려놓지 않는 ‘이중성’을 보이고 있다. 아주 감투에 환장한 사람처럼 보인다.

 

오죽하면 점잖은 김관영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정치 도의상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겠는가.

 

김세연 의원은 총선불출마를 선언하며 자유한국당을 ‘좀비정당’으로 규정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좀비정당의 당직인 여의도연구원장직은 내려놓지 않는 ‘이중성’을 보였다. 

 

정우택 한국당 의원이 "한국당이 해체되어야 하고 소명을 다한 '좀비 정당'이라고 판단한 사람이 이번 총선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여의도연구원장직을 계속 수행한다는 것은 코미디"라고 비난한 것은 이 때문이다.

 

먼저 오신환 의원의 경우를 살펴보자.

 

그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하고 한국당에 복당을 신청하든 신당을 창당하든 그건 어디까지나 그의 선택으로 그걸 나무랄 생각은 없다. 다만 유승민 의원이 고백했듯이 지난 4월부터 탈당을 결심했다면, 이미 그는 바른미래당 사람이 아니다. 더구나 신당창당을 추진하고 있는 변혁의 대표로 추대된 그가 국회에서 내는 목소리는 더 이상 바른미래당을 대표하는 목소리일 수 없다. 따라서 38 만명의 풀뿌리 당원들이 지키고 있는 바른미래당의 원내대표 직은 내려놓는 게 정치도의상 맞다. 

 

아무리 감투에 눈이 먼 사람이라도 어떻게 ‘신당 대표’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라는 두 감투를 한꺼번에 쓸 생각을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어렵다. 

 

만일 바른미래당 대표가 한국당 원내대표를 동시에 한다면 얼마나 황당한 이야기이겠는가. 바로 그런 황당한 정치행위를 하고 있는 게 오신환이다.

 

물론 오신환의 딱한 처지를 모르는 바 아니다. 한국당에 복당하고 싶지만, 공천을 보장해줄 것 같지가 않고, 공천 약속 없이 덥석 한국당에 들어갔다가는 자칫 ‘낙동강 오리알’이 될까 두렵고, 그렇다고 신당을 창당하자니 돈도 없고 조직도 없어 실행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니 얼마나 답답하겠는가. 그 심정 안다. 그렇다고 해서 사실상 남의 정당이나 다를 바 없는 바른미래당의 감투를 붙잡고, 구차하게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모습을 보여서야 쓰겠는가.

 

아직 젊은 그가 노회한 정치인들도 감히 상상하기 어려운 추악한 정치행위로 살길을 찾아 아등바등하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변혁의 대표직을 내려놓고 바른미래당과 공동 운명의 길을 가겠다는 선언을 하든지. 원내대표 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신당창당의 길로 나아가든지 결단을 하라. 두 개의 감투를 동시에 쓰고 있다고 해서 자신의 정치적 위상이 높아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그러면 그럴수록 오히려 더 추해질 뿐이다.

그러면 한국당 김세연 의원은 어떤가.

 

한국당을 ‘해체돼야 할 정당’으로 규정하고 ‘좀비정당’에 비유한 것에 대해선 동의한다. 총선 불출마선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높이 평가한다. 다만, 그렇다면 왜 바른정당을 탈당해 그런 ‘좀비정당’에 다시 들어갔는지 해명은 해야 하는 거 아니겠는가.

 

그런데 그게 없다. 특히 한국당은 해체돼야할 정당이라면서도 여의도연구원장이라는 중요한 당직은 내려놓지 않겠다니 이해하기 어렵다. 여의도연구원은 당의 ‘싱크탱크’이자, 선거를 앞두고 내부 여론조사를 주관하는 기관으로 공천에서 막강한 역할을 할 수 있다. 그 역할을 자기가 계속 맡겠다니 불출마 선언이 순수성을 의심받게 되는 것이다. 

 

자신들이 하는 일에 대해 진정성을 보이려면 오신환 의원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라는 감당하기 어려운 감투를 벗어던져야하고, 김세연 의원은 여의도연구원장 직을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과 다른, 전혀 어울리지 않는 감투를 쓴 이런 사람들이 정치판을 희화화시키고 있다. 더 이상 여의도 정치판에 이런 코미디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 감투는 그 자리에 걸 맞는 사람이 쓰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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