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신환, 그대는 부끄럽지도 않은가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1-27 14: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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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김관영 바른미래당 최고위원이 최근 오신환 원내대표를 향해 “교섭단체의 원내대표를 하면서 신당의 대표를 맡았다”며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오신환 원내대표는 현재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다. 그런데 그는 신당 창당을 준비하고 있는 ‘변혁’의 대표를 맡고 있다.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변혁은 지난 4월부터 탈당을 결심하고, 은밀하게 신당 창당을 은밀하게 준비해 온 단체다. 그런 의미에서 오신환은 사실상 신당의 대표나 마찬가지인 것이다. 그렇다면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직은 내려놓는 게 맞다. A당 대표가 B당 원내대표까지 겸직하겠다는 발상은 온전한 사고를 지닌 정치인라면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망나니 같은 짓이기 때문이다. 


사실 바른미래당에 적을 두고 있으면서 별도의 신당창당을 추진한다는 것은 명백한 ‘반당행위’이자 ‘해당행위’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정치도의 적으로도 옳지 않다. 물론 신당을 만드는 건 어디까지나 그의 자유다. 그가 신당을 만들거나 말거나, 자유한국당에 기어들어가거나 말거나 38만 명의 바른미래당 당원들은 관심 없다. 하지만 신당을 창당하거나 한국당에 복당하려면 먼저 바른미래당을 떠난 후에 추진하는 게 맞다. 바른미래당은 오신환 등 변혁 소속 의원들에게 있어서는 사실상 ‘남의 당’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 신당 대표가 ‘남의 당’이 되어버린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라는 큰 감투가 욕심나서 그걸 끝까지 움켜쥐기 위해 아직까지 당적을 정리하지 않는 건 너무나 염치없는 짓이다.


오죽하면 임재훈 바른미래당 사무총장이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 및 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기생정치, 숙주정치, 알박기 정치를 즉각 멈추라”고 호통을 쳤겠는가.


임 사무총장의 지적처럼 변혁의 행위는 누가 보더라도 당의 파괴와 와해를 위한 파당적 해당행위임이 분명하다. 이에 대해 독립기구인 당 윤리위원회가 장계절차를 밟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 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바른미래당 윤리위원회는 지난 22일 회의를 열고 오 원내대표와 유승민·권은희·유의동 의원에 대한 징계개시 결정을 했다. 이에 따라 본인 소명 절차를 거쳐 내달 1일 윤리위에서 징계 수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의원 외에도 정병국, 이혜훈, 지상욱 등 변혁 소속 의원 11명도 징계위에 회부됐다. 


이쯤 되면 오신환은 ‘남의 당’ 당직이나 다를 바 없는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직을 스스로 내려놓으면서, 겸허한 자세로 “이제는 신당 대표로서 창당 작업에만 전념 하겠다”고 선언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했다. 그게 정치인의 올바른 자세다.


그런데도 그는 마지막까지 감투를 내려놓지 않으려고 발버둥 쳤다. 마치 최후의 발악을 하듯 그는 “손학규 대표가 저를 원내대표에서 끌어내릴 방법이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심지어 그는 원내대표직을 지키기 위해 “신당 창당 작업을 즉시 중단하고 바른미래당 재활작업을 다시 시작할 수도 있다”는 취지의 코미디 같은 말까지 내뱉었다. 수치와 부끄러움을 모르는 작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오신환은 너무나 무지했다. 버티기에 들어가면 신당 대표와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라는 두 가지 떡을 한 손에 들 수 있을 거라 생각했겠지만, 정치가 그렇게 호락호락한 것은 아니다. 

 

물론 오신환을 제명하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현역 의원을 제명하려면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의 찬성이 있어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당원권 정지’만으로도 그는 국회에서 38만명의 당원들이 있는 바른미래당을 대표하는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게 된다. 그건 상식이다. 


그래서 안병원 당 윤리위원장이 “윤리위에서 제명됐을 경우는 의원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당헌 제53조 3항)이 있어야 하는 것이 맞지만, 그 이하의 징계, 예를 들어 당원권 정지 등은 의총이 필요하지 않다”며 “당직 직무정지 징계만 받아도 원내대표직을 수행할 수 없다”고 밝힌 것이다.


강신업 대변인도 “해당 행위로 윤리위 결정에 의해 징계를 받으면 임명직이든 선출직이든 모든 것이 박탈될 수 있다”면서 “원내대표도 바른미래당의 당직”이라고 강조했다. 


그렇게 해서 새로운 원내대표를 선출하면 되는 것이다. 설사 변혁 의원 15명 전원이 거부하더라도 바른미래당 당규 상 “재적 의원(28명) 3분의 1 이상(10명)의 요구가 있을 때” 원내대표 선거관리위원회를 소집해 선거를 치를 수 있다. 그런 정도의 요건을 충족하는 건 그다지 어려운 게 아니다. 그러니 감투 욕심에 마지막까지 발악하다 쫓겨나는 구질구질한 모양새가 연출되기 이전에 스스로 물러나기 바란다. 정치는 연극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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