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민심은 조국도 ‘보수연대’도 싫다

고하승 / 기사승인 : 2019-09-19 15: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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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국장 고하승

 


 

대한민국 국민은 매우 현명하다.


질 낮은 정치인들보다 한 수 위다.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대해선 '잘못한 결정'이라며 질책하지만,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공동으로 ‘조국 국정조사’ 요구서를 제출하는 등 ‘보수연대’ 움직임에 대해선 찬성하지 않는다. 이른바 ‘조국 사태’를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야당의 태도 역시 비판의 대상인 것이다.


실제로 1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국 장관 임명에 대해 '잘못한 결정'이라는 부정평가가 55.5%로 나타났다. 반면 '잘한 결정'이라는 긍정평가는 35.3%에 불과했다.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보다 무려 20.2%포인트나 높은 것이다. ('모름·무응답'은 9.2%) 지역별로는 호남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잘못한 결정'이라는 응답이 높았다.


하지만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보수연대’를 통해 ‘조국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등 투쟁수위를 높이는 것에 대해선 반대 응답이 52.4%로 과반을 넘었다. 찬성 응답 42.1%보다 10.3% 포인트가 높다. (‘모름/무응답’은 5.5%)


지역별로는 충청권과 호남, 경기·인천에서 반대 응답이 높은 반면 부산·울산·경남(PK)에서만 찬성이 높았다. 서울과 대구·경북(TK)에서는 찬반양론이 팽팽했다.


(이 조사는 전국 19세 이상 성인 1만2045명 중 504명이 응답해 4.2%의 응답률을 기록했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사실 누가 뭐라고 해도 문재인 대통령의 조국 장관 임명은 대단히 잘못된 결정이다. 이게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이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더 이상의 불행한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조국 법무부장관 임명을 철회하고 국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촉구한 것은 이런 민심을 대변한 것이다.


하지만 손 대표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반 조국 연대’ 제안에 대해선 “조국 사태와 같은 이유로 이미 국민의 심판을 받은 세력이 문 정권을 단죄한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며 단칼에 잘라 버렸다. 조국 임명에 대해선 반대하지만 한국당 투쟁에 대해선 동의하지 않는 민심을 그대로 반영한 결정이다.


하지만 불행하게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이런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한국당과 공동으로 국정조사 요구서를 국회에 제출하는 우(愚)를 범하고 말았다. 오 원내대표의 정치력 부재가 부른 참극이다.


대체 국민은 왜, 조국 임명을 비판하면서도 자유한국당 의원 전원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이 공동 서명한 국회 국정조사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 것일까?


첫째, 진보와 보수의 이념대립을 조장해 국민갈등만 부채질 할 것이 빤하기 때문이다.


손학규 대표가 "대통령 탄핵까지도 공공연히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저와 바른미래당은 분명히 말씀 드린다"며 "대립과 대결의 정치로는 똑같은 비극이 계속 반복될 뿐이다. 이 사태를 이념적 대결로 몰아가서는 안 된다"고 지적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둘째, 국회 국정조사가 자칫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검찰수사를 무력할 시킬 위험이 있다.


지금 검찰은 조국 가족을 둘러싼 모든 의혹들에 대해 발 빠르게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상당한 증거들도 확보했다고 한다. 특히 윤석열 총장의 의지가 확고한 마당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회가 국정조사를 추진하면 검찰수사는 뒷전으로 밀려나게 될 것이고, 자칫 조국 장관과 그의 가족에게 면죄부만 주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셋째, 국정조사를 요구하는 세력이 이를 ‘보수연대’ 계기로 삼는 것에 대한 우려 탓이다.


실제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반(反) 조국’이라는 고리를 내세워 바른미래당에 ‘보수연대’를 제안했고, 옛 새누리당 출신인 유승민 의원은 이를 환영했다. 조국사태를 ‘보수통합’ 계기로 활용하겠다는 뜻일 게다. 손학규 대표가 “조국사태를 계기로 보수연합을 꾀하는 것은 한국정치를 왜곡하는 것”이라고 질타한 것은 이런 연유다.


넷째, 패스트트랙 정국 당시 국회법을 위반한 국회의원들에 대한 검찰수사를 유야무야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 때문이다.


검찰은 그동안 경찰이 맡아왔던 관련 수사 18건을 모두 송치 받았다. 이에 따라 패스트트랙 상정 전 국회 내 충돌로 발생한 폭행·모욕·국회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한 수사 일체를 검찰이 직접 맡게 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도 수사대상에 포함돼 있다. 국회법 위반의 경우 국회 내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회의장이나 그 부근에서 폭행·감금 등 행위를 하면 5년 이하 징역이나 1000만원 이하 벌금, 그 과정에서 사람이 다치거나 서류 등이 손상되면 7년 이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 벌금을 선고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한국당과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들이 결탁한 것이란 생각에서 국민은 보수연대 투쟁을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 반대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국 장관 임명철회를 하지 않는 문 대통령에 대해 분노하고 있지만, 이를 계기로 ‘보수연대’를 도모하고, 검찰수사를 무력화시키려는 한국당 의원들과 바른미래당 내 옛 새누리당 출신 의원들에 대해서도 비판적이라는 명심하기 바란다. 죄를 지었으면 죄 값을 치러야 한다. 국회의원이라고 해서 예외일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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