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일천의 미국통신 5] 미국을 바꾼 할로윈 문화전쟁

시민일보 / 기사승인 : 2019-10-20 14:2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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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곽일천 서울디지텍고 이사장


미국은 국교는 없지만 종교의 자유를 추구하는 기독교인들이 건국한 나라이다. 무슬림 이나 불교 국가들처럼 국교를 강요하는 국가가 아닌 개인의 자유에 의한 종교선택을 할 수 있도록 보장 된 나라이다. 청교도들 자체가 영국의 종교(성공회) 강요를 피해 기독교를 자유롭게 선택하기 위해 미국으로 건너온 사람들이 퓨리탄(Puritan)들이고 이들의 정신에 의해 미국은 세워졌다. 미국을 사실상 기독교 국가라 부르는데 큰 이견이 없다. 이는 주류의 구성과 기독교 정신이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적인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보더라도 이를 부인 할 수 없다. 기독교인이 아닌 첫 대통령으로 카톨릭 신자였던 케네디 대통령에 의해 금지되기 전까지 미국의 공립학교에서는 기도로 하루가 시작되던 전통이 있었다. 미국 의회도 기도로 시작하는 전통은 아직도 가지고 있다. 미국주류를 WASPs (White Anglo- Saxon Protestants)라는 미국의 여러 분야에서 주도권을 쥐고 있는 영국계 개신교도의 커넥션을 지칭하는 말이다.

이러한 개신교 전통이 강한 미국은 이젠 기독교 국가라 불리길 바라지도 않으며 실제 기독교 국가가 아니라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이다. 그 많은 텅텅 빈 개신교 교회 건물만 즐비 할 뿐 이제 미국의 종교는 점차 다종교 사회, 아니 비기독교 문화가 점점 팽창해 가는 나라가 되고 있다. 종교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젠 기독교적 문화를 없애려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연구과제이다. 생각되는 이유 중 하나가 할로윈과 같은 비기독교적 문화적 침투가 기독교가치관을 희석 시키고 새로운 문화가 거부감 없이 대체되는 데 일정부분 영향을 끼쳤다는 생각이 든다.



할로윈은 10월 31일 날 행해지는 전통 행사로 이 날에는 죽은 영혼이 다시 살아나며 정령이나 마녀가 출몰한다고 믿고, 그것들을 놀려주기 위해 사람들은 유령이나 괴물 복장을 하고 축제를 즐긴다. 이러한 발상은 기독교에서는 없는 발상이다. 그 뿌리는 카톨릭적 전통을 가진 아일랜드계 미국 이민자들에 의해 1800년대에 전해 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랬던 것이 이제는 미국의 중요 문화절기로 자리를 잡았다. 카톨릭 (영국화된 카톨릭인 성공회)에 반발하여 미국으로 온 개신교 기독교인들이 만든 미국에서 어느 샌가 할로윈은 빼놓을 수 없는 문화축제로 자리 잡은 지 오래이며 미국 등에서 생활하였던 한국인들이나 미국문화를 앞장서 들여오려는 사람들에 의해 한국에서도 할로윈은 이제 친숙하며 젊은 세대들에게는 발렌타인데이 처럼 그냥 보낼 수 없는 축제의 날로 여겨지는 것 같다. 할로윈이 비기독교적이라는 지적을 크리스쳔들에게 하면 돌아오는 대답은 그저 재미로 하는 건데 하는 것이다. 마치 한국의 축구 응원단의 이름이 붉은 악마들이란 것에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쏟아져 나오는 반응과 비슷하다. 필자는 미국의 할로윈이 미국 기독교를 파괴하는 강력한 문화요인인 되었다고 보며 붉은 악마에 익숙해진 대한민국 국민들이 전에는 빨갱이에 대해 심각한 거부감을 가지며 반공의식에 투철했던 우리들을 바꾸어 놓는데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악마를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로 만든 스포츠 문화는 북한의 김정은 같은 반인륜적 인간을 혐오의 대상으로 보기 보다는 김정은 귀엽다는 의견이 인터넷에서 빈번히 퍼져도 아무런 저항을 받지 않는 상황을 초래 하는데 일조를 했다고 생각한다. 전에 대학에서 가르칠 때 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가 어떤 학생이 강력히 항의하는 일도 있었지만 아직도 필자의 생각은 다르지 않다.

할로윈과 같은 비 기독교적 문화적 침투가 미국의 교회를 텅텅 비게 만들었다. 유럽에서는 이미 많은 교회(카톨릭과 개신교 모두) 건물들이 Pub과 같은 상업용 건물로 바뀌거나 이슬람 사원으로 바뀐 지 오래다. 미국에서도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눈독을 많이 드리는 곳이 교회이다. 이제 몇몇 남지 않은 교회에 출석하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어쩔 수 없이 교회 건물을 개발업자 들에게 팔고 업자들은 교회 인근의 주택들을 함께 매입해 큰 임대 아파트 등을 건설하여 상당한 이득을 얻고 있다는 것이 부동산 관계자들의 말이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웅장한 건물의 교회 인근에 알 박기로 허름한 주택을 사 놓으면 언젠가 큰 시세차익을 얻을지도 모른다. 참 기가 막힌 현실이다.

사람들은 이런 문화의 영향을 과소평가하기도 한다. 그러나 거짓말도 자꾸 들으면 그 말이 진짜처럼 들리게 되는 것처럼 처음에는 거부하던 말이나 행동도 차츰 자신들에게 스며드는 것을 잘 모르는 것 같다. 한국만 하더라도 불과 몇 년 전 까지만 해도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것을 밝힐 수 없었다. 하지만 그간 용감(?)히 커밍아웃한 연예인등에 의해 확산된 동성애 옹호 내지는 자랑스러운 축제 문화화의 영향이 어떠한지는 우리 모두 목격하고 있다. 지금도 미국에서는 버젓이 동성애 문화가 자랑스러운 것처럼 선전되고 있다. 방송이나 문화에서 동성애지지 세력을 무시하면 큰 코 다친다는 것을 대부분의 기업들이 유념(?)하고 있다.

미국은 자유라는 이름으로 이루어지는 문화정체성 혼란의 시대를 겪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더 나아가 이런 문화 권력들이 전통적인 미국의 정체성조차 파괴하려는 법 제정 등으로 이미 자리를 잡았다. 미국의 차별금지법등은 이미 강력하게 기독교 교회 등을 제어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위기감을 느낀 보수적인 기독교 세력의 요구를 자신의 강력한 지지 세력으로 만들어 대통령이 된 사람이 트럼프이다. 트럼프의 지지대회 등의 연설 등에서 빈번히 나타나는 말에서는 이런 세력들과의 대결을 조장하는 발언이 효과를 보고 있다. 많은 언론들은 트럼프가 인종차별주의자, 백인우월주의자라고 비난한다. 이를 트럼프는 동의 안 한다고 말은 하지만 철저한 정치적 계산으로 이러한 분위기를 조용히 즐기고 있는 것 같다.

이제 미국 의회의 (기독교식)개회기도도 금지 될 상황이 머지않아 올지도 모른다. 이미 수년전 달라이 라마가 오바마시절 개회기도를 대신 한 전례도 있다. 그나마 이를 지키려는 세력들도 미국의회의 전통을 지켜야 한다는 식으로 간간히 방어하는 형편이다. 미국은 이제 기독교 국가가 아니다. 이승만대통령이 한미동맹을 이뤄 낸 바탕에는 미국 내 기독교 세력과의 지원과 후원이 있었다. 그런 미국이 이제는 기독교 국가의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다. 아직도 남부 바이블 벨트의 여러 지역들이나 복음주의적 기독교인들이 마지막 사투를 벌이고 있으나 그 결과가 어떻게 될지는 전망하기 어렵다. 미국의 기독교적 가치관이 희석되어가는 것이 한미동맹에 어떠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지 모를 일이다. 넘쳐나는 할로윈 장식품이 그리 즐거워 보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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