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위병 뒤에 숨은 조국-유승민은 떠나라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8-22 14:3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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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구하기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의 모습이 참담하기 그지없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의혹을 부풀리고 과장해 후보자와 가족에 대한 인격 살인에 가까운 비방을 반복하고 있다”며 “이는 폐륜에 가까운 행동으로, 보지 못했던 광기에 참담한 심정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특히 조정식 정책위의장은 “조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인사검증을 넘어 비이성적 마녀사냥 양상으로 흐르고 있다”며 “무분별한 의혹 부풀리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TF를 구성해 가동할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정말 이들의 주장처럼 현재 조국 후보자를 향한 의혹들이 단순히 ‘광기’이고, ‘마녀사냥’에 불과한 것일까?


그렇지 않다. 현재까지 제기된 의혹들 가운데 사실로 밝혀진 것만으로도 그는 법무장관은커녕 당장 교수자리조차 내놔야할 판이다. 여론도 매우 비판적이다.


실제로 조 후보자의 딸이 고등학생 시절 의학 논문의 제1 저자로 등재된 사실이 확인된 뒤 대학생들을 비롯한 청년층의 반감이 커지고 있다. 조 후보자 딸의 모교인 고려대와 조 후보자가 재직 중인 서울대학교 학생들은 23일 촛불집회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도 조 후보자 딸이 고2 때 단국대 의대 논문에 제1저자로 참여하고, 고3 때는 어머니 지인이 교수로 있는 공주대에서 인턴을 한 뒤 논문을 쓴 것과 관련해 비판 글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적이나 집안 사정과 무관하게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과 서울대 환경대학원에서 각각 장학금을 받은 것도 공분을 사고 있다.


특히 이런 모습은 조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는 다른 행태여서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비난이 잇따른다. ‘공정’과 ‘평등’이란 키워드에 민감한 젊은 층의 정서를 건드린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75억 투자약정 사모펀드 의혹, 조 후보자 부인과 동생 옛 부인과의 수상한 부동산 거래, 부자간의 소송 등 기존 청문 대상에 오른 고위 공직자들에게선 단 한 번도 나타나지 않았던 기상천외한 의혹들도 수두룩하다. 


오죽하면 문재인 정권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 정의당에서조차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겠는가.


실제로 심상정 대표는 이날 당 상무위원회에서 "20·30대는 상실감과 분노를, 40·50대는 상대적 박탈감을, 60·70대는 진보진영에 대한 혐오를 표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 후보자는 '위법이냐 아니냐'의 법적 잣대를 기준으로 의혹 사안에 대응해 왔다. 그러나 조 후보자 딸에 대한 국민의 분노와 허탈함은 법적 잣대 이전의 문제"라며 "국민은 특권을 누린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특권은 어느 정도였는가를 묻고 있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그런데도 민주당은 ‘조국 키기기’에 나선 모양새다.


홍영표 의원은 자신의 SNS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조 후보자에 대한 야당의 의혹제기에 대해 "문재인 정부의 정통성을 훼손하고 사법개혁 의지를 좌절시키려는 것"이라며 "촛불혁명을 부정하는 국정농단세력의 발악이며 음습한 노림수"라고 날을 세웠다.


심지어 김종민 의원은 전날 간담회에서 조 후보자 딸의 논문 제1 저자 등재를 두고 "보편적 기회다, 어느 학교에 교수 부모가 있는 학교에선 가능한 것이다, 특별한 사람에게만 주는 게 아니라 신청하면 접근할 수 있는 기회고 제도였기 때문에 특혜는 아니다"라고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포기하자니 조 후보자가 문재인 정부에서 갖는 상징성 때문에 '치명타'를 맞을 것 같고, 지키자니 국민정서에 반할 수밖에 없어 '무리수'를 던지게 된 것 같다. 그러나 이건 아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조국 후보자의 홍위병 역할을 하는 것은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 뿐이다.


민주당 의원들의 이런 모습은 바른미래당 내에서 유승민 의원의 당권찬탈을 돕기 위해 홍위병 역할을 했던 젊은 혁신위원들의 추악한 행태를 닮았다는 점에서 비난 받아 마땅하다.


이제 그런 식의 ‘막가파 정치’, 홍위병을 앞세운 ‘패거리 정치’를 더 이상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게 필자의 판단이다. 


조국 후보자와 유승민 의원은 비열하게 홍위병 뒤에 숨지 말고 당당하게 나서든지, 그럴 자신이 없으면 욕심을 버리고 차라리 그 자리를 떠나라. 그게 대한민국 정치 발전을 위한 마지막 충정의 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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