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흔들기’ 중단하라

고하승 / gohs@siminilbo.co.kr / 기사승인 : 2019-12-17 15: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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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고하승

 



요즘 호남지역 언론 발(發) ‘손학규 퇴진론’이 간간이 눈에 띈다.
최근에는 광주 지역 M일보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내년 총선에 출마할 예비후보자 등록일 전후로 대표직에서 물러날 것으로 보인다.”는 다소 뜬금없는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또 같은 지역 J일보는 당내 호남의원 조찬 모임에서 “손학규 대표가 대표직에서 물러나고, 현역 의원들이 지도부에 모두 참여하는 집단지도체제 방식을 구상 중”이라고 보도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 아니 전무(全無)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유승민계 의원들이 탈당한 이후에 바른미래당이 진정한 ‘제3지대 정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초석을 깔아놓은 뒤 물러나겠다는 손학규 대표의 확고한 의지 탓이다.


그가 유승민 의원을 중심으로 하는 바른정당 계의 당권장악 음모에 맞서 꿋꿋하게 당을 지켜온 것 역시 ‘제3지대 중심 정당’을 만들겠다는 강력한 의지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만일 그가 쿠데타에 굴복해 당권을 유승민 일파에게 넘겼다면 벌써 바른미래당은 자유한국당의 먹이가 되어 통째로 삼켜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걸 알기에 손 대표는 하태경.오신환 의원과 이준석 씨 등 젊은 정치인들의 막말과 온갖 수모를 견디며 당을 지켜냈던 것이다. 이 점에 대해선 바른미래당 내 호남계 의원들도 모두 인정하고 박수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쿠데타가 벌어진 시점에 호남계 의원들은 ‘강 건너 불구경’ 하듯 뒷짐만 지고 있었다. 적극적으로 손 대표를 지원하지 않았다. 사실상 손 대표가 나 홀로 고독한 싸움을 벌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일부 호남계 의원들이 아무런 대안도 없이 의도적으로 ‘손학규 퇴진론’을 언론에 흘리고 있으니 정치 도의적으로나 인간적으로 이는 대단히 잘못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심지어 일부 호남 의원들은 손 대표에게 최고위원회를 해산하고 현역 의원 전체가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최종 의사결정 창구가 최고위원회가 아닌 원탁회의에서 결정되도록 하자는 것이다. 한마디로 금배지들이 모두 당대표 노릇을 하겠다는 것으로 아주 추악한 정치행태가 아닐 수 없다.


그러면 왜, 호남계 의원들은 손학규 퇴진론을 은근히 호남지역 언론에 흘리는 것일까?


이른바 ‘호남 자민련’을 추구하는 자신들의 앞길에 손학규 대표가 걸림돌이 되는 까닭이다.


지금 당내 호남계 의원들은 물론 당 밖의 민주평화당이나 대안신당 의원들은 모두 ‘국민의당’복원을 꿈꾸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에서 호남지역을 휩쓸었던 그 미몽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호남 자민련’으로는 결코 국민의 지지를 받을 수 없다. 호남 주민들도 그런 정당을 지지하지는 않을 것이다. 손학규 대표가 ‘도로 국민의당’이 되는 것을 단호히 거부하는 이유다.


손 대표가 대안신당과 민주평화당 소속 의원들을 배척하지 않지만, 당대당 통합을 모색하지 않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입당의 문호를 ‘활짝’ 열어 놓았으니 들어오고 싶으면 개별적으로 입당절차를 밟으라는 것이다.


지금 손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다. 제3지대는 특정 지역만을 지지기반으로 지역정당이 아니라 전 국민의 사랑을 받는 전국정당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유승민 일파가 나가고 나면 손 대표는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기위해 활동반경을 대폭 넓혀 나갈 것이다. 할 일이 더욱 많아지는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일부 호남계가 ‘손학규 퇴진론’이니 ‘원탁회의’니 하는 황당한 주장을 하는 것은 ‘제3지대’를 위한 충정이 아니라 오로지 자신들의 차기 금배지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발상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


손 대표의 역할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안을 잘 마무리해 다당제를 안착시키고, 특히 그 과정을 통해 ‘제3지대’의 전국정당화를 완성하는 것이다. 그가 주장해온 ‘제7공화국’시대를 열기위해서라도 그는 반드시 당권을 지켜내야 한다.


사실 말이야 바른말이지 바른미래당 의원들은 손학규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


오늘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지역구 의원들을 대상으로 의정활동을 평가한 결과, 바른미래당 지역구 의원들이 꼴찌를 했다. 물론 지역구 의원들 가운데 절반 이상인 9명이 ‘새로운보수당’ 소속 의원이긴 하지만 나머지는 대부분 호남 의원들로 그들도 역시 ‘낙제점’을 받은 것이다. 그런 자들이 감히 ‘손학규 흔들기’에 나선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손학규가 가야할 길은 아직도 멀다. 그 길이 옳은 길이기에 걸음을 멈추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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