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보수통합에 새보수당은 ‘왕따’?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1-06 14:3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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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6일 범(汎)보수 통합을 거듭 제안하며 이언주·이정현 의원의 신당과 이재오 전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통합연대'와 합작을 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런데 그동안 보수통합 중심인물로 거론되던 유승민 의원은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다만 '기존의 모든 자유민주주의 정당들’도 통합대상이 된다고 했을 뿐이다. 


실제로 황 대표는 이날 한국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통합추진위원회(통추위)를 만들고자 한다. 통추위는 '이기는 통합'의 플랫폼이 될 것"이라며 "누구나 뜻을 함께하는 이들이라면 폭넓게 참여하고, 의견을 내는 통추위가 되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정 정당, 특정 인물의 문제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는 유승민 의원이 이끄는 새로운보수당과의 통합논의에서 벗어나 대상을 전방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황교안 대표는 "한국당이 앞장서서 통합의 물꼬를 트겠다"며 한국당 주도의 통합을 강조하기도 했다. 앞서 황 대표는 유승민 의원을 ‘유 아무개’로 부르는가하면, 전날 유 의원이 이끄는 새보수당 중앙당 창당대회에는 그 흔한 화환조차 보내지 않았다. 한국당 의원 가운데 거기에 가서 축하메시지를 전하는 사람도 없었다.


새보수당이 범보수통합 대상에서 점점 멀어지는 느낌이다. 이러다 보수진영에서 ‘왕따’로 낙인찍힐 가능성마저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은 유 의원이 자초한 것으로 누구를 원망할 수도 없다.


유 의원은 과거 새누리당(현 한국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을 창당했다. 당시 바른정당에 합류한 한국당 의원은 무려 33명에 달했다. 그러나 하나 둘 유 의원의 곁을 떠났고, 지금 새보수당에 남아 있는 의원은 고작 8명뿐이다. 한국당에 복당한 의원들은 “유승민의 독선과 배타적인 모습에 질렸다”고 토로한다. 만일 유승민 의원이 당권에 욕심을 부리지 않았다면 그렇게 많은 사람이 바른정당을 떠나지 않았을 것이고, 어쩌면 당시 통합전당대회를 통해 한국당을 거듭나게 하는 계기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그는 바른미래당에서도 당권에 집착한 나머지 아무 이유 없이 줄곧 ‘손학규 퇴진’만을 외쳤고, 결국 당에서 쫓겨나는 처량한 신세가 되고 말았다. 


그런데도 유승민 일파는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하태경 새보수당 책임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국당이 저희들 보고 반성문 쓰고 들어오라, 재입당해라는데 그래 가지고 이길 수 있느냐"며 "보수가 살려면 한국당이 일단 문 닫아야 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이혜훈 의원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국당 중심의 통합으로 중도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는가"라며 "저희 중심으로 통합이 이뤄져야만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니 한국당을 지지하는 절대 다수의 보수성향 유권자들로부터 유 의원이 비토를 당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유 의원이 2월초까지를 보수통합 시한으로 못을 박았지만, 황 대표는 그런 유 의원에게 곁 눈길조차 보내지 않는다. 사실상 한국당의 범보수통합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나 다를 바 없다. 이는 복당의 문호를 활짝 열어 놓은 만큼, 알아서 개별적으로 복당절차를 밟으라는 강력한 메시지이기도 하다.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다시 더불어민주당과 범보수통합당이 총선에서 맞붙는 패권양당시대가 다시 열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건 기우(杞憂)다. 애당초 유승민 의원의 새보수당은 제3세력이 아니었다. 그냥 한국당이 침몰위기에 처하자 재빠르게 탈출해 바른정당을 창당했고, 이제 한국당이 건재한 모습을 보이자 다시 거기에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기회주의적인 보수 세력이었을 뿐이다.


반면 유승민 일파의 끊임없는 당권찬탈 음모에도 흔들림 없이 당을 지켜온 손학규 대표가 있는 바른미래당은 그 전신이 국민의당으로 국민의 선택에 의해 형성된 ‘제3지대’다.


따라서 새보수당 세력이 떠난 지금이야말로 바른미래당이 ‘제3지대’의 중심이 되어 정치혁명을 이룰 적이고, 그로 인해 단단한 제3지대가 형성될 수 있을 것이다.


손 대표가 구상하는 2030세대와 40대 전문가집단을 배려하는 혁명적인 공천방안과 선거지원방안 등으로 바른미래당은 단숨에 국민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다. 벤처기업에 해당하는 바른미래당만이 할 수 있는 혁명이다. 대기업 같은 민주당과 한국당은 결코 이런 혁명을 구상할 수 없다. 발표 시기만 남겨 놓은 손학규의 정치혁명에 대한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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