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 풀린 탐정업’ 안착 도모할 ‘관리 방안’ 조속히 마련해야

전용혁 기자 / dra@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6-02 14:2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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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정(업)의 일탈 방지와 서비스품질 혁신 견인할 ‘탐정업 업무 관리법’ 긴요

김병화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학술고문(전 경찰대학 교수부장)

김병화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학술고문

한국형 탐정(업)의 직업화 및 법제화에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해 왔던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약칭 신용정보법)’에서의 ‘탐정(업) 관련 금지조항’이 2020년 2월4일 국회(정무위원회 소관, 금융위원회 업무)에서 ‘탐정업의 직업화에 장애가 되지 않는 방향’으로 개폐(改廢) 되었다(2020년 8월5일 시행). 이로 ‘탐정(업)을 금지한다’는 명시적 법문은 대한민국 법전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개정전 신용정보법은 ‘금지 규정(제40조4,5호)’을 통해 신용정보업과 무관한 ‘탐정 등 자연인’에게까지 ‘특정인의 연락처나 소재를 알아내는 일’과 ‘탐정 호칭 사용’을 금지해 왔으나, 동 법개정을 통해 금지조항 적용범위를 ‘신용정보회사 등’으로 축소·한정 했으며, ‘신용정보회사 등’에는 ‘신용정보회사, 본인신용정보관리회사, 채권추심회사, 신용정보집중기관 및 신용정보제공·이용자’만 해당하는 것으로 특정됐다(제15조). 오는 8월5일부터는 ‘신용정보법과 탐정업(’사람찾기‘ 및 ’탐정호칭사용’)’사이에는 한치도 연관 지을 일이 없게 되었다는 얘기다.

따라서 신용정보 관련 업자가 아닌 탐정업 종사자나 일반인은 자칭 ‘나는 탐정입니다’라거나 ‘탐정사무소’라 간판을 거는 등 광고를 하여도 무방하며 개인정보보호법, 위치정보법 등 개별법의 취지와 목적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탐문 등의 방법으로 '실종자나 가출인 등 특정인의 소재나 연락처를 파악하는 일'도 사실상 불가능하지 않게 되었다. 이로 탐정업(민간조사업)은 ‘의문과 궁금 해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탐정(업)의 요체인 ‘사실관계파악(자료수집) 서비스’를 합당하게 제공할 수 있는 획기적 전기를 맞게 되었음은 물론 ‘새로운 일거리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국가적 과제에도 일익 부응할 수 있는 명실상부한 신직업으로 확산일로에 있다.

1977년 12월31일 제정된 ‘신용조사업법’을 시발로 이어져온 신용정보법상 ‘일반인에 대한 탐정(업) 관련 금지’ 법문에 대한 43년만의 개폐(改廢)는 한마디로 ‘규제의 완화’가 아닌 ‘금지를 해제’한 획기적 조처라 하겠다. 이러한 탐정(업) 관련 법제 환경의 변화에 힘입어 현재 국내에서 활동 중이거나 창업을 준비 중인 탐정업 희망자는 8000여명에 이르며 지속적인 증가 추세에 있다는 것이 업계와 학계의 분석이다(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이는 탐정업의 ‘법제화’와 ‘직업화’는 별개의 일로 탐정업이 법제화되기 이전이라도 직업화는 불가능하지 않음을 실증(實證) 하고 있는 현상이라 하겠다.

사실 모든 직업을 법제화할 필요도 없고 모든 직업이 법제화 되어야 한다는 법도 없다. 하지만 탐정업의 경우 대개의 업무가 의뢰자의 요청과 탐정업 종사자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비공개리에 이루어지는 등으로 개별법이나 사생활 또는 타인의 권익을 침해할 소지가 다른 직업에 비해 높거나 그렇게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측면에서 탐정업 종사자의 일탈 방지와 서비스품질 혁신, 탐정업 부적격자 퇴출 및 재진입 차단 등을 위해 ‘무규제 상태의 직업화 진행’을 그냥 바라보고만 있을 순 없으리라 본다. 이러한 과제에 응답한 세계적 탐정업 규율 모델은 크게 ‘공인제’와 ‘보편적 관리제’로 대별되고 있으며 그 규율의 수단과 방법에는 차이가 있으나 탐정업의 안착을 지향하는 목표에는 다름이 없다.

‘공인제’는 소수 인원을 선발하여 그들에게만 탐정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면허제(미국이 대표적인 나라)로 더 많은 설명이 필요치 않으리라 본다. 그와 비교되는 ‘보편적 관리제’란 인류의 역사를 통해 그 무엇으로도 막지 못했음은 물론 날로 진화하고 있는 다양한 형태의 ‘비공인탐정(업)’이 공인탐정법 만든다 하여 사라질리 만무하다는 경험론을 전제하고 있는 제도로 ‘실익이 거양되지 않는 공인제보다 탐정업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신고(등록)하게 하고 이를 적정하게 관리하는 게 차라리 낫다’는 실용주의적 모델이라 하겠으며 이를 채택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는 세계 최대 규모(6만여명)의 탐정산업을 이룬 일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현행 법체계하에서도 탐정업이 불가능하지 않아 이미 1만명에 육박하는 탐정업 종사자들이 정중동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보편적 관리제’ 탐정업이 적격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특히 필자는 한국에서 ‘공인탐정법(공인탐정)’을 염두에 둔다는 것은 창피한 일이 될 것임을 경고해 두고자 한다. 이유인 즉 ‘탐정(探偵)’이란 명칭은 영어 ‘Private Investigator(PI)’를 일본에서 자신들의 풍토에 맞게 한자로 번안한 것으로, 탐문 등 사실관계 파악을 주로 하는 일본 민간조사원에 대해 붙여진 호칭이다. 하지만 탐정이란 용어를 만든 그들마저 ‘탐정(업)은 활동 패턴에 통일성이 없는 존재’로 평가, ‘적정화의 대상’으로 삼고 있지 않은가?(‘탐정업 업무의 적정화에 관한 법률’). 그런 ‘탐정’ 호칭에 우리 한국이 ‘공인’이라는 월계관을 씌워 법전에 올리려 하는 일은 정말 ‘자존을 내버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언젠가 탐정업을 꼭 공인제로 해야 할 일이 있다면 ‘공인탐정법’이라는 명칭부터 우리의 생활어로 바꾸는 일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필자/김병화(사법보안학 박사)
국립 경찰대학 제1기 출신으로 경찰대학 교수부장과 경찰청 인터폴계장, 외사정보·수사과장, 서울동대문경찰서장, 대구지방경찰청 차장, 경기지방경찰청 제1부장, 서울지방경찰청 생활안전부장, LA/오사카 경찰주재관(영사, 영어·일어 등 4개국어 능통)을 역임하고 현재 대경대학교 경찰행정과 초빙교수와 한국마사회 전문위원, 한국민간조사학술연구소 학술고문(각국의 탐정법 연구10년)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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