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따’ 오신환의 좌충우돌...왜?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8-21 14:3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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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세상을 움직이는 법칙 가운데 ‘더닝 크루거 효과(Dunning Kruger effect)’라는 게 있다. 잘못된 결론에 도달하더라도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실수를 알아차리지 못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한마디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뜻이다.


이는 코넬대 대학원생 ‘데이비드 더닝’과 ‘저스틴 크루거’ 교수가 학부생을 대상으로 인지편향 실험을 한 결과 나타난 현상으로 “무지(無知)는 지식(知識)보다 더 확신하게 한다”는 찰스 다윈의 말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실제로 크루거 교수가 45명의 학부생에게 20가지의 논리적 사고시험을 치른 뒤 자신의 예상순위를 제출하도록 했더니, 성적이 낮은 사람일수록 자신의 예상순위를 높게 평가했다고 한다. 즉 무지한 사람일수록 자기 주제를 모르고 자신만이 옳다는 잘못된 확신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혹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여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까?


오 원내대표가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한 발언이나 같은 날 입장문을 통해 손학규 선언을 원색적으로 비난할 것을 보면 아무래도 그런 것 같다.


단적인 사례를 들어보겠다. 그는 “유승민 대표가 당권을 장악하거나 그걸 통해서 무슨 역할을 하고자 하는 생각이 전혀 없다”고 단언하는가하면, “우리 구성원 중에서 ‘한국당으로 당을 팔아먹는 거 아니냐’고 얘기하는 사람은 손학규 대표뿐”이라고 아주 확신에 찬 어조로 말했다. 

 

정말 황당하다. 이미 손학규 대표를 몰아내고 유 의원이 당권을 장악하면 자신들의 몸값을 올려 한국당과 통합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사실은 한 젊은 혁신위원의 폭로로 만천하에 알려진 마당인데, 오 원내대표만 이런 사실을 까마득히 모르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되레 ‘그렇게 말하는 사람은 손학규 대표뿐’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한마디로 “무지는 지식보다 더 확신하게 한다”는 찰스 다윈의 말이 딱 들어맞는 경우라 할 것이다.


그러면 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을 오신환 원내대표만 모르고 있는 것일까?


그가 유승민 그룹에선 영원한 ‘아웃사이더’로 취급당하고 있는 현상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비록 그가 유 의원의 지지를 받아 원내대표에 당선되기는 했지만, 서울대 출신 인맥으로 형성된 ‘유승민 그룹’에서 오신환 원내대표는 어디까지나 변방인물에 불과하다. 도저히 핵심에 낄 수 없는 한마디로 자격미달이고 ‘왕따’인 것이다.


실제로 유 의원이 주대환 전 혁신위원장을 만나 ‘손학규 퇴진안’ 마련을 요구할 때 오 원내대표는 철저하게 배제됐다. 서울대 출신 그룹인 이혜훈, 하태경 의원만 동행했다. 어디 그런 사례가 그것 하나뿐이겠는가. 공개적으로 드러나지만 않았을 뿐 그와 유사한 사례는 부지기수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오신환 원내대표가 유승민 의원의 당권장악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한다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 물론 유 의원이 당권장악 이후 한국당과의 통합 협상에 나갈 것이란 점도 그는 파악하지 못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오신환 원내대표는 정확한 사실을 알지 못하다보니 자신만이 옳다는 잘못된 확신을 갖게 된 셈이다. 그게 바로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더닝 크루거 효과’다.


그의 언행이 무지했다는 점은 참담한 결과가 입증해 주기도 한다.


실제로 그는 정치권과 언론이 ‘손학규 선언’을 주목하는 상황에서 용감하게(?) 칼을 빼들고 망나니 칼춤 추듯 칼을 휘둘러댔지만, 그가 얻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오히려 같은 당 사무총장으로부터 “정치적·인간적으로 예의가 없다”고 호된 질책을 들어야 했다. 실제로 임재훈 사무총장은 21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오 원내대표 인격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었다”며 “손 대표 회견 끝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원색적 비난과 비판으로 일관하는 것은 정치적·인간적으로 예의가 없다”고 야단쳤다.


부산지역의 한 언론사 기자도 “손학규 대표의 기자회견에 다른 정당도 아닌 당 원내대표가 30분도 안 되서 입장을 내놓는 점은 당대표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를 지키고, 최소한의 체면을 지켜줬어야 했다는 게 일반적 여론”이라고 호되게 꾸짖었다. 본전은커녕 오히려 심각한 데미지를 입는 결과를 초래한 셈이다.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오신환 원내대표가 낮은 지지율을 이유로 손 대표 퇴진을 요구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특히 자신의 얼굴에 침 뱉는 행위나 다를 바 없다. 


왜냐하면 김관영 원내대표 시절에는 국회에서 당의 존재감을 확실하게 보여줬고, 그로 인해 당 지지율이 한때 10%에 육박할 정도로 ‘꿈틀’ 거렸었지만 오 원내대표 취임 이후 국회에서 당 존재감은 사라졌고, 그로 인해 당 지지율은 반 토막 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손학규 탓’을 하며 자신의 주장만 옳다고 하고 있으니 얼마나 황당한 노릇인가.


그동안 “무식하면 용감하다는 ‘더닝 크루거 효과’가 맞는 것일까”하고 의문을 품었었는데, 오 신환 원내대표의 언행을 보니 그런 효과가 정말 있기는 있는 것 같다. 오 원내대표는 이런 사실을 깨닫고 부디 자신의 처지를 돌아보며 자중하기 바란다. 만일 자신이 무지하지 않다는 걸 입증하기 위해 공개토론을 제의해 오면 언제든 받아줄 용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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