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는 구태와의 결별 각오하시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2-29 14:2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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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제3지대 통합정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그가 구상하고 있는 ‘제3지대 통합정당’은 바른미래당이 중심에 서는 ‘빅텐트’로 새로운 정치, 제3의 길을 수행하기 위한 새 판짜기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자하면, 거대양당 폐해를 극복하고 민생 실용정치를 하겠다는 이 땅의 새로운 정치세력을 모으겠다는 것이다. 


즉 ‘신적폐’ 세력인 더불어민주당과 ‘구적폐’ 세력인 자유한국당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새정치’의 구심점이 되겠다는 뜻이다. 새정치는 기존의 구태정치에 때 묻지 않은 젊은 청년과 여성, 소외계층을 대변할 수 있는 인물, 그리고 각계에서 전문성을 지닌 초년 정치인들을 교육시키고 양육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들이 바른미래당의 중심세력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바른미래당 안팎에 있는 호남의 기존 정치인들의 생각은 다른 것 같다.


우선 그들이 구상하는 ‘제3지대 통합정당’은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이 서로 헤쳐모여 한 뒤 통합하자는 것으로 사실상 ‘호남자민련’이 되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것은 마치 ‘쓰레기집하장’을 방불케 하는 잡탕 정당으로 그런 정당은 손 대표가 구상하는 새정치와는 거리가 멀다.


손학규 대표가 유승민 의원 등 ‘새로운보수당’ 창당 세력의 퇴진요구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당을 지켜온 것은 당이 통째로 자유한국당에 넘어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강력한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온갖 수모와 조롱을 당하면서 지켜온 당을 ‘새정치 중심세력’이 아닌 ‘호남자민련’으로 전락하는 걸 손학규 대표가 수용할리 만무하다.


그러다보니 일부 호남 의원들은 노골적으로 ‘손학규 흔들기’에 나선 모양새다. 


실제로 요즘 호남지역 언론 발(發) ‘손학규 퇴진론’이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광주지역 한 신문은 손학규 대표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일 전후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이라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또 다른 신문은 “손학규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현역 의원들이 지도부에 모두 참여하는 집단지도체제 방식을 구상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한마디로 금배지들이 손 대표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전부 비대위원이 되는 ‘갑질(甲質)’을 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정당은 국회의원들만의 것이 아니다. 당의 주인은 어디까지나 당원들이다. 그리고 국회의원보다도 더 많은 원외위원장들이 내년 총선을 준비하고 있다. 그런데도 금배지들이 갑질을 하는 정당이라면 그런 정당은 희망이 없다. 새정치를 말할 자격조차 없다.


따라서 손 대표는 ‘호남자민련’을 추구하는 구태 의원들과의 결별을 각오하고라도 새로운 인재를 구하고 교육하는 일에 매진해 주기를 바란다.


물론 그로인해 호남계의 집요한 ‘손학규 흔들기’가 본격화 하겠지만, 그런 사소한 일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 


사실 요즘 제3지대에 있는 호남계 의원들의 행태를 보면 실망이 크다. 


지난 27일 실시된 공직선거법 표결에서는 호남지역 의원 중 바른미래당 박주선·김동철 의원과 민주평화당 황주홍 의원이 불참했고, 대안신당 천정배 의원은 기권하는 등 선거제 개혁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바 있다. 


지금까지의 제도는 승자독식이었다. 그러다보니 기득권자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된다. 약자나 소수자·시민·노동자의 목소리를 정치에 반영하려면 선거제를 바꿔야 하는데, 그들을 대표하는 정당이 최소한 받은 표만큼 의석수를 가져가도록해야 한다. 그 방법은 비례대표제밖에 없다.


그런 선거제도를 만들기 위해 손학규 대표는 고령에도 목숨을 건 단식을 했고, 막판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의 담판으로 지금의 선거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제도가 표결에 붙여지는 상황에서 불참했거나 기권했다면, 그 사람은 개혁과를 거리가 먼 구태 정치인이다. 따라서 손 대표는 그런 자들에 대해 하등의 미련을 가질 필요가 없다. 

 

우리 삶에 도움이 되는 정치, 국민의 다양한 입장을 대표하는 정치를 구현하자면 연비제 도입은 필연이다. 그걸 거부하거나 방기한 정치인들은 새정치를 하겠다는 자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더구나 금배지들, 즉 당 대표를 몰아내고 자신들이 비대위원이 되어 당을 좌지우지하겠다는 ‘갑질’ 정치인들 역시 새정치와는 거리가 먼 사람들이다. 손 대표는 그들과 결별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 없이 당당하게 나아가라.


선거법 개정으로 21대 총선판도는 20대 총선과는 사뭇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거기에 빠르게 적응할 필요가 있다. 지역구 의원들 숫자는 아무런 변수가 못된다. 선거연령이 18세로 낮아진 지금, 10대와 20대, 30대를 집중 공략하고, 그들의 꿈과 미래를 사는 젊은 정당이 되기를 바란다. 손 대표가 당의 어른으로서 끝까지 당을 지켜주어야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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