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생당 호남계의 실익도 없는 추태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20-03-18 14:4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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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정치적 원로가 주축인 정치개혁연합을 배제하고 친문(親文) 성향의 플랫폼 정당인 ‘시민을 위하여’에 합류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은 일주일 밖에 남지 않은 비례후보 등록 일정을 감안해 이미 창당 등록을 마친 ‘시민을위하여’를 택했다고 설명하지만, 속셈은 ‘친문 위성정당’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실제로 ‘시민을 위하여’는 우희종 서울대 교수와 최배근 건국대 교수가 공동대표로, 친문·친조국 성향의 인사들이 이끌고 있다.


민주당이 녹생당, 미래당 등 기존 원외의 '가치 지향' 정당들과는 선을 긋고, 기본소득당·시대전환·가자환경당·가자평화인권당 등 최근 2개월 내에 만들어진 신생 정당들로만 비례 연합하기로 한 것 역시 사실상 민주당 주도 '친문 위성정당'을 만들기 위한 수순일 것이다.


그런데도 민생당 호남계 의원들은 그런 정당에 참여하지 못해 안달복달이다.


실제로 호남계 의원들은 전날 저녁 의원총회를 열고, 장정숙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출하고는 민주당이 주도하는 ‘친문위성정당’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그런 꼴 사나운 모습을 지켜보던 젊은 김정화 공동대표가 18일 불같이 화를 냈다.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을 우습게 알며 당을 불법의 절벽으로 몰고 가려는 분들은 이제 그만 결기 있게 민생당을 나가주길 바란다”고 호통을 친 것이다.


사실 그들은 야단맞아도 싸다. 


미래통합당과 민주당이 비례용 위성정당을 만들 때 ‘가짜 정당’, ‘꼼수’라며 핏대를 올리던 그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태도를 돌변했으니, 돌팔매를 맞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정말 민생당이 친문위성정당에 참여했을 경우 돌아올 이익이 있기는 있는 것인가.


전혀 없다. 민주당이 주도하는 비례정당은 현재 당선권을 17번까지로 보고 있다. 그 가운데 민주당 몫은 7개로 이미 정해진 상태다. 그러면 10석을 가지고 나머지 정당에 골고루 나누어 주겠다는 것인데 이미 ‘시민을위하여’ 등 신생정당 5개가 참여하고 있다. 그들에게 적어도 한 두석 이상씩은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연합정당의 면모를 갖추게 되는 탓이다. 결국 민생당에 돌아올 몫은 두석을 넘기 어려운 상황이다. 참여하더라도 실익이 없는 것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민생당을 받아줄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다. 


실제로 ‘시민을위하여’ 대표는 “민주당과 소수정당 대표들이 밤새워 비례규정을 만들었다”며 “다른 당은 들오고 싶어도 안 된다. 이미 문은 닫혔다”고 말했다. 결국 떡 줄 사람은 생각도 않는데 김칫국부터 마시는 황당한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호남계는 막무가내다. 


민주평화당계 박주현 공동대표는 “연합정당에 참가하기로 한 의원총회 결정을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하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며 대안신당계의 장정숙 원내대표, 황인철 최고위원 등과 따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비례연합정당 참가 안건을 의결하는 불법을 자행했다.


민주당 호남계는 왜 돌아올 이익도 없는 일에 매달리며 이런 추태를 부리는 것일까?


다른 거 없다. 비록 비례의석은 얻지 못하더라도 호남 지역구에서 자신들이 ‘친문위성정당’과 연합한 민생당 후보라는 사실을 알려 표를 더 얻어 보려는 얄팍한 속셈일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그런 민생당 의원들을 ‘X물’에 비유할 만큼 혐오하고 있는 상황이다. 당연히 민생당의 참여를 거부할 것이다. 그러면 아주 난감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민주당이 거부한 정당’이라는 오점으로 인해 호남 민심은 더욱 등을 돌리게 만들뿐이다. 그로인해 호남에서 타격을 입게 될 것은 불 보듯 빤하다.


어쩌면 민주당은 그런 상황을 노리고 있는지도 모른다. 호남에서 민생당 후보들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민생당과 단호하게 선을 긋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민생당은 김정화 대표의 말대로 원칙과 정도를 걷든지 아니면, 더 이상 당을 망치지 말고 빈손으로 왔으니 빈손으로 당을 떠나는 게 맞다. 


그리고 비례정당 참여여부 결정은 의원 몇 명이 작당하고 결정할 일이 아니라 47만 당원들의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는 게 맞다.


만일 의원 몇 명이 작당하고 그런 결정을 내린다면 당 사무처는 즉시 가처분 신청을 내서라도 그런 추태를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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