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웅래의 ‘반값 아파트’ 찬성이다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12-21 14:3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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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토지 없이 건물만 분양하는 아파트를 제공하면 강남에서도 반값 아파트가 실현될 수 있다."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오늘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부동산 가격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해답은 역시 공급"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꿈같은 이야기처럼 들리겠지만 이미 지난 2014년 강남 20평대 아파트가 2억 원대로 분양된 적이 있다"면서 "비결은 토지와 건물을 분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에게 "강남 등 입지 좋은 곳엔 시세차익을 볼 수 없도록 환매형 반값 아파트를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시민단체에서도 같은 목소리가 나왔다.


김헌동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은 지난주에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토지임대부 건물 분양 방식’으로 폭등하는 집값을 잡을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와 공기업이 땅장사를 안 하면 서울에서 30평짜리 아파트를 2억 원에 무제한으로 공급할 수 있고 이 같은 방법으로 6개월이면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노 의원이나 김 본부장의 이 같은 주장은 실현 가능한 것일까?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반값 아파트’는 꿈이 아니다.


물론 노무현정부 시절인 2007년 10월, 군포시 부곡택지지구 내 토지임대부 주택 389호를 분양할 당시에 27세대만 최종 계약하는 ‘실패’ 사례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건 애초 밑그림부터 잘못 그려진 것이었다.


도심에서 벗어난 사실상 '한적한 동네'인 군포시에, '시세차익도 거둘 수 없는'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을, 그것도 '높은 토지임대료'를 받는 조건으로 공급하니 성공할 수 없는 건 당연한 일이었다.


반면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11월 보금자리 서초 우면지구에 토지임대부 주택을 358가구, 2012년 12월 강남 세곡지구에 414가구를 시범 분양했는데, 청약경쟁률은 각각 4.2:1, 6.89:1로 매우 성공적이었다.


군포 토지임대부 분양주택과 달리 '모두가 살고 싶은' 강남·서초 지역에, 분양가격도 주변 시세의 4분의 1 수준인 2억2000만 원인 데다가, 토지임대료도 35만 원에 불과하니 실패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그런 방향으로 나간다면, 얼마든지 성공적인 반값 아파트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런데도 결과적으로 이명박정부의 반값 아파트 역시 실패했다.


실제로 주변 시세의 4분의 1 수준으로 공급했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10년도 되지 않아 6~7배나 뛰고 주변 시세에 거의 따라붙었다고 한다. 결국 강남의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은 최초 분양자만 혜택을 보게 된 '로또아파트'가 되어버린 셈이다.


시장임대료와 토지임대부 분양주택의 임대료 차액을 환수하거나 건물을 팔 때 적정가격으로 공공이 되사는 환매 조건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답은 나와 있다.


노 의원의 지적처럼 ‘토지와 건물을 분리’한 아파트를 ‘환매형’으로 분양하면 된다.


그러면 김헌동 본부장의 장담했듯, 6개월이면 천정부지로 치솟는 아파트값을 진정시킬 수 있다.


서울을 생활권으로 하면서도 정작 서울에서 아파트를 매입하지 못해 경기도 주변으로 밀리는 신혼부부들에게는 ‘단비’와도 같은 소식일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주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던 동탄신도시 13평 행복주택 현장을 방문한 뒤, 13평 임대주택도 4인 가족이 살만하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서민들의 가슴에 상처를 주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 아닌가.


이런 상황에서 마침 집권 여당의 지도부 일원인 노웅래 의원이 ‘토지와 건물 분리’, ‘환매형’을 조건으로 “반값 아파트가 가능하다”면서 국토부 장관 후보자에게 “적극 검토”를 촉구하고 나섰다니 반갑기 그지없다. 반값 아파트의 희망을 안겨준 ‘동갑내기 친구’ 노웅래 의원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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