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세대와의 동행 꿈꾸던 손학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2-27 14:3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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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현실 정치인 가운데 진정으로 미래세대와의 동행을 꿈꾸던 지도자는 아마도 손학규가 유일할 것이다.


물론 집권당인 더불어민주당과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에서도 ‘청년정치’를 주장하는 목소리가 나오고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말 뿐이다.


우선 민주당의 경우를 살펴보자.


27일 현재까지 확정한 4·15 총선 예비후보 중 45세 이하 청년 후보는 고작 6%에 불과하다.


청년 후보들이 공천 과정에서 잇따라 ‘컷오프’(공천배제)의 쓴맛을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단수나 경선이 확정된 280명 중 45세 이하 청년 후보는 18명뿐이다. 민주당 권리당원72만명 가운데 45세 이하 청년 당원은 약 31만명으로 청년 당원들의 비중이 전체의 43%에 달한다. 그런데도 출마가 확정된 청년 후보의 비중은 채 10%도 못 되는 게 현실이다.


청년 예비후보들이 ‘경선이라도 치르게 해 달라’고 읍소하지만, 당 지도부는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실제로 여선웅 전 청와대 청년소통정책관이 송파병에서 남인순 의원에게 밀린 뒤 재심 신청을 했으나 최고위원회의는 이마저도 수용하지 않았다. 그런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민주당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태 이후 ‘청년정치’에 힘을 싣는 모양새를 보였으나, 결과적으로 당은 청년들을 단지 동원 대상으로 여기고 있을 뿐이라는 사실이 입증된 셈이다.


이런 모습은 미래통합당도 별반 다를 바 없다.


오히려 통합당은 청년들에게 있어선 민주당보다도 더욱 척박한 토양이다.


실제로 미래통합당 중앙청년위, 시·도당 청년위원장협의회 등이 전날 공천관리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청년공천 30%'와 '공정한 경선' 보장을 요구하는 피켓시위를 벌였으나 마이동풍(馬耳東風)이다.


당일 통합당은 고작 서울 노원병, 광진갑, 도봉갑 등 3곳만을 '청년 공천' 지역으로 정했을 뿐이다. 그것도 무늬만 ‘청년’일뿐, 실상은 노원병의 이준석 최고위원, 광진갑의 김병민 경희대 객원교수, 도봉갑의 김재섭 같이오름 대표 등 외부에서 들어온 명망가들로 당내 일반 청년들은 배제시키고 말았다.


실제로 패기 있는 청년 정치인으로 주목받던 1987년 생의 노원병 김용식 당협위원장은 경선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일반청년들이 제도권 정치에 진입하기엔 그 장벽이 너무나 높은 것이다. 


이런 현실을 잘 알고 있는 손학규는 올해 신년기자회견에서 “203040세대를 50% 이상 공천하겠다”며 파격적인 선언을 했다. 미래세대와 연합하고 그들이 정치개혁의 주역이 되도록 파트너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과 통합당처럼 청년들을 단지 장식품처럼 취급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실제로 손학규는 청년 정치인들에게 수시로 “바른미래당을 접수하라”며 전폭적인 문호개방 의사를 밝혀왔다. 당의 과반을 차지하는 당의 주류가 되라는 메시지를 청년들에게 분명하게 전달한 셈이다. 하지만 기성정치인에 대한 청년들의 불신 탓에 미래세대와의 아름동행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특히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정당과의 통합으로 미래세대와의 동행을 꿈꾸던 손학규의 희망은 산산조각 날 위험에 처했다. 그런 현실이 못내 답답하고 아프다. 


하지만 그 꿈을 포기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실 3당 통합으로 새롭게 탄생한 민생당이 살 길은 민주당의 보완재 역할을 하는 ‘지역정당’이 아니라 패권양당을 대체하는 제3지대 정당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이다.


손학규가 자신의 후임으로 41세의 젊은 김정화 대표를 지명한 데에는 그런 깊은 뜻이 담겨 있을 것이다. 어쩌면 그는 김정화 대표를 통해 여전히 자신이 미래 세대와의 동행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기득권 세력이 지배하는 민주당과 통합당이 이루지 못한 그 꿈, ‘청년정치’의 꿈을 손학규가 지명한 김정화를 통해 민생당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그게 국민이 기대하는 새로운 정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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